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베노(안녕하노) 바갤럼들아
예전에도 올린적 있겠지만, 대충 정리해서 다시 몽골에 바이크 여행 맨땅 헤딩한썰 품
일단 몽골에 바이크 여행하려면 다음과 같은 준비물들이 필요하다.
i. 필수)
a) 2종 소형이 표기된 국제 운전면허증, 그리고 여권
이것은 무거운 바이크를 끌 수 있게 해주며, 해외에서 바이크 타려면 준 필수임
그리고 반드시 여권 / 영문병기된 운전면허증 / 국제운전면허증 (종이 여권같이 따로 주는거 있다) 이거 3개가 필요함
왜냐면 가끔씩 경찰아저씨가 '이놈 이리와' 하면서 검문하는데, 이거 3개 없으면 골치아파짐
b) 라이더 부츠, 장갑, 그리고 긴팔 긴바지
몽골에 라이딩을 하러 간다면 장담컨데 3/5 정도는 오프로드를 뛰게 된다.
근데 문제는 초원, 특히 해빙기의 초원의 경우 뜬금없이 늪지대가 나온다.
여기서 분명히 문제가 생길텐데, 라이더 부츠 없으면 많이 힘들꺼임.
그리고 장갑없으면 몽골리안-햇빛에 노릇노릇하게 손등이 구워질것.
c) 달러 현금
몽골은 '투그릭' 이란 화폐단위를 쓰는데, 우리나라에서 이거 환전가능한 곳 어딨는지 잘 모르겠더라
그냥 100달러씩 들고 가서 공항가자 마자 바꿔버리자. 그럼 돈뭉탱이로 줄꺼다
Visa 카드 쓰면 안됨? 하는 애들이 있는데, 의외로 안되는곳 많다. 이상한 Q Pay? U Pay? 이런거 쓰는데, 골때린다.
심지어 과거가 아무래도 소비에트쪽에라 그런가, 러시아말은 잘통하고 영어는 잘 안통한다고 보면 됨
ii. 준필수)
a) 칼
어디서나 유용하다. 특히 몽골 초원에는 들개가 좀 있다.
b) 여분의 옷
솔직히 피곤해 뒤질려고 하니까 별로 안갈아입게 된다.
c) 카라비너끈
무엇이든지 바이크에 결속 할 수 있게 해준다
d) 바이크 악세사리
휴대폰 거치대 추천
iii. 여행하기 좋은 기간)
보통 5월 말 ~ 8월 중순까지가 제일 여행하기가 좋다고 한다
왜냐면 5월 초 쯤에 벛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초원이 해빙기 끝날때 쯤이라 아주 노면 상태가 기합찼다. (본인은 5월 초에 갔다옴)
30km 이상 올리면 퀴디치 선수마냥 하늘을 날 수 있다.
iv. 시발 그래서 몽골은 왜감?)
a) 좆돼는 자연환경
진짜로 끝도 없고 길도 없는 (차량 자국은 있으나 지멋대로 달림) 초원을 바이크 한대와 함께 달릴 수 있다
이게 은근히 낭만 넘침
근데 씨발 절대로 절대로 울란바토르에서 여행하겠다는 마음은 먹지 말길 바란다
서울의 씨발스러운 인구밀집도와 부산의 개썅쓰러운 운전매너에 아우슈비츠급의 미세먼지를 가진 곳이다
망할 덤프트럭때문에 길 잘못 타서 울란바토르 그대로 가로질렀는데 왼쪽에 덤프 오른쪽에 버스 뒤에 대형트럭 이라는 환장의 조합으로 덜덜떨면서 달림
b) 싼 비행기 표
요즘 울란바토르 - 부산 / 울란바토르 - 무안 간의 왕복 25만원 이하 비행기 표가 많더라
부담없이 갈 수 있음
어쩄든 1일차는 새벽 1시 50분에 몽골 시내에 도착함.
새벽에 수상하게 한국말을 잘하는 택시-삐끼가 울란바토르 가냐고 하는데, '이 친구를 따라가라' 면서 몽골 아저씨 한명을 매칭해준다.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수상한 양꾸릉내가 코에 스며들며, 프리우스를 타고 울란바토르 시내로 진입함.
총 가격은 14만 투그릭인데, 시발 이거 말고는 몽골 시내에 진입 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것 같다.
다시 몽골을 간다면 ㅈ까라 하고 공항에서 낮까지 누워 자버릴것. 징기즈칸 국제공항의 인프라는 상당히 좋다.
어쨌든 울란바토르에 진입했는데, ㅅㅂ 표시된 위치에 내가 예약한 숙소가 없다!
그래서 방황하면서 대충 불켜진곳에 들어갔다.
그리고 방 상태가 아주 기합차더라
벽을 은은하게 타고 올라오는 가라오케 소리까지 합쳐지니까 '그냥 공항에서 퍼잘껄'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침대는 진짜 깨끗해서 더 언밸런스 했다.
어쨌든 일어나서 아침밥으로 대충 만두국을 먹고(상당히 맛있음)
바이크 렌탈하러 출발 했다.
버스를 타고 가야했는데, 버스를 타려면 U카드? 어쩄든 한국의 티머니 같은 카드가 필요하다더라
어찌저찌 교통카드 구매 및 4000 투그릭을 충전한 뒤 버스를 타고 대여점 근처까지 타고 감.
웃긴거는 버스가 전부 한국산 중고 마을버스다. 뭔가 해외여행인데 해외여행 같지 않았다.
어쨌든 바이크를 빌렸다.
Shineray Mustang XY, 중국산 250cc 바이크다. 400$ 보증금에 하루에 15$로 빌림.
잔고장으로 악명이 높지만 특유의 싼마이한 가격때문에 몽골에서는 '중학생도 저건 고칠줄 안다' 라는 기종이다.
근데 여기서 바이크를 빌릴때 몽골 형님의 기백을 느낄 수 있었는게,
"너 이런 수동 바이크 타봄?" 이라고 물어봐서 "스쿠터만 타봄(거짓말)" 이라고 했다
바로 "공터로 가자" 하더니 40분동안 수동 바이크 속성 과외해 주셨다
덕분에 난생 처음 바이크 타는데 무리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심지어 울란바토르 시내로 가면 지옥이라고 라이딩 하기 좋은 우회길까지 앞에서 에스코트 해주시더라
근데 문제는 몽골인 기준 '좋은 길' 이랑 바뉴비 기준 '좋은 길' 은 천지차이라는걸 모르고 있었음
어쨌든 즐겁게 라이딩 하다가 인천 평화의 숲 까지 도착.
딱히 볼건 없고, 그냥 체크 포인트.
가는길에 양이랑 말은 왕창 봤다.
원래는 그렇게 밑으로 빠져서 서쪽 카라코룸으로 빠져야 하는데.... 쌍놈의 덤프놈들 때문에 방향전환 실패하고 (이건 내가 운전 초보라서 그런것도 있다.)
망할놈의 울란바토르를 가로지르게됨.
ㅈ되는 매연에 개ㅈ되는 운전 환경, 깜빡이는 실제로 파손되어 있는 차들이 많고, 그 와중 상남자 마냥 차들이 미친듯이 가로지르는 6차선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들까지
이건 진짜 사진이 없는 이유가, 스트레스 최대치 까지 받아서 하나도 못찍음
그런데 여기 통과하고 나니까, 대가리 끼어들기 칼치기 꼬리물기 같은 개잡스킬은 늘더라
어쨌든 본의치 않게 카라코룸 대신 동쪽의 테를지로 향했다. 그쪽에서 하룻밤 묵음.
본격적으로 테를지를 돌기로 함.
테를지는 두가지 루트가 있다. 몽골리안들이 말하길, 남쪽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씹게이들 루트고 북쪽은 초원이 살아있는 개꿀잼 루트라고 하였다.
이걸 바꿔말하면 북쪽은 아직 도로공사 시작도 안했고 남쪽은 관광지화가 완료되었단 뜻이다.
당연히 북쪽으로 갔다.
그리고 산넘어 가는데
씨벌 나중에 휴대폰으로 각도 재보니까 27도라고 나오더라.
심지어 Shineray 이 기종은 순수하게 출력이 딸려서 못올라가서 포기.
그래도 메챠쿠챠 올라가겠다고 용쓰다가 결국 엎어짐
좋은건 양사이드에 텐트/침낭 이렇게 해놓으니까 넘어질때도 푹신하게 넘어지더라
그리고 내가 올라온 길
이 오토바이로 저거 어케올라왔노 ㅅㅂ;;
결국 산 루트는 포기하고 또다른 북쪽 루트인 초원루트를 타기로 했다.
근데 무슨 메이플스토리 옛날 맵마냥 위에가 페리온이라면 밑에는 엘리니아 비스무리한게, 해빙기라서 그런가 초원에 저런 개울들이 많더라
개울을 도하할때는 속도와 출력을 어느정도 낸 상태에서 도하하는게 좋다. 왜냐면 오토바이는 중간에서 퍼지면 뒤지는거
또 개울을 도하하고, 중간에 진짜 진흙 수렁에 빠졌던 때도 있었다.
두번 빠졌었는데, 처음은 진짜 악으로 깡으로 오토바이를 거의 들어서 옮겼다
근데 두번째는 제대로 빠진거. 1시간동안 박혀있으니까 오히려 편하더라. 뭔가 다 포기한 느낌이었음
심지어 초원 한복판이라 'ㅅㅂ.... 이거 사람 지나가긴 하누...?' 해서 더 자포자기 였다. 나중에 체력이 회복되면 진흙을 다 판 뒤, 밑에 캔버스천을 깔고 빠져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저 뒤에서 도요타 픽업트럭이 지나가는게 보이더라.
바로 손 엄청 흔들면서 헬프콜 하니까 멈추고 어떤 할아버지가 오는데
몽골말이라서 하나도 모르겠지만 전부다 들리는듯한 기적이 있더라. 대충 '야이 ㅆㅂ 멍청한새끼야 저 길 나두고 왜 이딴길로 오냐 이 멍청한놈아' 이런 느낌이었는데
'솔롱고스쿤! 솔롱고스쿤!'(한국인! 한국인!) 하니까 개병신을 바라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곤 '쎈 베 노!'(안녕하세요!) 하고 오토바이 앞을 잡고 밀어라고 했다
결국 할배덕분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흑흑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어쨌든 그렇게 초원을 어느정도 빠져나와서
저녘즈음 강변에 도착. 쉬었다.
죽여주더라.
그리고 근처 게르숙소에 숙박 가능한지 묻고 거기서 하루를 또 보냄.
댕댕이한테 소시지 주니까 하룻동안 경비견 서비스 해주더라
마지막날, 이제 반납하러 갈 때다.
골반은 후들후들 떨리고 팔은 욱신거리지만 정신은 개운했다.
다시 울란바토르의 교통악몽을 겪기 싫어서 구글맵스에 우회로를 설정해서 갔다.
근데 이 미친구글련이 멕시칸 나르코스 같은 산길을 추천해서 당황함
마지막날까지 나름 스펙타클 했다.
근데 테를지행 오르막길보다 가팔랐는데, 그나마 사람다녀서 정비가 되어있어서 그런가, 올라갈만 했음
하지만 중간에 Shineray 퍼지려고 할때 진짜 무서웠다.
그렇게 산길을 굽이굽이 넘고 넘어서
빌린곳에 도착했다.
빌려준 아저씨가 개꿀잼이냐고 물어보시던데, 개같이 힘들지만 확실히 개꿀잼이긴 했다
장갑 안끼고 달리니까 손이 동남아 인종이 되어버림
어쨌든 이제 등짝에 붙이고 다니던 초보운전 딱지도 떼고, 그렇게 몽골을 달리고 왔다
바이크로 초원을 한번쯤 달려보고 싶은 갤럼이라면 몽골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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