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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배니아에 대한 생각 & 게임별 리뷰

ㅇㅇ(49.168) 2024.06.22 07:40:02
조회 13706 추천 41 댓글 166

이미 갤에 수백개쯤 올라와 있는 종류의 글이지만 내 생각 정리해보고 싶어서 써봄.





1. 장르에 대한 생각


매니아들한테는 한없이 사랑받지만 그런 걸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인데, 태생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장르의 정체성 자체가 구시대 게임의 정체성과 부합함.

메트로배니아가 추구하는 재미는 플레이어들을 세계에 몰입시키고 탐험욕구(+수집욕)를 충족시키는 것인데, 이건 미지나 제약을 게이머가 몸소 경험하게 한 후에 이걸 해소시킴으로써 쾌감을 주는 방식임.

그런데 점점 모든 오락 컨탠츠들의 스트레스와 해소 각각의 빈도와 강도가 작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으니, 비교적 답답함을 감수하며 플레이해야 하는 메트로배니아가 거의 인디로만 만들어지는 마이너 장르인 건 당연한 것 같다.


더구나 막힌 진행들을 기억하고 새로운 능력을 얻었을 때 다시 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긴 집중과 긴장이 필요한데,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든 주어진 상황 때문이든 진득하게 플레이하기 어려운 게이머들한테는 맞지 않는 장르일 수밖에 없음.

반대로 잘 맞는 사람한테는 이 장르를 대체할 몰입감과 재미를 주는 장르를 찾기도 어려울 거임.

이러니 사람마다 장르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건 당연한 거 같다.



서로 이해하자는 의미로 당연한 얘기 길게 써봤고...






2. 게임별 리뷰


비슷한 장르인 젤다라이크 어드벤처도 몇 개 넣었는데 걸러서 보면 됨.


게임 스타일이 다르면 평가도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 패드x 키보드 씀. (모바일은 터치)

- 지도, 수집요소 100%를 목표로 함 (예외 있음)

- 다회차(업적작, 스피드런, 노데스런 등) 안 하고 관련 평가도 안 함

- 공략은 최대한 제한적으로만 봄(진행 막히거나,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엔딩 전에 수집요소 모을 때만). 공략 필수 요소는 불호함

-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걸 좋아하고, 지루하거나 지쳐서 자꾸 끄게 되는 게임을 싫어함




<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 (오리와 눈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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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16년(원작은 15년)

플레이 시기: 23년 5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난이도 옵션: 보통

플레이 타임: 14.9시간

도전과제: 45/57


내 메트로배니아 입문작. 이거 쓰려고 정보 좀 찾아봤지만 솔직히 기억 흐릿하고 추억보정 있을 수 있음.


플랫포밍 위주에 퍼즐이 가미된 게임이었음.

기본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얻어서 길을 연다는 장르의 특징을 깔끔하게 잘 살렸던 걸로 기억한다.

특정 장소가 아니어도 저장이 자유로워서 전투 압박이랑 죽음에 대해 좌절감이 덜했음.


음악과 그래픽이 게임에서 중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게임이었던 것 같음. 각각으로도 엄청 좋은데, 영화 연출마냥 게임에서 시각적으로 일어나는 일과 그때 흘러나오는 음악을 효과음처럼 싱크로를 맞춘 연출이 특히나 좋았다.

주요 플랫포밍 씬에서 죽었을 때 게임과 음악이 계속 이어지도록 처리한 것도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좋은 면모였음.


액션에서 좋았던 건 강타(Bash, 쳐내기). 요놈이 아주 손맛이 지림.

실제로 컨트롤 하는 건 생각보다 빨리 익숙해지는데 되게 멋있게 연출되고 게임 속도감도 올라가서 내가 게임을 되게 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함.

이게 진짜 게임을 매력적으로 만든 효자 능력이었음.


반면에 기술들이 각각 다른 키로 배치돼서 키가 계속 헷갈리는 점은 좀 아쉬웠고,

보스 전투가 없는 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아닌가 싶다. 플랫포밍 탈출씬들로 그럭저럭 잘 커버하긴 했지만서도.


어쟀든 장르 입문작으로 이만한 게임 흔치 않다고 생각함.

장르의 중요한 특징이 잘 담겨 있고, 게밍의 컨탠츠와 필요한 숙련도가 가벼운 편이고, 만듦새도 깔끔하고.

대중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Ori and the Will of the Wisps> (오리와 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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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20년

플레이 시기: 23년 5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난이도 옵션: 일반 모드

플레이 타임: 27.8시간

도전과제: 27/37


전작의 장점들을 그대로 계승한 작품이었다.


새로 생긴 능력들이 게임의 액션이랑 속도감을 개선시켜서 좋았음.

무기 시스템도 생겼는데 개인적으로 망치 타격감이 좋아서 애용함.

무엇보다 전작에 없던 보스전이 생겼고, 배쉬를 이용해 공중에서 싸우는 게 액션성이 되게 좋았다.


아쉬운 점으로는 억지스러운 길찾기나 수집요소가 있었던 게 지금도 기억에 남고...

배쉬나 비슷한 종류의 능력들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시전될 때가 많아서 좀 불쾌감이 있었음. (이건 키보드로 플레이해서 생긴 문제일 수 있음)

주로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보스전 난이도가 달라지는 게 약간 불합리했던 거 같고,

최종보스가 전작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쓸데없이 스토리 설정이 헷갈리던데 왜 이렇게 했나 싶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사소하고 장점들은 워낙 훌륭한 갓겜이었음.

오리 1, 2 시리즈로 달리면 스토리도 딱 완결되는 느낌이라 연속으로 플레이 해보길 권한다.




<Hyper Light Drifte> (하이퍼라이트드리프트. 하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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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16년

플레이 시기: 23년 10월

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

난이도 옵션: 일반

플레이 타임: 확인불가

도전과제: 9/23


탑뷰식 젤다라이크 액션 어드벤처 게임. 개인적으론 진짜 갓겜이었는데 생각만큼 많이 언급되지는 않는 듯.


픽셀 그래픽이 정말 고퀄이다. 내 기준 고퀄 픽셀은 '한땀한땀 열심히 찍음' 이런 게 아니고 픽셀을 선택한 이유와 기획이 중요하다고 봄.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사각형 패컨, 묘한 색감, 지직거리는 효과음이 어우러져서 픽셀이어야만 전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게임 전체에서 일관적으로 만들어낸다.


대사 없이 진행되고 텍스트도 거의 없음. 배경이나 상징물들을 보면서 세계관과 스토리를 각자 해석하는 식임. 나는 몰입감 높아져서 좋았는데 호불호 있을 수도 있음.


전투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난이도도 어려운 편인 거 같고. 몹이랑 보스들이 지만 때림... 대쉬로 ㅈㄴ 도망다니면서 카이팅 해야함.

투기장, 타워 같은 전투 챌린지도 있었고 클리어가 빡셌지만 맛있게 매웠던 걸로 기억한다.

컨트롤에 자신 없으면 난이도 옵션 쉬움 모드도 있음.


레벨 디자인은 구조상 문제가 좀 있었음. 동서남북을 유저가 자기 원하는 순서대로 진행하는 식인데 그 선택에 따라 게임 경험이 꽤 크게 달라질 수 있음.

그리고 공격이나 대쉬에 선딜이었는지 후딜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딜레이가 좀 있어서 조작감이 약간 투박하고 전투가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음.


이런 단점들 감안하더라도 어려운 액션 극복하며 탐험하고 세계관에 몰입하는 맛이 되게 좋았던 갓겜으로 추천한다.




<Turnip Boy Commits Tax Evasion> (순무 소년의 탈세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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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평작

출시 연도: 21년

플레이 시기: 24년 4월

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

플레이 타임: 확인불가

도전과제: 33/37


젤다라이크 액션+퍼즐 어드벤처.

그래픽이 깔끔하고 캐릭터들도 귀여웠으나.. 분량이 너무 작고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너무 쉬웠음.

나름 귀여움 뒤에 감춰진 섬뜩한 비밀 같은 걸 포인트로 삼은 것 같은데 스토리도 그렇고 퍼즐과 전투 기믹 모두 너무 뻔하게 느졌음.

개인적으로는 저연령 유저나 라이트 유저 겨냥한 게임 내지는 습작 게임처럼 느껴짐.

투기장 같은 엔딩 후 컨텐츠도 한 번 해봤지만 별로 안 끌리더라.


그래도 게임 자체에 큰 결함이 있는 건 아니고 만듦새는 깔끔하니 가볍게 게임 하나 즐기고 싶으면 나쁘지 않을 듯. 스팀 평가도 압긍이네...?




<Shantae and the Seven Sirens> (샨테와 일곱 사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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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평작

출시 연도: 20년

플레이 시기: 24년 4월

플랫폼/조작: iOS/태블릿터치

플레이 타임: 확인불가

도전과제: 확인불가. 수집요소는 다 모음.


샨테 시리즈 발매작 중 가장 최신작. 시리즈 중에 이것밖에 안해봤다.

평가들 보면 번역 문제가 많이 지적되는데 이건 이미 개선된듯.

게임 분위기랑 스토리가 장르에서 흔치 않게 되게 밝고 가벼운 느낌이었음.


개인적으론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우선 기술이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았고 뻔했음.

보스전투는 난이도와 별개로 긴박하지가 않아서 액션 재미가 떨어졌고.

수집요소 면에서는, 맵 마커가 없고 수집요소 힌트가 없다시피 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공략 보고 하게 되더라.


그리고 캐릭터들 성격이나 스토리가 좀 유치했음.

게임성보다 미소녀 어필에 집중한 것 같은데(보스 디자인도 그렇고),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글쎄임. 야겜 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이 묘했음.

캐릭터팬들을 겨냥하는 게임인 것 같은데 그건 존중하지만 일단 이 게임으로 팬 유입하기는 어려워 보였음.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은 게임임. 공지에 장르별 추천 게임에 있어서 해본 건데 개인적으로는 왜 들어갔는지 납득하는 데는 실패했다ㅠ


그래도 메트로배니아가 플레이나 스토리가 무거워서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인데, 이 장르를 캐주얼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에겐 권해볼 만함.




<Animal Well> (애니멀 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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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24년

플레이 시기: 24년 5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플레이 타임: 24.2시간

도전과제: 18/20


용량이 무지막지하게 작은 것과 ARG 요소로 유명한 게임. 근데 그건 잠깐 신기하고 눈길을 끄는 요소일 뿐. 중요한 건 게임성임.

그런 의미에서 비밀을 탐험하는 데에 초점을 둔 신선한 갓겜이었다.

전투가 없다시피 한데 긴박한 액션 없이도 퍼즐과 비밀요소만으로 게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 되게 훌륭하게 느껴졌음.


픽셀 그래픽이 되게 고퀄인데, 하라드의 경우랑 비슷한 의미로 열심히 찍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게임 정체성에 딱 부합하는 그래픽이어서 그렇다.

특유의 푸르스름한 색감과 광원, 8비트 효과음, 과묵한 게임진행으로 이 게임만의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를 줌.


게임에서 얻는 능력도 되게 참신했음. 나올 능력은 거의 다 나왔을 플랫포밍인데 되게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더라. 이를 이용한 플랫포밍과 퍼즐도 완성도가 되게 높았음.


다만 퍼즐 난이도가 상당한 편인데, 만약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빡빡한 컨트롤과 손맛을 기대하고 켰는데 퍼즐에서 진행이 막혔다면 조금 답답할 수도 있음.


그리고 대사 없이 상징과 힌트로만 진행하는 불친절함이 이 게임의 정체성이고 매력이지만 과할 때가 있었음.

특히 순간이동이라는 건 메트로배니아에서 되게 중요한 능력일텐데, 특정 아이템을 활용한 순간이동 방식을 획득할 수 있는지 여부가 순전히 플레이어의 눈치에 달려있는 순간이 있음.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알고 꽤 김이 빠지더라..


최대한 스포 없이 첨언하면, 게임진행이 대강 3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1단계인 노말엔딩 이후 진행은 공략을 보는 게 사실상 강제되는 비밀요소들이 있음.

게임 내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ARG 같은 게임 외적인 요소를 싫어하는 유저에게는 불호일 수 있음.

3단계에서 등장하는 고난이도 플랫포밍 같은 건 재밌었지만, 단순히 공략 보고 따라해야 하는 부분은 약간 현타 오긴 했음.


그래도 전반적인 게임 경험이 워낙 좋았어서 갓겜 딱지 달았다.




<Evoland 2> (에보랜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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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수작

출시 연도: 15년

플레이 시기: 24년 5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난이도 옵션: 고전 아케이드 (노말)

플레이 타임: 39.1시간 (1편 포함인데 대부분 2편 플탐)

도전과제: 46/65 (2편 한정 33/37)


(한글번역으로 하려면 1, 2편 합본인 Evoland Legendary Edition으로 플레이 해야함. 가격은 2편 단독이랑 똑같다.

1,2편은 작품 기본 컨셉만 같을 뿐 별개의 작품이고 2편만 하기를 권장함. 1편은 대회 참가작이라 습작 느낌.)


탑뷰 젤다라이크 어드벤처 게임. 퍼즐 위주 플레이에 꽤 컨트롤을 요하는 전투요소도 등장한다.


주로 3가지 시대를 건너다니며 세계를 구하는 게임인데, 게임 내 시대마다 게임 그래픽과 플레이 방식이 달라진다는 게 주요 컨셉이자 작품의 매력임.

게임 자체가 여러 고전 게임의 오마주 느낌이었고, 패러디 요소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었음ㅎㅎ;;


어쨌든 결국 중요한 건 게임성인데 그 점에서 재밌게 즐겼다.

다양한 게임장르가 게임 진행 중에 미니게임 내지는 챌린지로 등장하는데 각각이 완성도가 훌륭하고 재밌었음.

전투는 어느 정도 익숙한 맛이었는데, 퍼즐은 난이도와 퀄리티가 꽤 높은 것들이 많아서 의외였음.


위의 요소만 있다면 그저 맛이 좀 좋은 잡탕밥이었을텐데 후반으로 갈수록 심오해지고 어두워지는 스토리가 몰입하는 맛이 있었음.

시간여행물의 특성을 잘 살리기 어려울텐데 복잡한 세계관을 게임에 잘 녹여내서 게임이 끝나고도 찾아보고 곱씹어 볼만했음.


다만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 특성상 캐릭터가 정감이 가야 할텐데, 캐릭터들이 별로 안 예쁨. 좋은 디자이너를 못 구한 듯.

미래시대 3D 그래픽도 구렸다. 최적화 문제인지 내 똥컴 노트북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3D 갈 때마다 버벅거려서 고통이 가중됐음..


그리고 시간여행물이다 보니 맵만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시간도 잘 선택해야 해서 게임 진행이 복잡한 편이었음. 쭉 이어서 하지 않는다면 게임 진행이나 스토리 이해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게임 진행이 번거롭게 느껴지긴 했다.


그래도 40시간 가까이 집중해서 재밌게 플레이한 수작이었음. 탑뷰 어드벤처 게임으로도, 스토리 게임으로도 골고루 괜찮은 게임이니 추천.




<Souldiers> (소울저스, 소울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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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평작

출시 연도: 22년

플레이 시기: 24년 5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난이도/직업: Soldier mode/ Scout

플레이 타임: 51.1시간

도전과제: 29/38


정말 열심히는 만든 게 보이는 게임.


하라드, 애니멀웰, 에보랜드2로 도트에 꽂혀서 이 게임도 해봤는데, 그저 열심히 찍는다고 좋은 도트가 아니라고 느끼게 됐음.

이 게임은 '공들여 찍은 도트' 그 자체가 셀링 포인트인 느낌. 방대한 맵에 수많은 오브젝트에 찍힌 도트들이 감탄스럽긴 하지만, 감탄하려고 게임하는 건 아니잖음.


중요한 건 게임성인데, 고른 직업과 난이도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다를 순 있겠지만 대체로 답답하고 지루한 편이었음.

유기적인 맵 디자인, 새로 얻은 능력으로 다시 방문한 맵에서 느껴지는 성장 쾌감, 점차 편해지는 이동으로 인한 만족감 등이 잘 만든 메트로배니아의 필요조건일텐데 그 부분이 부족했음.

맵의 유기성이 부족해서 스테이지에 가깝고 보통 각 맵에 오래 머무르면서 스토리 진행해야 함. 그런데 맵 하나하나의 크기가 엄청 큰 데다가 맵의 개수도 많아서 계속 맵에 물리고 지치는 플레이의 반복이었음.


직업 선택도 있고 여러모로 다회차를 고려한 게 보이는데, 다회차를 하기에는 게임 분량이 너무 큼. 말 그대로 게임은 너무 열심히 만든 느낌.

근데 게임성보다는 사소한 디테일과 분량에 투자한 나머지 큰 그림을 잘 못 본 것 같음. 최적화에도 신경을 못 썼는지 맵 로딩이 오짐.


게임 플레이가 힘든게 영어 때문인줄 알았는데(대화랑 텍스트가 오지게 많긴 함.), 물론 그런 것도 컸지만 그래픽, 음악, 액션, 진행 등등이 내 취향이 아니었던 듯.

그래도 꾸역꾸역 수집요소도 다 먹었으니 어느 정도 플레이할 만한 게임은 맞음. 게임 만든 정성이 느껴지는 게 가장 컸다.


정통스러운 그래픽을 좋아하거나, 커다란 분량의 사이드뷰 액션 게임을 진득하게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해볼 만함.




<Metroid: Zero Mission> (메트로이드 제로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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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개똥갓겜

출시 연도: 04년

플레이 시기: 24년 5월

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

난이도 옵션: 보통

플레이 타임: 약 9시간

도전과제: 수집 100%


할인 중인 메트로배니아가 한동안 없어서 근본 시리즈 쭉 밀었다.


메트로이드 초대작의 리메이크.

원작과 달리 미니맵 제공, 맵 내 아이템 존재 및 획득 여부 표시, 다음 목적지 안내 등 편의성을 많이 개선한 작품.

능력을 활용한 이동과 전투 기믹들이 지금 플레이해도 참신하게 느껴지는 게 많더라. 보스 몇몇은 맵의 지형지물을 활용하거나 쫄몹에서 체력과 미사일을 얻는 등 액션을 박진감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많았음.


재미면에서 갓겜이었지만 개똥 같은 부분들도 있었음.

분명히 다음 진행이 최종보스인 것 같아서 온 맵을 돌아다니며 남은 수집요소 채우려고 돌아다녔는데 알고 보니 최종보스 후에 추가 요소가 있어서 애초에 아직 못 먹는 거였다든가,,

게임 내에서 한 번도 알려준 적 없는 그뭔씹 커맨드 기술(샤인스파크...)을 써야 먹을 수 있는 수집요소들이라든가,,

리메이크 게임인데다가 고전게임이라 너무 불친절하더라.

특히 이 샤인스파크를 활용한 플랫포밍 난이도가 극악이라서 피똥 쌌음. 욕하면서 했는데 먹고나면 성취감이 오지긴 하더라..ㅅㅂ


넘버링상 이걸로 입문하는 플레이어도 많을텐데 조금 더 친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음. 재밌긴 한데 다른 넘버링부터 하는 걸 추천함.




<AM2R> (Another Metroid 2 Rem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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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16년

플레이 시기: 24년 6월

플랫폼/조작: 프리웨어/키보드

난이도 옵션: Normal

플레이 타임: 약 7시간

도전과제: 수집 100%


팬게임으로 제작된 메트로이드2 리메이크작. 본가 리메이크는 사무스 리턴즈인데, 3DS 기기도 없고 패드도 없어서 이걸로 했다.

근데 이게 웬 걸, 시리즈 중에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갓겜이었음.


보통 팬게임은 게임 난이도를 뇌절하거나 맵 디자인, 레벨 디자인, 보스 디자인이 조악하기 마련일 텐데 완성도가 오짐.

원작이 좋아서가 아니라 원작에 없는 자체 제작 스테이지와 보스들조차 하나 같이 기믹이 신선한 걸 보면 그냥 제작자가 미친놈인듯.

수집요소 숨겨놓는 방식이나 획득방법도 오히려 이게 제일 합리적이더라. 그냥 편의성 좋고 쉬워서 좋았다는 게 아니라 진짜 잘 만들었음.


개인적으로는 이걸 2D 메트로이드 입문작으로 제일 추천하긴 하는데(드레드는 못해봤다 미안ㅎ),

게임플레이가 조금 선형적인 편이라서 맵들을 유기적으로 이동하는 메트로배니아를 기대하고 플레이하면 약간 기대랑 다를 수도 있음. 이 점은 감안 바람.




<Super Metroid> (슈퍼 메트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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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고전명작

출시 연도: 94년

플레이 시기: 24년 6월

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

플레이 타임: 약 9.5시간

도전과제: 수집 100%


게임장르를 만들 만큼 영향력 있었던 작품답게 맵의 유기적 설계가 정교하고, 게임 내에서 얻은 능력으로 맵을 넓힌다는 컨셉도 제대로 잡혀있음.

특히 몇몇 숨겨진 기술들은 인게임 NPC들의 시연을 통해 유저 스스로 알아내도록 설계가 돼있다는 게 지금 시점에서 특이하고 신선했음.


근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역사적인 상징을 제외하면 그다지 권할 만한 게임은 못 되는 거 같음. '그 유명한 바로 그 게임을 내가 한다' 이런 뽕맛을 느끼려는 게 아니라면...

일단 너무 불친절함. '뉴비 다리'라는 이름이 붙은, 특정 조작키의 기능을 알아야 진행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든가,, 그래플링 줄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걸 안 알려준다거나...

메트로배니아에서 공략 찾아보기를 강제하면서 게이머들 간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의도적인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옛날 게임이라 그런 경향이 더 큰 것 같음.


그리고 조작감이 겁나 구림. 관성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고, 거기에 커맨드 기술들의 타이밍도 쓸데없이 빡빡해서 도전정신보다는 내 성질머리가 자극되는 느낌임.

그런데 시키는 플랫포밍도 쉽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


편의성도 아쉬웠는데, 각 방의 윤곽선만 표시되고 출입구가 어딘지 표시되지 않는다든가, 해당 맵 아이템의 획득여부가 표시되지 않는다든가 하는 문제 때문에 불필요하게 맵을 뺑뺑이 돌아야 하는 불편이 컸음.


정리하자면 충분히 고전명작이라고 부를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아무 정보 없이 즐기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었음.




<Metroid Fusion> (메트로이드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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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똥갓겜

출시 연도: 02년

플레이 시기: 24년 6월

플랫폼/조작: 에뮬/키보드

난이도 옵션: Normal

플레이 타임: 약 6.5시간

도전과제: 수집 100%


전작들과 달리 구조적인 스토리가 처음 도입된 작품. 스토리 자체도 매력이 있었고, 맵의 구성이나 주인공이 새로운 능력을 얻는 방식도 스토리랑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확실히 발전된 작품이라는 게 느껴짐.

조작감도 꽤 좋았고, 게이머들이 고이기 전이라 그런지 수집요소를 숨겨놓는 방식이나 플랫포밍 난이도도 비교적 합리적이었다. 반면에 전투는 꽤 난이도가 올라가서 균형이 잘 맞았음.

개인적으로 도트 그래픽 색감이 제일 내 취향이었다.


불만스러웠던건 메인 진행에서의 길찾기... 갑자기 뒤주에 갇힐 때가 몇 번 있었는데, 수집요소도 아니고 메인 진행인데 힌트도 없이 벽 뒤에 숨은 길로 가는 게 정루트인 건 선 넘었다고 본다.

샤인스파크 안 알려주고 알아서 하라는 건 제로미션이랑 똑같고ㅋㅋㅋ 그래도 시키는 챌린지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제로미션만큼 개똥은 아니고 똥 정도였다.


어쨌든 보스 기믹도 괜찮고 플랫포밍도 재밌고 이래저래 갓겜은 맞음.





<You Have to Win the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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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평작

출시 연도: 12년

플레이 시기: 24년 6월

플랫폼/조작: Steam/키보드

플레이 타임: 3.8시간

도전과제: 11/15


스팀 무료 메트로배니아 게임 중에 평가가 가장 좋은 편이라서 해봤는데 플탐은 짧았지만 나름 길찾기도 재밌고 맵구성도 좋은 플랫포밍 메트로배니아였음.


다만 수작 이상의 평을 하기는 망설여지는 게, 미니맵이 없어서 기억력에 의존해서 계속 뺑뺑이 돌아야 하는 거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점, 그런 것 치고 마지막 최종 루트 길찾기의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서 맵 검색 없이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점, 수집요소 100%를 위해 엔딩을 눈앞에 두고 리셋이 강제된다는 점...

무엇보다 엔딩을 위한 퍼즐이 다소 억지스러워서 해법을 보고 맥이 빠진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고전 게임 감성 + 무료겜 메리트로 가볍게 해볼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음.




<Hollow Knight> (할로우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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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갓겜

출시 연도: 17년

플레이 시기: 24년 6월

플랫폼/조작: Xbox PC Game Pass/키보드

플레이 타임: 60.0시간

도전과제: 49/63 (True Completion 1030/1226)


(신들의 고향 전에 가능한 수집요소랑 엔딩들 다 본 상태. 만신전 시작 전에 생각 정리해봄.)


게임 체력 떨어진 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음. 60시간 하고도 더 할 마음이 있을 만큼 ㅈㄴ 재밌긴 하다.


일단 분위기가 특출남. 어둡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그래픽인데 캐릭터와 적의 윤곽이 깔끔해서 가시성은 좋다는 게 묘하다.

문학적이고 암시적인 대사랑 서브젝트로 배경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도 되게 세련되고 몰입감을 줌. 잔잔하면서 비장한 음악도 착 들어맞고.

그런데 캐릭터들은 또 나름 귀여워서 게임에 위트를 더한 것도 좋았다.


가장 훌륭한 건 전투였음.

이 게임은 전투가 빡세도 비합리적인 게 아니라 순전히 내 숙련도 문제이고 금방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줌. 그만큼 조작감과 적 패턴이 훌륭함. (예외는 있음)

장르 내에서 흔치 않게 조작키도 단순해서 키가 헷갈려서 처맞는 불쾌감도 거의 없었음. 매운 보스도 맛있어서 계속 죽어도 재밌게 플레이하게 되더라.


전투 레벨링도 좋아서, '고수처럼 느껴지게 하는' 게임이 아니라 '고수로 만드는' 게임이라는 받음. 이게 진짜 뽕맛이 좋았다.

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게임도 아닌 것이, 100%클 욕심 안 내고 엔딩만 보려고 가볍게 플레이 하면 또 기억에 남는 힘든 전투는 없음. 전투 레벨링에 신경 많이 쓴 게 보이는 지점이다.



물론 완벽하진 않음. 갓겜이라고 기대했다가 실망한 게이머들이 꽤 있는 거 같은데 확실히 취향이 갈릴만한 부분들이 있음.


먼저 불친절한 스토리 전달방식과 길찾기. 특히 지도 갱신이 실시간 반영이 아니라는 점이 나도 좀 불편하긴 했음. 거기에 게임 분위기도 시종일관 칙칙하고 어두우니 심신의 피로도가 개인에 따라서는 심하게 쌓일 수 있음.

스토리는 수집요소 다 모으고 진엔딩 봐도 이해를 못할 정도였다. 왕은 뭐고 여왕은 뭐고 공허는 뭐고 나는 뭐고... 스토리 설명 영상 조회수가 900만이면 말 다했음. 이런 건 난 재밌게 찾아보는 편이긴 한데 호불호 요소는 맞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그림극단 DLC의 진입방식이었음. 사실상 공략 안 보면 그냥 모른 채로 엔딩 보고 게임 끝내라는 식.

거의 최종컨탠츠 난이도이다보니 아무나 진입해서 피 보지 말라는 의도로 그렇게 한 것 같긴 한데, 뭔가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자연스러운 진입이랑 연속적인 레벨링 둘 다 놓친 것 같아 아쉬웠다. 특히 플랫포밍의 레벨링은 그냥 재앙이나 마찬가지. 막상 보스랑 플랫포밍 둘다 겁나 맛있게 매워서 재밌게 하긴 했음ㅎㅎ;;



아쉬운 점이 있긴 해도 이만한 분량과 완성도, 깊이, 컨트롤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메트로배니아는 아마 흔치 않지 싶다. 하단치기 손맛 못 잊음ㄹㅇ





+ 앞으로 할 메트로배니아 & 어드벤처 게임


캐슬바니아 시리즈 & 블러드스테인드 / 블라스퍼머스 시리즈 / 스팀월드디그 시리즈 / 아이코노클라스트 / 과카밀리 시리즈 / 모모도라 시리즈 / 엔더릴리즈 / 크로스코드 / 언사이티드 / 엑시옴버지 / 보이드스트레인저 / 더메신저 / ESA / 미니슛어드벤처 / FEZ / 데스갬빗 / 피노토피아 / 데스도어 / 튜닉 / 브레이드 / 아일오브시앤스카이 / 이틀듀2 / 흰피톨




출처: 인디게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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