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전은 7연패를 끊어내는 경기이기도 했고 2006년부터 한화 팬들의 마음을 울리는 스케치북이 나온 경기다.
그래 내가 18연패 할 때도 이 새끼들 포기 안 했었다. 포기 안하고 계속 응원하니까 뭐라도 되더라.
그리고 포기하지 않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 온몸으로 보여준 영묵이의 모습이 있던 시리즈였다.
갑자기 무더워지고 습해진 날씨에 한화 주전 유격으로 뛰고 있던 선수도 퍼졌고, 영묵이도 퍼졌다.
야구에서 슬럼프가 오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분석당함 2.체력 3.체력 4.체력 5.멘탈
영묵이는 긴 휴식 없이 많은 경기를 뛰고 많은 이닝을 소화한 상태다. 올해 루키 야수들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풀타임 소화와 컨디션 조절 노하우가 없는 신인에게 여름은 가혹한 계절일 수밖에 없다.
근데 하음주 이 시방새가 햄스 터지고 폐급이 되어 와서 백업도 못해주는 상황이라 퍼진 놈들이 서로 돌려 막고 있는 중이고 퍼진 놈 중에 한 명은 올해 신인인, 대 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화나 내야다(안치홍 사랑해요).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영묵이도 결국 체력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 앞에서 주춤한 가운데, 팀의 8연패냐 1승이냐의 기로에 놓인 경기가 시작이 된다.
파이팅 담당은 체력이슈로 이번 경기 선발에서 빠진 영묵이
짧고 굵다.
역시 역대 영건 개노잼 원탑... 아니 재미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살 어디 갔어요 살;;;;
8회 말, 1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 원아웃 주자 2, 3루 상황
이전 공격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난 영묵이가 타석에 들어선다.
초구 몸쪽 볼
높은 공에 헛도는 방망이
하이 패스트볼에 전혀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이번에는 참아내는 높은 공.
몸쪽으로 오는 공을 맞춰보지만 빗맞아 파울이 되고 마는 타구
플라이만 날려도 되는데, 빠른 공에 자꾸 타이밍이 늦으며 제대로 컨택이 되지 않는다.
따라주지 않는 스윙, 구위에 밀리는 배트.
평소에는 끝까지 보며 맞춰내던 공도 잘 보이지 않는 듯 하다.
결국 낮은 공에 헛도는 방망이. 삼진. 근데 영묵이가 달린다.
캐스터: 낮은 공 헛스윙! 삼진아웃! 낫아웃 상황, 1루 1루, 1루에서 세잎! 1루에서 세잎!
그대로 1루에서 세잎이 되며 1사 만루 상황이 된다.
해설택: 이거는 거의 본헤드 플레이죠. 물론 지금 3루 주자를 한 번 체크를 하고 던지긴 한 건데, 1루 쪽으로 송구하는 과정 속에서 체크만 했어야 하는데 너무 여유 있는 체크를 한 거에요.
방망이까지 버려가며 1루까지 질주하는 영묵이. 저렇게 까지 필사적으로 달려나갈 줄 몰랐던 걸까. 영묵이가 전력질주 하는 마당에 너무 여유로운 플레이를 해 버리며 진루를 허용한 상대 포수(2군 갔다 카더라....)
해설택: 야 이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최상의 결과(적시타)는 아니었지만 차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며 점점 올라가는 더그아웃 텐션
9번 타자의 타구는 인필드 플라이가 되며 올라가는 아웃카운트, 투아웃.
그리고 이어진 1번 타석에서 페라자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고 이 안타는 그대로 결승타가 된다.
상대 포수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하지만 영묵이가 미리 포기하고 1루로 향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췄다면, 포수가 3루를 필요 이상으로 길게 체크하던 그 순간이 있었더라도 절대 세잎 될 수 없었을 것이고, 9번 타자에서 공격은 허무하게 마무리 되어 페라자의 결승타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팀은 5:6 승리를 거두고, 영묵이의 낫아웃 질주는 연패를 끊는 그림을 완성하는 커다란 한 조각이 된다.
그리고 7월 24일 경기.
역시 체력이슈가 있는지 선발에서는 빠진 상태(전날 경기에서 빠따 돌아가는 걸 보고 선발 내면 감독 아니지;;;)
선발 빠진건 빠진거고 연패 끊는 파이팅 했던 쭈굴영묵이 다시 파이팅 담당(곳곳에 만연한 야구 징크스....)
영묵이 파이팅으로 시작하는 2연승 도전
8회 유격수 자리에 들어와 있는 영묵이. 유격 2루 왔다 갔다 하며 땜빵난 곳 떼우고 있는 중... 잡았지롱 약올리는건가
몬스터즈에 정상인은 없다ㅇㅇ....
(전광판 주목)
9회말 공격에 선두타자로 나온 영묵이. 오늘 경기 첫 타석이다.
체력 이슈로 잠시 주춤한 성적
초구 흔들어 본다. 스트라이크.
해설택: 최근에 조금 체력적으로 떨어졌죠. 살도 뭐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이구요.
걱정 바가지로 하고 싶은 거 해설 중이라 간신히 참고 계신듯한 묵버지택
캐스터: 걷어 올렸습니다, 센터 쪽입니다. 중견수가 뒤로 뜁니다. 중견수, 중견수, 중견수!!!! 잡지 못했어요!!!!
황영묵! 1루 지나서 2루! 2루 지나서 3루로 뜁니다, 3루!! 들어갑니다!!!! 황영묵의 3루타!!!! 이 경기의 분위기를 단번에 뜨겁게 바꿔 놓습니다!
다리 풀려가며 뛰어 3루에 슬라이딩해 들어가 포효하는 영묵이. 발로 만든 3루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9회말 동점상황에 선두타자 3루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내가 아는 한화가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각도로 보니 더 휘청거리는 영묵이(....) 야 임마 너 햄스 나가는 줄 알았다 진짜
더그아웃도 살짝 애매한 타구에 정지했다가 난리가 난다.
흥분택: 자 지금 이제 정말 상당히 잘 맞은 타구가 나왔고! 중견수도 생각보다 타구가 더 뻗어나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캐스터: 헬맷을 벗어 던지고 3루까지 미끄러져 들어갔던 황영묵입니다!
사실 이게 타석에 다른 선수가 있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는게
요즘 영묵이 타격감도 안좋고 외야로 뻗는 타구도 안 나와서 외야수가 전진수비 하고 있던 상황ㅋㅋㅋㅋㅋ 영묵이가 그걸 넘겨버리면서 장타가 나와버림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영묵이 최근 타격감 생각하면 전진수비가 맞음ㅋㅋㅋㅋㅋ
뜬금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아빠랑 영묵이 이름 부르면서 이 짓거리 하다가 엄마한테 혼남(...) 허구한 날 이기는 기아팬은 이 기분을 몰라!!
캐스터: 무사 주자는 3루입니다. 이제 한화 이글스는 끝내기 주자가 3루에 자리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쉽게 이길 줄 알았다(.....)
8번 타자 등장. 어김없이 사사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그만 맞으세요(.....) 이번 시즌만 사사구 18개인가 적립. 그렇게 주자 무사 13루.
그리고 9번타자 등장. 2루수 라인드라이브 선언이 되는데 갑자기 비판을 요구하는 상대 야수.
라인드라이브가 아니라 바운드가 되었다고 판정이 번복되며 병살 선언. 묘하게 흘러가는 분위기. 그렇지 이게 한화지(......)
항의하는 감독. 여기서의 문제는 1루심이 직선타라고 이미 아웃 선언을 해 버린 데에 있다. 이미 아웃 선언이 된 상황이라 아무도 뛰지 않았는데, 공이 바운드가 되어 버려 자동으로 병살 처리가 되어 버린 상황.
불운의 병살을 친 9번 타자의 주력은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한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지만 직선타 선언이 되지 않았다면 주자들은 뛰었을 것이고, 더블 플레이를 잡는 중 3루의 영묵이가 홈으로 쇄도하던가, 병살을 피하고 2루 주자만 아웃되는 상황 또한 가능 했던 것. 즉 1루심의 선언으로 인플레이 타구가 나왔을 때 가능한 플레이의 변수가 사라진 채 아웃카운트만 두 개가 올라간 것이다.
1루심이 아웃이라 해서 주자들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걸 자동으로 병살을 주는 게 맞느냐는 항의.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고 결국 퇴장당하는 감독.
정말 무서운 점은 영묵이가 죽어라 뛰어 3루까지 달려 들어가지 않고 2루에서 멈춘 채 저 판정이 나왔으면 삼중살이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영묵이가 3루에 가 있었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하게 흘러가지 않았고, 2사 3루 상황에서 무안타 기록중인 페라자가 등장한다.
아 칠 때 됐다고 2사에서 끝내기 안타!!!!!!!!!!!!! 도파민!!!!!!!!!!!!!!!!!!!! 뿡예아!!!!!!!!!!!!!!!!!!!!!!!!!!!!!!!!
페라자의 안타로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팀의 승리를 위한 마지막 득점을 올리는 영묵이
캐스터: 길었던 연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육성 응원으로 힘을 보탠 팬들 앞에서 한화 이글스가 다시금 힘찬 날갯짓으로 연승을 만들어 냈습니다!
아 이 정신병 게임 진짜 미치겠네.... 끊지도 못하고....
그럼 인터뷰 보자
9회말 선두타자였던 영묵이.
정말 중요한 공격이라 대수비로 들어가 있던 영묵이는 감독이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았던 자기 대신 다른 선수를 쓸 줄 알았더랬다.
하지만 감독은 영묵이를 그대로 기용했고, 영묵이는 믿음에 보답해 3루타를 때려내고야 말았다.근데 따로 내보낼 선수도 없긴 했음
중견수가 공 못 잡은 거 확인한 순간 안되더라도 무조건 3루로 쇄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묵이.
그래야 스퀴즈든, 희생 플라이든 나와서 그 한 점으로 승리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병살이 나온 운도 지지리 없는 개쩌는 한화. 영묵아 버텨야 한다. 여기는 이런 곳이야)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물 맞아본ㅋㅋㅋㅋㅋㅋ
누가 뿌린지 모를 물을 맞은 황영물묵. 하지만 나는 그 정체를 알고 있다.
전반기에 심각하게 못 쳐서 영묵이 포함 많은 타자들 고생하게 만들었다가 하반기 살아나서 캐리해 주시고 계신 채주장. 진짜 5월부터 올스타전 전까지는 자동 아웃카운트였음(....)
어쨌든 끝내기 세레머니에 사용될 물을 다라이도 아니고 김치통(?)에 미리 받아 놓고 기다리고 계신다(페라자 타석).
끝내기 안타 나와서 환호하고
도파민 최대치로 터져서 정신없는 와중에 챙기는 물 받아 놓은 김치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내기 주자로 홈플레이트를 밟은 영묵이에게 안치홍이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신나게 달리다가
3루 질주의 여파인지 꽈당하는 묵
그리고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부어지는 김치통의 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라자한테 뿌릴 물이 아니었던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형이야
영묵이한데 다 쏟아부어 뿌듯한 저 빈 통
다시 영묵이 인터뷰로 돌아와서
그리고 이렇게 좋은 날에도 직전 경기에 삼진을 당해서 미안했다는 영묵이... 야 프로에서 20년 구른 베테랑은 클러치에서 삼진 안 당하는 줄 아니. 그리고 죽도록 달려서 출루 했잖아 뭐 그거 가지고 죄송해...
물론 나이는 고졸신인보다는 많지만, 그래도 루키인데. 신인답지 않은, 책임감이 강해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그런 발언들을 인터뷰에서 많이 해서.... 저번에 인터뷰도 칰들 죄다 울렸고...; 팀의 승패에 상관 없이, 경기에서의 아쉬웠던 순간들을 영묵이는 유독 잊지 못하는 거 같다. 하지만 잊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믿을 수 있는 거 같다.
단 1점차로 가져온 이틀 동안의 승리(제발 점수 팍팍 빼서 편하게 보게 해줄 수는 없는거냐.....)
투수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피칭, 동료 타자들의 안타와 상대의 실책으로 인한 점수들, 역으로 상대의 점수를 막는 수비들. 그 모든 플레이들이 원한 것은 경기의 승리.
끝내기 안타라는 해피앤딩을 위한 마지막이자 결정적인 길목에는 포기하지 않고 한 베이스씩 더 내달렸던 영묵이가 있었다.
가을 야구 가라고 안 한다.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매 경기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만 보여다오.
그 플레이 한 번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정말 야구의 신만 아는 거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영묵이는 밥 좀 많이 먹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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