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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체스계 슈퍼스타, 하워드 스턴튼 下 - 악귀편 -

김첨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10 09:10:02
조회 11822 추천 100 댓글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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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인공, 하워드 스턴튼은 파리에서 생아망에게 승리를 거두고 일약 영웅이 되었다.



최고의 인기, 잘 팔리는 잡지, 무수한 팬들.


여기서 그가 더 바랄 게 있었을까?


이대로 깨끗한 삶을 살았더라면 영원히 영국 체스의 아름다운 전설로 남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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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턴튼은 성격이 정말 미친듯이 더러운 인간이었다.


체스사의 최고 권위자 M. J. Murray는, 그가 앓고 있던 심장병과, (사생아설에 따른) 불우했던 어린 시절 등에서 그의 더러운 성격의 원인을 찾고 있지만,


어쨌거나, 확실한 것은, 그의 성격이 몹시 더러웠다는 것뿐이다.



성공을 맛봐서 타락한 흔한 케이스도 아니고, 원래부터 성격이 더러웠던 징후가 상당히 포착됐는데,


파리에서의 성공으로 인해 이제 그 더러운 성격을 뽐낼 수단을 손에 넣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스턴튼은 제일 잘 나가는 체스 잡지의 발행인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영향력을 하필이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기를 체스로 이긴 사람들을 비방하고 매장하는 데에 적극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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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계의 거물 스턴튼에게 밉보인 인간은 얼마 안 가 스턴튼의 체스 잡지에 이름이 실렸고,


좌표가 찍힌 사람은 이어지는 스턴튼의 무지성 광신도 투하 콤보공격을 맞이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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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게 매우 악질이었던 것이, 스턴튼이 자기 이름을 단 칼럼으로만 이런 비방을 한 것이 아니라,


구독자 의견을 소개하는 잡지 코너를 운영하며,


"ㅋㅋ 한 구독자님이 이런 의견을 담은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A선수 실력 개씹구린데 왜 이렇게 쳐빨리는지 모르겠음'. 네, 좋은 의견 잘 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이름도 밝히지 않은채 유동분탕질로 사람을 마구 긁어대고는 했다는 것이다.




체스계에서 제일 가는 인플루언서, 거기다 제일 가는 잡지의 음해.


19세기 중엽의 영국에서 반론보도 청구권이 성립했을 리도 없으니 제대로 된 반론의 기회조차 없다.


스턴튼한테 이 콤보공격을 맞은 피해자들은 모두 화병이 나 미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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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이 짓거리를 해댄 것이라,


한 체스 역사가는 그가 언제나, 누구와든 싸울 준비가 되어있던 인간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한때 그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1대 세계 챔피언 슈타이니츠는 훗날 하워드 스턴튼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게임의 확산을 위해 정말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 체스 세계의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그를 따라 올라가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투척무기(missile)를 던져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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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제대로 미친 성격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 중 하나로, 1847년 London Grand Divan이라는 체스 살롱에서 벌어진 사건이 있다.


London Grand Divan은 당대 영국 체스 플레이어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았던 장소였는데, (이름을 바꿔 무려 현재까지도 운영중.)


살롱 주인이 살롱의 재개장 기념으로 스턴튼을 초청하여, 살롱의 단골이었던 에드워드 로우(Edward Löwe)라는 체스 선수와 이벤트 매치를 열었다.



그런데 이때의 하워드 스턴튼은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 별 유명하지도 않은 동네 체스 선수와 급이 맞았을 리가 없다.


이 시대에는 강한 플레이어들이 패널티를 안고 약한 플레이어들을 상대하는 것이 당연한 매너였기 때문에, (바둑의 접바둑과 동일함)


무려 폰 하나와 두 번의 무브를 내주고 게임을 했다.



그런데 패널티를 너무 많이 떠안은 탓일까. 어쩌면 에드워드 로우가 생각보다는 훌륭한 플레이어였던 걸까.


스턴튼은 1승 4패 2무로 해당 매치에서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그러나 폰 하나와 두 번의 무브를 내주고 시작한다는 것은 알다시피 체스에서는 정말 너무나도 막대한 패널티.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렇게 패배한 것이 별로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 터인데,


우리 자존심의 괴물 스턴튼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패배 전, Löwe를 "Divan의 단골들에게 뛰어난 재능으로 널리 알려져있던 선수"라고 소개했던 스턴튼은,


패배 후, 칼럼에서 구독자 의견(이라는 이름의 유동닉)으로, "Löwe는 스턴튼이 여태 상대해온 선수들에 비해 너무 급이 떨어지는 듯 ㅋ"이라며 음해를 갈겼고,



심지어, 경기 전에는 Grand Divan을 "가장 유명한 대도시의 선수들의 휴양지"라고 소개해놓고는


패배 후 경기에 대해 "Divan 같은 지루한 장소의 수준에 딱 맞는 경기 수준임 ㅋ"이라는 정신 나간 코멘트를 남기며


자신을 초대해준 살롱 주인까지 욕을 먹이는 미친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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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아서는 이런 사건을 계속 터뜨리면 금방 사회적 매장을 당할 법도 한데,


하워드 스턴튼은 확실히 글을 잘 썼고, 분석력도 뛰어났고, 무엇보다도 생아망을 이긴 런던의 체스 영웅이었으므로,


나락에 가는 일 없이, 계속 팬들의 추앙을 받으며 칼럼 연재를 이어나갔다.



스턴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분통이 터질 노릇.


M. J. Murray 왈, 아예 런던 체스계 전체가 수십 년간 친스턴튼파와 반스턴튼파로 분열되어 쌈박질을 벌이는 형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더러웠던 성격만큼이나 대단했던 하워드 스턴튼의 체스계에 대한 기여 역시 결코 부정할 수는 없다.


스턴튼은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체스의 국제적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예를 들어 캐슬링·승급·앙파상 등은 당대까지만 해도 지역별로 세부 규정이 조금씩 다른 상황이었는데,


오늘날 체스의 세부 규정 정립이 대부분 19세기 중엽의 런던에서 그의 영향력 아래서 이루어졌고,


현재의 캐슬링 규정과 승급 규정이 모두 당시 스턴튼이 지지했던 규정들이라는 사실은, 그가 체스계에 남긴 거대한 족적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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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가 남긴 최고의 업적 중 하나로, 1851년 최초의 체스 국제 토너먼트 개최가 있다.


대영제국의 우월성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1851년에 수정궁 만국박람회가 개최될 것이란 소식을 듣자,


스턴튼은 전세계로부터 방문객들이 오는 이때가 국제대회 개최의 적기라고 판단하였다.



스턴튼은 토너먼트의 주최를 맡아, 개최 비용의 모금을 주도하고, 유럽 각국의 체스 마스터들을 초청하며, 자신이 선수로까지 직접 나서는 등


정말 열성적으로 체스 최초의 국제 토너먼트를 이끌어나갔고,


이 과정에서 몹시 대인배스러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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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선수로는 무명이지만 체스퍼즐 제작자로서 유명했던 독일의 한 김나지움의 수학 교사를 토너먼트 선수로서 초청했는데,


이 사람은 어머니와 여동생을 혼자서 열심히 부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수학 교사가 수중에 돈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었겠는가?


독일에서 영국까지 왕복 여행비, 그리고 그동안의 식비와 주거비는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이고?



수학 교사가 재정적으로 형편이 안 된다며 출전을 거절하려 하자,


스턴튼은, 열심히 해서 상금을 타서 따갚되를 하면 될 것이고,


혹여나 당신이 상금을 타지 못한다면, 내가 당신의 경비를 모두 대신 지불해주겠다, 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스턴튼의 그러한 열정적인 노력들 덕분에, 수학 교사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대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된다.




그리고, 4강.


하워드 스턴튼은 그가 초대한 독일의 수학 교사, 아돌프 안데르센에게 처참하게 찢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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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돌프 안데르센은 최초의 국제 토너먼트에서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자한테 졌으니 된 거 아님? 하고 정신승리하기도 애매하게, 스턴튼은 34위전에서 자신의 제자 Elijah Wiliams에게 패배해, 최종 4위가 되고 말았다.



참고로 이 시기, 스턴튼과 대립각을 세우던 런던 체스 클럽에서, 분탕질을 치기 위해 비슷한 시기 비슷한 대회를 개최했는데,


안데르센이 여기서도 우승하며, 체스 세계 최강의 자리를 확고하게 스턴튼으로부터 탈취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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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학 교사 아돌프 안데르센(Adolf Anderssen, 1818-1879)은 오늘날에도 체스 플레이어들이라면 제법 이름을 들어보았을 법한데,


안데르센 오프닝(1. a3), 스카치 게임의 바리에이션 anderssen attack,


불후의 게임(Evergreen game), 불멸의 게임(Immortal Game) 등으로 여전히 오늘날에도 꽤 유명한 19세기 낭만주의 체스의 레전드 선수다.


1대 세계 챔피언 슈타이니츠도 훗날 아돌프 안데르센을 이긴 뒤에야 챔피언을 자처했으니, 사실상의 0대 비공식 세계 챔피언.


하워드 스턴튼은 이러한 위대한 인재를 본의치 않게 발굴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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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턴튼의 반응은 어땠을까?


신사답게 승자에게 갈채의 박수를 보냈을까?


그럴 리가 없다. 당연히, 아주 지랄발광을 했다고 한다.



주변 지인들에게는 "내가 대회 주최 및 운영까지 하느라 경기 준비할 시간이 없어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다녔고,


(이는 그의 대회 개최를 위한 노력과 건강 상태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주장이기는 하다.)


3·4위전에서는 제자가 너무 수를 느리게 두는 바람에 자기가 너무 화가 나서 집중을 못해서 패배했다며 제자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었고, 다시는 화해하지 않았다.



이후, 스턴튼은 토너먼트의 주요 경기들을 기록으로 편찬하며, 끝내 분노를 도저히 참지 못하여


"대회경기들수준꼬라지진짜개쳐박았네 아오ㅋ" 라는 미친 코멘트를 달아,


그의 적들 뿐만 아니라 같이 대회를 주최한 동료들마저 경악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늘날 그의 이미지를 완전히 박살낼 마지막 재앙이 대서양 저편에서 찾아오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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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미국의 체스 이야기를 해보자.



당대 미국은 체스 세계의 변방 중 변방이었다. (사실 체스의 변방이기 이전에 국제세계의 변방이기도 했다.)


이때까지는 체스의 인프라도, 인구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미국에서 체스 좀 뒀다 해봐야 어디까지나 촌놈 취급.


그러나 그러한 나쁜 환경도, 한 명의 진짜 천재가 확률적으로 탄생하는 것은 막지 못했으니, 그가 바로 폴 모피(Paul Morphy, 1837-18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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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토박이였던 폴 모피는 9세의 나이부터 이미 뉴올리언스 체스 최강의 반열에 올랐고,


1857년, 20세의 나이에 뉴욕에서 개최된 제1회 미국 체스 토너먼트에서 상대들을 말그대로 압살하며 우승을 차지한다.


그야말로 신이 내린 재능.


미국 체스인들은 모피에 열광했고, 벌써부터 꿈을 꾸고 있었다. 모피가 체스의 본고장인 유럽 대륙에서도 인정받는 꿈을.



그래서 뉴올리언스 체스 클럽은, 그들이 생각하는 체스 세계의 최강자, 하워드 스턴튼에게 편지를 보낸다.


부디 뉴올리언스를 방문하셔서, 우리 모피와 대국 한 번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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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제안은 우리의 주인공 하워드 스턴튼에게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사실 이때, 1858년에는, 스턴튼은 여전히 체스 칼럼 작가로 활동하고 있긴 했지만, 경쟁적인 체스 플레이어로서는 이미 반쯤 은퇴를 한 상황이었다.


나이를 먹어 기력도 많이 떨어졌으며, 고질적인 심장병 문제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그는 이제 셰익스피어 학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학계에서도 나름 인정 받고, 출판사와도 정기적으로 원고를 보내야 하는 계약을 맺고 있었던 상황.


안타깝게도 미국놈들은 촌놈들답게 소식 업데이트가 늦어, 이러한 사실들도 모르고 덜컥 스턴튼에게 편지를 보내고 말았던 것이었다.



사실 그다지 합당한 제안은 아니었으니, 이런 사정들을 감안하면 스턴튼이 처음부터 예의바르게 거절했다면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턴튼이 누구인가?


그야말로 미친 자존심의 소유자가 아니던가?


절대로 이런 상황에서 "응 안해"를 말할 수 없는 사내.


자기가 더 이상 진지하게 체스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걸 도무지 인정할 수 없는 사내였던 것이다.



"흠.. 근데 아무리 그래도 내가 급이 있는데 님쪽에서 와야되는 거 아님?"


"님이 방문하면 유럽의 많은 체스 마스터들을 만날 기회가 되지 않겠음? (내가 만나준다곤 안함)"


"그리고 요새 내가 셰익스피어 연구에 매진 중이고.. 매우 바쁜데.. 연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라면 어울려줄 수 있지만.. (근데 존나 방해되니까 꺼지라는 뜻)"


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모피는 이걸 OK 사인으로 알아듣고 곧장 유럽에 갈 준비를 시작한다.



모피의 가족들은 아들내미가 체스 두러 대서양을 건너 가겠다 하니 무슨 미친 소리냐며 극구 반대했는데


뉴올리언스 체스 클럽과 미국 전역의 체스인들이 나서서 그의 가족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우리 미국의 스타가 유럽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열망!!!!!!!


이렇게 모피는 대서양 너머 유럽 대륙으로 스턴튼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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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저왔어요 한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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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1발'




스턴튼은 아직 바쁘다느니, 모피가 가져온 상금이 부족하다느니 온갖 핑계를 대며, 거절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모피와의 대국을 거듭 뒤로 미뤘고,


모피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할 일이 없어 유럽의 다른 체스 마스터들을 만나러 다니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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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오늘날 알려진 폴 모피의 전설적인 유럽 도장깨기가 된 것이다.


모피는 당대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체스 마스터들이었던 Harrwitz, Lowenthal, 심지어 국제 토너먼트 우승자 아돌프 안데르센까지 완전히 개박살을 내버리며,


순식간에 체스 세계 최강자로 인정받게 된다.



어떻게 보면 스턴튼이 또다시 체스계의 위대한 인재를 발굴해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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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오페라 게임도 바로 이 시기의 일.


폴 모피는 유럽을 방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일약 스타가 되었고, 유럽 사교계 전체가 그를 한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러나 그런 대스타 역시 우리의 스턴튼을 만날 수는 없었다.


모피는 스턴튼과의 매치를 오매불망 기다렸으나, 스턴튼은 계속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었고,


동시에 뒤로는 좌표의 능력과 광신도들을 활용하여 끝없이 언론플레이를 갈겨, 모피의 멘탈을 아주 끝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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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는 속이 터져, 나중에 대국이 최종적으로 결렬되자,


영국 체스 협회장을 붙들고, 이거 내가 잘못한 거 아니라고 사람들한테 말좀 해달라고 하소연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모피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스턴튼은 욕을 좀 쳐먹긴 했지만 그 뒤로도 별 탈 없이 죽는 날까지 체스 칼럼을 연재하며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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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최고의 체스 칼럼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가장 인기 있는 체스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오늘날 체스의 국제화·표준화·대중화를 이끈 선구자격 인물.


그러나 동시에 그 미친 영향력으로 평생 체스계 전체에 분탕을 치고 다니며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


그의 명과 암이 분명한 삶의 행적 때문에 스턴튼은 당대부터 오늘날까지 줄곧 체스 역사가들의 단골 소재가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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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는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만든다는 말 그대로,


19세기 내내 빠와 까의 혼을 모두 쏙 빼놓았던 하워드 스턴튼이야말로,


'19세기의 체스계 슈퍼스타'라는 칭호에 걸맞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양학






출처: 체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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