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차에 프랑스 친구들과 일정을 맞추기 위해 투어 일정을 미뤄둔 브룩라디를 3일 차에 방문하였다. 프랑스 친구들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며 원래 호스텔을 체크아웃하면서 브룩라디를 둘러본 후, 다른 증류소로 간다고 하였기에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차를 얻어 탔다.
매일 아침 일찍 나가느라 오픈 시간을 못 맞추어 둘러보.지 못 하였던 호스텔 같은 건물의 자연사 센터(?)를 살짝 둘러보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워낙 작은 곳이기 때문에 박물관처럼 크게 기대하면 안 되고, 내부에 아일라섬 관련 동물들이 있다. 고래 뼈, 수조 안에 각종 갑각류, 유리창으로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어둔 꿀벌과 벌집 등이 소소하게 있다.
브룩라디는 다른 증류소들과는 다르게 흰색과 하늘색을 자신들의 증류소 컬러로 정해두고, 모든 건물을 흰 바탕에 하늘색 포인트로 만들어 두었다. 창문, 간판, 심지어 문까지 하늘색으로 만들어뒀기에, 증류소 근처를 간다면 지나치기 어려운 톡톡 튀는 느낌을 준다. 호스텔을 처음 방문할 때 무조건 지나가게 되는 곳이라 방문하는 날만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와 다시 봐도 항상 튀는 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브룩라디의 비지터 센터를 방문하면 다른 증류소들보다 조금 더 밝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다. 보타니스트 진을 꾸며둔 곳에 식물로 많이 장식해 두어 더 자연 친화적이고 밝은 느낌이 든다. 이곳의 최대 장점은 바 안에 있는 모든 주류의 시음이 무료라는 점. 물론 25mL의 드램(dram) 단위로 주는 것은 아니고 10~15mL 정도로 조금씩 주지만, 옥토모어 14.1, 14.4까지 모두 시음이 공짜로 가능한 건 가성비 알콜중독 여행 중인 사람들에게 엄청난 장점으로 다가온다. 천장에 귀한 위스키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정말 갖고 싶더라...
웨어하우스 테이스팅 (45GBP) 예약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간단하게 브룩라디를 한잔하면서 비지터 센터를 둘러보던 중, 보모어 증류소 투어에서 만났던 미국인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과 잠깐 얘기하는 중에, 마찬가지로 보모어 투어에서 만났던 독일인, 아일라섬 노신사분까지 합류하였다. 갑작스럽게 보모어 투어 멤버 어셈블! 아무래도 아일라섬에서 골프를 치러 가는게 아니면 방문할 곳이 (특히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정해져 있다 보니 투어에서 만난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다른 증류소 혹은 장소의 방문 경험 등에 대해 얘기하며 웨어하우스 테이스팅 투어 시간을 기다렸다.
(샵 내 가격 정보는 가장 하단에 따로 표기)
클래식라디 쉐리캐스크 에디션 50%
N 85 은은한 가벼운 쉐리향
P 84 붉은 과실맛
F 83 짧음 중간 피니시.
웨어하우스 테이스팅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브룩라디가 크게 적힌 박스를 하나 선물로 준다. 안에는 브룩라디가 적힌 코피타 잔 1개와 3개의 바이알이 들어 있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지만, 각 유리 제품이 튼튼한 골판지로 꽉 물려서 캐리어 안에 넣어도 깨질 걱정 없이 안전하게 한국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
언제나 흥이 나는 웨어하우스 테이스팅 가는 길. 증류소 건물 사진도 가까이서 하나 찍어주고, 작업 중인 창고 내부도 살짝 찍어 보았다. 창고의 기둥마저 하늘색으로 도색해둔 걸 보면 브룩라디는 하늘색에 진심이다. 회사 차 역시 어김없이 하늘색으로 랩핑해둔 걸 보면 브룩라디의 정체성이 아닐까?
투어 전, 후로 숙성 중인 오크통들도 둘러보았다. 위스키 숙성 창고에 들어가면 꿉꿉한 나무 냄새가 항상 반겨주는데, 항상 어떤 좋은 위스키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1992년 통입 된 오래 된 오크통도 구경하고, 다양한 쉐리 오크통 들을 둘러보았다. 특히 마지막까지 일정을 같이 하던 프랑스 친구들이 오크통 출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chateau mouton rothschild 와이너리가 좋은 와인을 많이 만들고, 비싼 곳 중 하나라고 하더라.
브룩라디도 다른 증류소와 유사하게 시음하는 위스키와 브룩라디 증류소에 대한 설명, 그리고 Q&A 시간을 가지며 시음을 진행한다. 미리 준비된 오크통에서 위스키 티프를 사용하여 술을 퍼 올린 뒤, 앞 주둥이 부분을 손으로 막고 잔에 조금씩 따라주는 방식. 항상 25mL보단 조금 넉넉하게 따라주는 인심을 보여준다 ㅎㅎ. 캐스크에서 막 나온 것들이다 보니, 나무 조각들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마지막 한 입쯤 가면 나무가 입안에 남는 경우도 있다.
투어 중 나온 설명을 조금 작성해 보자면, 브룩라디 증류소는 기본 라인업이 피트 처리하지 않은 브룩라디, 피트 처리한 포트샬롯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옥토모어는 가장 강한 피트로 보통 80~300ppm 정도로 처리한다고 한다. 피트 처리의 경우 2002년부터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피트 처리한 몰트를 받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고 하며, 아일라 피트가 아닌 하이랜드 피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다들 잘 알고 있다시피, 아이오딘, 소금 같은 짠맛이 특징인 아일라 피트에 비해 하이랜드 피트는 조금 더 플로럴하다고 설명하였다.
버번 캐스크의 경우 잭다니엘, 짐빔, 버팔로 트레이스 등 다양한 증류소의 제품들을 사용 중이라고 한다. 또한 오크통을 굴려줄 때는 무조건 12시에서 3시 방향으로 90도 정도만 돌린다고 한다. 급하게 위스키 통을 굴리거나 반대 방향으로 굴릴 경우 터질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또한 브룩라디 증류소는 아일라에서 가장 커서 100명 이상 일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량의 60%는 브룩라디, 30%는 포트샬롯, 나머지 10%는 옥토모어라고 하며, 블랙아트에 관해 물었더니 해당 정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증류소 내에서도 오직 6~7명밖에 되지 않는 기밀이라고 한다.
(시음 노트는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 1 = 약한 향, 힌트 / 5 = 가장 강한 향 또는 맛)
브룩라디 2003. 54.6% / 버번캐스크. 6년간 새컨필 버번 캐스크 숙성. 이후 14년 퍼필버번. 올가닉 발리.
N 89 꽃3 꿀4 열대과일4(파인애플3.리치3) 라임필3 허브3
P 91 꿀5 꽃4 열대과일4(파인애플, 리치) 바닐라4 토피3 핵과류3(복숭아) 다크초콜렛3 크림3 시나몬3정향3후추3 알싸한 스파이스 꽤 있음. 레몬3
F 89 중간-긴편. 꿀5 꽃3 스파이스3.후추3.정향3.시나몬2 크림3 다크초콜렛3 레몬필2 허브3
부드럽고 단 버번캐스크. 맛이 강한편이고 뱔런스 좋음. 물 타면 시트러스 제스트 같은 스파이스가 더 올라오는편.
포트샬롯(샬레) 2003. 56.0% / 40ppm시작. 퍼필 버번. 올로로소, 새턴 와인, 퍼필버번 캐스크 사용됨. 마지막에 사용된 3년 올로로소 쉐리
N 90 피트3 (해초가 주) 붉은과실4 (묽은 와인향.산딸기.블랙커런트) 건포도3 레몬3 토피3.고소한 크래커같은 느낌 같이 섞인 크리미함.. 허브3
P 92 피트3 (해초3소금3재3) 붉은과실5(잘익은딸기4.산딸기3) 바닐라4 크림4 허브3.데이트3 건포도3 건살구3 라임2 후추3.시나몬4 오크3.드라이함 약간
F 90 중간-긴편. 붉은과실4 (잘익은딸기4) 블랙커런트4 라임필2 오크드라이3 피트3 (해초가주.재3) 허브3
부드러우묜서 피트 밸런스 좋고 다양한 레이어 아주 좋음. 다양한 맛이 지나가면서 부드럽지만 스파이스가 잠깐 강렬함을 주는편.
옥토모어 14yo. 60.0% / 세컨필 소테른 캐스크. 60.0% 110ppm
N 92 피트4(재4.해초3) 붉은과실5 (쉐리느낌4.PX?느낌.약간의딸기잼3) 산딸기3 레몬필3 크림커스타드3 몰트3의고소함 꽃2
P 92 단맛이강한베리류5 (딸기잼4.블랙베리잼5.살구잼3) 레몬3 피트4.재4.스모키2 후추3 타닌3
F 91 딸기잼4 베리4 꽃4 레몬필3 허브2 타닌2 피트3.재3.메탈릭3
메탈릭한 노트 있지만 밸런스 해치지 않고 배리잼 같은 느낌이 강함. 매우 맛있음.
해당 시음 캐스크는 따로 판매하지 않고, 테이스팅 투어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한다.
테이스팅 투어를 마친 후. 증류소 핸드필은 사진과 같이 500mL를 플라스크에 먼저 담고, 이후에 직접 병에 넣은 후 직원이 병의 실링까지 도와준다. 이후 고마운 프랑스 친구과 인사를 하였다. 점심을 아직 먹기 전이어서 미리 챙겨뒀던 샌드위치를 간단하게 먹었으나, CS 위스키를 계속 먹었던 터라 배를 조금 더 채우고 싶어 기념품 중 whisky tablet을 구매하였다. Tablet이라 하면 보통 알약을 뜻하는데, 독특하게도 같은 이름을 쓴다고 한다. 설탕과 유제품을 섞어 만든 간식거리로, 맛 자체는 카라멜과 어느 정도 유사한데, 카라멜처럼 달지만 보다 더 우유 맛이 나고, 더 푸석거리는 식감이다. 여기에 증류소 기념품은 위스키가 1~2% 들어가 살짝 위스키 향이 나는 독특한 간식거리. 이후에 다른 증류소 (라프로익, 스프링뱅크)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이후에 브룩라디에서 무료로 주는 위스키들도 여러 가지 시음해 보았는데, 무료라서 그런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증류소 한정판인 옥토모어 14.4는 정말 구매하고 싶었으나, 원망스러운 면세 한도 2병 때문에 결국 포기하였다. ㅠㅠ
(시음 노트는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 간단하게 메모만 해왔다. N-P-F)
브룩라디 12yo 19.03.2012 61.3% Scott Mcarthur
초콜렛 건포도 느낌의 향. 맛은 조금 더 강렬한4~5느낌. 피니시는 중간정도 이어지는편. 좋은 쉐리지만 맛이 가벼움.
86-88-88
포트샬레 PLC: 02 2012 59.9% 26.07.2012 11yo 26.07.2012 pessac-ledgnan 와인캐스크.
89-89-88
옥토모어14.4 59.2%
버진 콜롬비아 오크인데 재 같은 피트, 딸기잼 같은 노트, 적당한 타닌, 붉은과실류5 맛있음. 피니시는 중간정도길이. 붉은과실맛이 길게 이어지면서 약간의 메이플시럽같은 단맛. 알콜이 치는 느낌이 있음.
89-90-90
옥토모어14.1
고소한 재 느낌의 피트4 레몬3
맛에서 스파이스 강함. 스파이스는 후추,정향,시나몬2 재 느낌의 피트5. 코코넛 헤더허니. 피니시는 재 느낌이 중간 정도로 강한피트가 고소함과 같이 이어짐. 꿀느낌 꽤 강함4.
87-87-86
Aged 보타니스트 진. 3년 이상 숙성.
진을 선호하지 않지만, 이때까지 마셔본 진 중에 가장 먹을만하였다.
브룩라디 미니마켓도 살짝 구경해 주었다. 미니마켓이란 말에 걸맞게 시골 슈퍼 같은 느낌이어서 살만한 식료품이 많지는 않았다. 이후 호스텔로 향하였다.
호스텔 근처 슈퍼에서 구매한 치킨 너겟을 에어프라이어로 데우고, 라면을 끓여 먹으려 했으나 텃밭에 가던 호스텔 사장님이 알감자를 조금 챙겨주셨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깨끗하게 씻어 에어프라이어에 치킨 너겟과 함께 구워 공용으로 남겨져 있던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었다. 감자가 구워 먹기에 좋은 포슬포슬한 감자라 상당히 맛있게 먹었다. 약간의 버터가 있었다면 더욱 맛있었으리라... 너무 아쉬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다음날을 준비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룸메이트 호주인 친구들이 맥주를 한잔하러 가자고 해서 맥주 포트 샬레 호텔에 다시 방문하여 맥주 한 잔 간단하게 마신 뒤 휴식을 취하였다.
다음 편은 아드벡, 라가불린, 라프로익으로 이어집니다.
==브룩라디 가격 정보(GBP)== *증류소 핸드필은 500mL
브룩라디 클래식 라디 - 46
브룩라디 클래식 라디 쉐리캐스크 에디션 - 65
브룩라디 올가닉 발리 2012 - 85
브룩라디 베어 발리 2013 - 100
브룩라디 아일라 발리 2014 - 70
브룩라디 18년 - 150
브룩라디 21년 - 250
브룩라디 30년 - 1500
브룩라디 73 Scott Mcarthur (Stan) (증류소 핸드필) - 80 (? 가격이 정확하게 안찍혀서 얼핏 기억하기로 포트샬롯보다 조금 저렴했던걸로)
포트샬롯 아일라 발리 2014 - 80
포트샬롯 10년 - 60
포트샬롯 PMC:01 2013 - 110
포트샬롯 로큰달 2.2 - 165
포트샬롯 PLC:02 2012 (증류소 핸드필) - 90
옥토모어 14.1 - 140
옥토모어 14.4 (증류소 한정) - 175
옥토모어 싱글캐스크 12년 (2011) 2nd fill syrah cask - 325
블랙아트 11.1 - 395
Biodynamic project - 100
Ternary project - 275
증류소 샵에 전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도 홈페이지 상에서 파는 것들도 있으니 (옥토모어 13 시리즈 등) 더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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