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3일차
코스상으로는 별거 없어 보였는데, 남산만한 업힐을 낙타라 해야되나… 여튼 이런 업힐을 최소 10개 이상은 넘어야 한다.
마지막 역 널미재와, 유서벗도 나름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
자고 일어났는데 빨래가 살짝 덜 말랐고, 냄새가 좀 났다.
밥먹을때 사람들이 좀 싫어했을듯 ㅋㅋ;
원래는 오후 4시에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했지만, 오후 1시 반쯤 눈이 떠졌다.
시카고에게 카톡으로 연락하고, 2시까지 대충 준비해서 아침겸 점심을 먹기로 결정
산채비빔밥이랑 만두를 먹었는데, 시판 만두를 주신거지만 양이 무척 많아서 좋았다.
역시 랜도너링은 잘먹어야 잘탄다니까
낮이라 그런지, 기린면에도 차가 제법 많았다.
설악 그란폰도때, 룩룩님한테 카풀받고 여기서 저녁을 먹고갔는데 새삼 다시 기억나면서 고마웠음
약간 역풍이 있어서 주간에는 둘이서 5분씩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타기로 결정했다.
사진보다 풍경이 실제로는 더 좋았는데, 오후 3시쯤 주행을 하니 날씨가 미친듯이 더웠다.
돌이켜보면 야간 라이딩을 한게 오히려 다행이다 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보다 걍 6~8월엔 이런짓을 안하는게 맞음
오미재 가기전 시원한 다운힐
픽시는 여기도 페달링 해야된다고 ㅋㅋ
CP9 오미재 도착
오미재 정상까지 무난하게 올라왔으나, 날씨가 더워서 땀이 미친듯이 났다.
혹시나 모를 염분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식염포도당도 챙겨먹었다.
설악 그란폰도 출발점 인근 도착
전날 원래 여기까지 와서 숙박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모텔은 없어서 포기했었다.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갔는데 진짜 모텔은 하나도 없더라. 강행했으면 숙소 구하는게 쉽지 않았을거 같다.
마지막 날은 CP가 하도 많아서 정신을 조금 집중하면서 타야한다.
어지간하면 지나칠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지나치게 되면 다시 돌아와야 되니까 ← 병신
CP10 고사리재 도착
오미재 이후에 바로 고사리재라는 업힐이 또 존재한다.
해발 700m라 써있는데, 애초에 지대가 높은 곳이라 획고는 200m 정도로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경치 좋음
아홉사리재로 가는 길중에, 시원한 다운힐
속도가 보기보다 훨씬 빨랐는데, 무서워서 더 길게 찍지는 못했다.
CP11 아홉사리재
아직 3시간 밖에 안탔는데 힘들어 보이는 그픽시
근데 힘든 상태는 아니었음 ㅋㅋ
우리 생각으로는 업힐 정상에 있을줄 알았는데, 약다운힐 도중 요상한 비석이 있어서 봤더니 이거였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바로 앞에 어떤 할아버지가 노점을 하고 있었다.
콜라 하나 마시고 싶었는데 콜라는 안팔고 약으로 달인 차랑 술만 판다고 하시길래 바로 도망갔다.
예견했던대로, 홍천 가는길까지 60km 기간동안 음식점 하나를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편의점은 물론이고, 동네 조그마한 마을 슈퍼조차도 하나도 안나왔다.
미리 알아서 바나나를 제법 챙겨서 다행이지 쉽지는 않았다.
음식점에서 콜라 한잔을 했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아홉사리재 다운힐 이후 사진에 보이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으로 ㄱㄱ
좌회전 직후 보이는 풍경
이때가 오후 5시 30분쯤인데, 슬슬 더위가 가라 앉기 시작했다.
다음 CP로 가는 도중 경치가 좋았던 이름 모를 강
이름이 독특한 CP12 앙천루
앙천루까지는 약오르막이라 큰 데미지는 없었다.
전에는 이런 약오르막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지금은 이런식으로 획고를 채우면 기분이 좋아졌다.
CP로 가는 도중 시즌 n번째 끌바
15~20%를 넘나드는 업힐이 자꾸 등장해서 쉽지 않았다.
오후 6시반 CP13 작은살치재 정상
Jan 선생님께 CP에 도착했다고 카톡을 보내는데 바로 데이터가 안터지더라.
이번 슈퍼삐약이 중에 처음 겪은 일. 그만큼 완전 인기척인 없는 곳을 주행하고 있었음.
정상에서 바나나 하나 챙겨먹고 다시 출발을 했다. 기억상으로 슬슬 바나나가 다 떨어져가고 있었다.
출발하기 전에 3개만 챙기긴 했는데, 밥을 먹은 상태기도 했고 홍천까지는 무난하게 갈 줄 알았다.
지속적인 높고 낮은 업힐들이 계속 우리를 괴롭혀서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홍천으로 향하는 길인데,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해가 저문다는건 시원하니까 더 잘 탈수 있다는거지…
20분정도 약다운힐 + 평지를 35~38km로 주파하면서 빠르게 홍천으로 향했다.
사실 더 개같이 끌려고 했는데, 시카고가 케이던스 맞추기 힘들다고 해서 적당히 했다.
그리고 많이 탄 시점에서 굳이 무리해가면서 탈 이유도 없고
CP14 공작고개 정상 도착
이 업힐도 난이도가 쉽지 않았는데, 자꾸 벌레들이 얼굴 앞으로 왔다갔다 해서 개빡쳐가지고 올라가는 중 사진 하나도 못찍음
어느덧 벌써 해가 뉘엇뉘엇 져가는중
그래도 홍천까지 사막 구간은 벗어나고, 홍천 가기 10km전 쯤에서 간단하게 빵이랑 음료수, 물 보급을 했다.
CP15 오룡터널
아직 오후 8시반밖에 안되어서 차량 통행이 조금 있었다.
최대한 안전주행하려고 최대한 도로 옆쪽으로 붙고 조심히 지나갔다.
내가 홍천은 처음와봤지만 정말 반가웠다.
아직 남은거리가 120km나 남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제 120km만 가면 끝나기 때문이다.
1/5 남은 지점에서, 햄버거가 먹고 싶어서 롯데리아에서 저녁을 먹었다.
홍천은 햄버거 가게가 롯데리아밖에 없더라고
영업 시간이 오후 10시까지였는데, 다행히도 8시 40분쯤 도착해서 여유롭게 먹고 나왔다.
더블 머시기 버거 라지 세트, 치킨 너겟, 콘샐러드, 콜라 이렇게 먹었는데 감자 튀김 라지는 조금 무리였던거 같아서 조금 남겼다.
가기전에 CU에서 바나나를 사갔는데 완전 익기 직전의 상태였다.
어차피 오늘안에 다 먹을거니까 사기로 결정했다. 사장님은 악성 재고 없애줘서 좋아하셨을듯 ㅋㅋ
든든하게 먹고 보급식 챙기고 출발 준비를 하니 시간은 9시 반이 넘어갔다.
오늘까지 벌써 3일 연속 야라라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방지역이다 보니 군부대가 많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가로등도 거의 없었다.
진짜 어디서 고라니 한마리가 튀어나와 박아도 모를정도.
실제로 다운힐 도중 죽은 고라니를 한마리 보기도 했다… 아 근데 이건 둘째날에 본거 같음
속도도 안날 뿐더러, 깜깜해서 앞이 잘 안보이길래 최대한 병렬 주행을 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여기서 고라니 박고 낙차하면 진짜 그대로 dnf 해야한다.
탄력주행 ㄱㄱ
CP16 노일강 도착
CP가 강 옆에 있을줄 알았는데 또 기괴한 경사를 가진 업힐 정상에 놔둬서 픽시가 끌바를 했다.
근데 여기는 도로폭이 좀 좁기도 하고 경사가 높아서 도저히 찍을 상황이 안나와서 걍 포기함.
들개들인지 집에서 키우는 개인지 모르겠는데, 개들이 꽤 많았다.
여기 오기전에 이름 모를 깔딱 업힐을 오르는데, 갑자기 개들이 달려들어서 둘이서 미친듯이 소리지르면서 인터벌로 도망감…
도망치고 나서 심박을 보니 순간 170까지 치솟았더라.
야간 주행은 고라니 뿐만 아니라 들개들도 조심하십쇼 ㄹㅇ…
다행히 둘다 물리지는 않고 안전하게 빤스런했다.
지명이 독특해서 한장 찍었음
아이브 바이럴 아님
어느듯 11시가 넘어갔고, 오늘 주행중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업힐인 역널미재만 남았다.
정방향으로 타봤을때는 난이도가 정말 상당해가지고 얼마나 어려울지 예측이 안된 상태로 오르기 시작했다.
CP17 널미재 정상, 올라갈때는 차량 통행이 제법 있어서 사진을 아예 안찍음.
근데 엥? 생각보다 쉽게 올라와서 둘다 당황함…
스트라바 구간 때문에 나는 조금 더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옴 ㅋㅋ
그거보고 시카고가 미친놈이라고 뭐라고 막 했다. 근데 애초에 제정신이면 지금 당신과 둘이 한밤중에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널미재 바로 직후 CP18 머치고개
이제 남은건 유서벗+아이유라 아는 길만 남아서 행복 회로를 돌리긴 했는데, 보급을 하나도 못해서 봉크가 일어날까봐 걱정이 조금 들었다.
남은건 바나나 한개랑 최후의 비상식량인 양갱 2개뿐…
유명산 가기전에 이상한 골목길로 들어가더니 경사 25%를 넘는 짧은 깔닥고개 등장;
사진찍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라 안찍었다.
유명산 올라가는 길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하지만 역시 유명산 밑에 있는 세븐일레븐은 문을 안열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계속 개짓는 소리가 들려서 경계하면서 주행을 했다.
새벽 2시경 CP19 유명산 정상
하늘에 별이 이뻤으나, 사진 찍을 여유는 살짝 없었고, 정말 추웠기 때문에 중미산으로 내려갔다.
다운힐 하는데 손이 정말 시려웠고, 빕숏이라 다리가 추웠다.
중미산에서 내려오는데 고라니가 길을 가다가 내 옆 50cm 까지 다가왔다.
크게 소리를 치니까 고라니도 긴장해서 제자리에 멈췄다.
디티스위스 54t라 라쳇 소리가 꽤 큰데도 고라니한테는 안들리나…
30km 정도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는데 정말 위험했던 상황이라 심장이 덜컹했다.
농부네 쉼터로 가는 그 짧은 골목길에도 고라니가 뛰어다녔다.
이날 육안으로만 본 고라니가 4마리는 넘었을거다.
시카고한테 고라니 못봤냐고 물어보니까 다행히도 못봤다고 하더라.
홍천읍 이후 약 70km 구간동안 보급을 하나도 못했기에 여기서 내가 집에서 가져온 양갱이랑, 시카고의 남은 바나나를 먹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인 귀신 튀어나올거 같은 CP20 서후고개
올라가는데 자꾸 바스락 소리가 들려서 다운힐은 진짜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했다.
여기까지 와서 다치면 그것만큼 억울한것도 없으니…
벗고개는 자주 와본곳이라 사진 걍 안찍음.
벗고개 이후 다운힐을 하는데, 고라니 한마리 또봄 ㅅㅂ…
양수역으로 복귀하는데 무인 편의점이 하나 열려 있어서 둘이서 바로 들어갔다.
이젠 진짜 아이유 빼고는 평지만 남았기에, 서로 안전 주행하기로 하고, 따뜻하게 몸을 녹였다.
보급을 다 하고 밖에 나왔는데, 생각보다 기온이 더 낮아서 바람막이+질렛 뿐만 아니라 우비용 바람막이까지 입었다.
새벽 4시 양수역 도착
양수역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무사히 여기까지 왔음에 안심했지만, 아직 반포까지는 그래도 40km는 주행해야한다.
팔당 자도 구간에서도 바스락 소리가 들려서 속도를 내지는 못했다.
오늘 주행중 거의 절반 이상은 갑자기 들이닥칠수도 있는 야생동물의 위험 때문에 20~25km 속도로 주행했다.
이 새벽에도 자전거 도로에 불을 켜주고 있다니 정말 고마웠다.
팔당대교 자도에 공사를 했다는데 그 전과 큰차이가 없어서 놀라웠지만, 바닥에 이물질이 없기에 그걸로도 만족했다.
새벽 4시반, 이번 슈퍼 란도니의 마지막 일출
고라니 +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을 조심해가면서 천천히 주행했다.
근데 한강이 이렇게 예쁜곳인가 싶었다.
마지막 업힐 아이유 가자잇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날이 밝긴 했지만, 팩라이딩 하다가 혹시나 박을수도 있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리커버리로 천천히 주행했다.
저 사람은 이러고 오늘 출근해야된다니… 진짜 대단하다.
진짜 다왔다
1km도 안 남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 6시 CP21 세빛둥둥섬 도착
이걸 완주를 하다니 ㅋㅋㅋㅋ
솔직히 SJS 때의 감동보다는, 여행적인면이 개인적으론 더 강해서 정말 재미있게 마무리 지었다.
첫날에 무릎만 아프지 않았어도 완벽했던 여행이었을듯
그래도 야간 출발은 앞으로 안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당분간 7, 8월은 인도어 트레이닝이나 적당히 하면서 도파민 컨트롤도 좀 해야지
이런 미친짓을 함께 한다고 했을때 흔쾌히 수락해주고 정말 고생한 대카고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서울 멧돼지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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