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싱글벙글 5만 톤짜리 여객선을 움직이는 방법.....jpg앱에서 작성

DD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6 12:50:02
조회 34028 추천 319 댓글 247



영화 <타이타닉> 중

빙산 충돌 직전에 배를 돌리려고 애쓰는 장면에서

당직 항해사 머독이 열심히 동그란 기계를 조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돌리면 "째르르르릉" 하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돌아가고,

기관실에 위치한 똑같은 기계에서 소리가 나자 기관장이 기겁하며 바쁘게 뛰어다닌다.

저 장치는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저렇게 많을까?


3eb29d3feac775a17ba6c5f805d42130f7fcd5791f310c2ed32e5fcb9ae87f12e5fd85631da090de048205adb4c5d8b2b4d2a3657972c5a1d5b2021859af513cb42bf2dc779b5549dec3a0165acd8ab00eba8485123f0ff400463e



이 장치의 명칭은 엔진 오더 텔레그래프 (Engine Order Telegraph) 줄여서 EOT이다.

역할은 선교에서 기관실로 선박의 속력을 지시하는 장치이며,

이 기계가 등장한 배경은 현대 항해술과 선박사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b5d519f6c63da763acdebc06ee0734a25823ad11f7f024a36c5bf5c6c09ebc61bf126c22fe902b70d180df189c5b0231ff7421d80ac1833ff2



1800년대, 선박의 재질은 목선에서 철선으로

추진기관은 돛에서 외륜/프로펠러로 바뀌었고

산업혁명의 성공과 이민자들의 증가에 따라 대양 횡단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목선은 꿈도 못 꾸던 대양 정기여객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에 따라 수많은 선사들이 앞다투어 배를 만들었고,

조선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선박들이 쏟아져나왔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06d2fa14983d1d6cab2b2c2c41446088c8b124dd99096848ca50a8a36e15954a8407bf0eefb1902b2d5bed9



그러다보니 치명적인 애로사항이 생겼다.

이때까지는 배의 크기가 작아서

그림처럼 선교에서 기관실까지 전성관(Speaking tube)이라고 불리는 파이프를 통해 바로 명령이 가능했지만

이제 배의 크기가 너무 커지다 보니 전성관으로 명령하는 것은 어림도 없게 된 것이다.

거대한 선박에서 속력 지시가 제대로 안 되면 대참사가 일어나게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고

이에 조선업자들은 기막힌 발명을 한다.



78bf8624b7823ca46bbcd5e11588216f6efe142a5c26043bba54ddfa566b4a7d6ddb578048c55e30804eb763ee6c3a3b



바로 선교와 기관실에 EOT를 설치해서

목소리 대신 전기신호를 통해 속력을 지시하는 것.

바깥쪽 큰 레버와 안쪽 화살표는 따로 돌아갔는데,

작동 원리는 이랬다.

만약 선교 EOT에서 큰 레버를 전속(Full ahead)으로 설정하면, 명령이 왔다는 표시로 "째르릉"하는 큰 소음과 함께 기관실의 EOT엔 안쪽 화살표가 전속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기관실에서 명령을 받았다는 의미로 큰 레버를 전속으로 설정하고, 이후 선교 EOT에서는 "땡"하는 소음과 함께 안쪽 화살표도 전속으로 이동한다.

즉 일종의 복명복창 기계식 버전이다




어떤 사람들은 <타이타닉>을 보고

"기관실 사람들은 빙산이 오는지도 모르는데 왜 저리 호들갑이노" 라고 하지만

3일 내내 기관 전속으로 항해중이어서 발 뻗고 쉬고 있는데

밤에 갑자기 때르릉 소리 울리더니 EOT가 전속 전진에서 전속 후진으로 바뀌어있으면

"어 씨발 뭔진 모르겠는데 좆됐노"

이 반응이 지극히 정상이다


3aa88131e4d821a836b58eec479f34338cd3f1f0906f10e27df1aeb8d9


EOT는 엔진 하나당 한 개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2개의 프로펠러를 쓰는 선박들은 당연히 엔진도 두 개이기 때문에 2개의 EOT를 쓰게 되었고


2eb4c43fead436a379f2cfba04da6c6eb656a75d15c04ffd8f55b6ca6f68e79a1348b1bc6164


이 때는 아직 범선 시절에서 별로 변한 게 없었기 때문에 선교도 완전 노출되어 있었는데

24시간동안 비 오면 비 맞고 눈 오면 눈 맞아야 하는 극한직업이었다



29bcd274b78661a468eb83ed1788216befa58991e224007d2ab6ee236f6919f115da68a3ef393f29f71450c78a6cf8a7


그러다가 대서양과 태평양 등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풍랑에 조난당하거나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배도 덩치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06d2fa14983d1d7cfbbb5c3c41446088c8b8a6243b66e49d3a3311e8f924d65d9da5683ac67b79303032f8d


원시적이지만 풍랑을 막는 일종의 조타"실"이 이때부터 만들어졌다

당연히 비바람에 시달리던 항해사들은 만세를 외쳤고

이후 조타실의 폐쇄성은 점점 짙어져 1900년대에 들어서자 완전히 막힌 조타실도 등장한다



27b48132e2d62aa568e6d4ec479f2e2d39bd25708c6c17ab7b5a80c6


이후 엔진 세 개




78eb8870b3846bfe3bebe9e04f8222698dc19234bea47550f33c7bfb7330f3d1ab0b5526ab02



엔진 네 개 등의 초대형 선박들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7eec8124e3dc6ead6dbcdcec479f2e2d4cc0302e6169ae238dbba22557


EOT도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위의 영상에서 머독이 바쁘게 뛰어다니며 계속 EOT를 조작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타이타닉의 지시용 EOT는 총 14개였다

그 중 메인 조타실에서 엔진에 직접 관여하는 EOT만 4개였기 때문에

충돌이 30초도 안 남은 상황에서 속으로 좆됐다를 연발하며 미친놈처럼 계속 돌리고 있던 것이다



20bcd928a8c331ab69f2d5e14f87706a3315b426be0026c0d38ad48cbc84ceb26b69505c9137e455463a534492058a453f82c857106dbc39125fc2001e


심지어 타이타닉같이 5만톤을 가볍게 넘어가는 초대형 선박들은

선교에서 선미가 아예 안 보였기 때문에

출입항 시에는 항해사가 따로 선미에 위치한 접안용 타륜과 EOT를 조작하기도 했다.



088fd112b7fa13914f9ef7bd04c50f73e436edd55ce47967bf6b7ae9be15


나중에 7~8만톤급 선박들도 나오자

선교는 EOT와 타륜들로 도배되기도 했지만

이후 기술의 발달로 선교에서 직접 추진력 조절이 가능해지자

EOT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7becc132e7d36ff639ac85ed479f2e2d6450d0a4e432507a247265ca


타이타닉의 방향타는 엔진과 달리 선교에서 직접 조작이 가능했는데

증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를 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ea9d523f7db36a151add9ba1b9f2334d05bb2849b77510574b82b73

2cf0d627ecc075b166b6dab05bd3253e2e734e89d5f034f04917fabe04304141bcab799cc2af885853422c348a0b8e32c58570ac3422614417b50d2be1fc05e9d24a9aed5a0f7c375209346439ffc84bfd958f02c5ee0a03fa8b


후부에 위치한 방향타 전용 모터가 타륜의 전기신호를 받으면 그만큼 회전하여 맞추는 방식이었고

때문에 엔진과 달리 딜레이는 별로 없어서 신속한 조작이 가능했다고 한다



78eb8724e6806dff37b983e64fd77268cd271be087121c383e9c3e64cbd787d66609ba668b98b2994d5ddeeb7d7017


여담으로 위의 영상에서 엔진이 모두 멈춘 뒤 역추진 할 때

중간의 프로펠러는 가만히 멈춰있는데

이는 타이타닉의 중간 프로펠러가 왕복기관이 아닌 증기터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증기터빈 특성상 후진조작은 불가능했고

때문에 세 개의 프로펠러 중 두 개만 역추진이 가능했다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319

고정닉 97

1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220529
썸네일
[야갤] 고전) 시부모를 위한 특별 요리를 만드는 일본인 아내
[216]
야갤러(106.101) 04.03 19869 344
220527
썸네일
[미갤] 일본인들의 한국 이발소 vs 미용실 체험기.jpg
[211]
ㅇㅇ(183.106) 04.03 30603 245
220525
썸네일
[주갤] 베트남 와이프가 차린 밥상
[1084]
연경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47753 822
220523
썸네일
[싱갤] 고작 푸바오 따위로 충격받은 싱붕이를 위한 진짜 인싸컷
[244]
ㅇㅇ(118.222) 04.03 37217 301
220519
썸네일
[냥갤] ㄱㄱ) 캣맘이 민원으로 얻어내는것들
[242]
ㅇㅇ(115.160) 04.03 26848 362
220517
썸네일
[기갤] 유튜브 수익 공개한 아빠어디가 준수 근황
[233]
ㅇㅇ(106.101) 04.03 44275 123
220515
썸네일
[싱갤] 질주하는 미국과 유럽, 버려지는 중국과 우리나라...jpg
[61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1049 194
220513
썸네일
[중갤] 영화 댓글부대가 다룬 촛불시위의 불편한 진실.real
[217]
정치병자(221.150) 04.03 23979 213
220511
썸네일
[카연] ㅇㅎ) 누드 크로키 모델이 돼준다는 누나.manhwa
[142]
띠굼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54601 211
220509
썸네일
[주갤] 태국 북부지역의 흔한 간식
[271]
ㅇㅇ(194.99) 04.03 31555 140
220507
썸네일
[싱갤]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요즘 급식 감성.jpg
[618]
ㅎ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61750 574
220505
썸네일
[야갤] 중국 민간 드론에 뚫린 북한 신의주, "소름끼치게 공허".jpg
[20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9244 223
220503
썸네일
[군갤] 2024 동남아시아 인식 조사 - 각국에 대한 신뢰도 및 기타
[26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0851 133
220501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명품의 식민지가 된 대한민국
[60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9589 338
220497
썸네일
[기갤] 박명수 쭈구리 시절 치킨집 알바생 썰
[36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1894 555
220495
썸네일
[싱갤] ???: 판다한테 과몰입 ㅈㄴ하네 ㅋㅋㅋㅋ
[958]
ㅇㅇ(118.33) 04.03 52731 1259
220493
썸네일
[기음] 동남아에서 먹는 망고가 한국보다 맛있는 이유
[397]
ㅇㅇ(185.253) 04.03 36888 267
220491
썸네일
[유갤] 푸바오에게 전례없는 파격대우를 약속한 중국 외교부
[560]
ㅇㅇ(37.120) 04.03 40263 93
22048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아프리카 자원두고 대립하는 프랑스와 러시아..jpg
[19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3193 121
220487
썸네일
[중갤] 몰락하고 있는 K-씹덕게임 근황
[66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56598 223
220485
썸네일
[야갤] 프랑스인이 고등학교때 친구집 파티가서 충격먹은일.jpg
[361]
테클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5787 188
220483
썸네일
[유갤] 의외로 디시인사이드를 일궈낸..방송인....jpg
[493]
ㅇㅇ(175.119) 04.03 49178 272
220481
썸네일
[싱갤] 궁금궁금 대한민국 학교폭력 인식이 나쁜이유
[43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44097 412
220479
썸네일
[무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간 개통 첫날...실제로 주행해 보니
[280]
ㅇㅇ(118.43) 04.03 27230 164
220475
썸네일
[유갤] 연예인 국결1세대 김정민..근황.....jpg
[511]
ㅇㅇ(175.119) 04.03 43152 334
22047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결혼과 국제결혼 증가 이유
[586]
일리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4778 376
220469
썸네일
[카연] 카연갤 2024년 1분기 분석하는 만화.manhwa
[87]
sol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15605 75
220467
썸네일
[주갤] (유튜브같이보자) 자칭 독립운동가인 한국여성분들
[190]
주갤러(172.226) 04.03 17124 328
220465
썸네일
[야갤] 외국인 학생의 한국사 질문.jpg
[984]
ㅇㅇ(106.101) 04.03 31284 396
220463
썸네일
[국갤] 조국의 죄명이 뭡니까? 파렴치 잡범 아닙니까?
[641]
ㄴㄴ(221.143) 04.03 23933 960
220461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2차대전 휴머니즘
[15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3612 221
220459
썸네일
[야갤] 여자도 입대, 왜 안 가? 초정통파 징집에 '멱살잡이'
[291]
토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0875 271
220457
썸네일
[부갤] 4억 전세사기 당한 코미디언 박세미가 꼭 확인하라고 하는 것
[281]
ㅇㅇ(45.12) 04.03 33185 148
220453
썸네일
[야갤] 연봉 8000만원인데 지원자 미달인 사우디 직업..jpg
[599]
유다루니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48415 348
220451
썸네일
[치갤] 맛집 찾기 위해 다양한 커뮤를 이용한다는 공혁준
[23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3919 314
220449
썸네일
[의갤] (선동반박) 이국종 교수님의 진짜 입장은?
[26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1121 533
220447
썸네일
[자갤] 전기차로 백화점 지하주차장 내려가다 걸렸는데 피해자보고 입증하라고함
[268]
ㅇㅇ(31.13) 04.03 23234 99
220446
썸네일
[중갤] 회식 때 음식 가리는 거 사회성 떨어지는 거 아님?
[667]
ㅇㅇ(193.23) 04.03 32378 56
22044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40년 은둔고수의 찐하고 꾸덕한 간짜장
[238]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8254 86
220443
썸네일
[주갤] [유쾌] 한남-일녀 국제결혼 증가에 충격을 먹은 외국인들
[429]
주갤러(61.82) 04.03 30701 411
22044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미켈란젤로 이후 400년 뒤의 피에타.jpg
[196]
수인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0233 313
220440
썸네일
[야갤] 5분 51초간 줄줄.. 물 내뿜기 기네스 신기록.jpg
[23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0228 63
220438
썸네일
[건갤] 리뷰대회) 최초의 건담게임 -라스트 슈팅- (PC로 봐줘)
[44]
무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10102 41
220437
썸네일
[전갤] 한국 집값과 미국 집값의 가장 큰 차이
[320]
몽쉘통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2962 275
22043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원피스 최악의 히로인.jpg
[31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9091 87
220432
썸네일
[해갤] 손흥민 영국 현지위상…jpg
[288]
ㅇㅇ(193.148) 04.03 45890 581
220431
썸네일
[다갤] 영양사, 의사, 약사가 생각하는 햄버거와 감자튀김.JPG
[451]
다갤러(78.153) 04.03 32102 130
220429
썸네일
[국갤] 김준혁 사퇴거부, 민주당 이대출신 4인은 침묵
[337]
헬기탄재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15647 488
220428
썸네일
[기갤] 충주시 홍보맨이 시장실에 불려가 들은말
[233]
긷갤러(45.84) 04.03 30080 139
220427
썸네일
[중갤] IGN 스텔라 사과문 올림 ㅋㅋㅋㅋㅋ
[33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3714 23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