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놀고 왔음.
역시 세금으로 운영하는 행사라 교통비에 숙소까지 지원해주니 그냥 광탈해도 공짜여행 공짜밥 개꿀 아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도착하니 여기까지 오고 그정도로 만족하고 싶지가 않아져서 꽤 절실해졌음
호텔은 내가 이런장소를 많이 안다녀봐서 이렇다 할만한건 잘 모르겠지만 그냥 에어컨 하루종일 틀어도 됨 <-GOAT라서 편하게 잘 쉬었음
조식 무료제공이길래 평소에 비싸서 많이 못먹는 과일 많이 먹어서 개이득봤다. 오렌지 싱싱하더라
지자체+이벤트 통제인원+호텔+스붕이들 이끌어주는 스제
이렇게 넷이서 소통하는게 어렵다 보니 자잘한 찐빠가 있었던거같음.
AD카드랑 실명달린 유니폼(뭔가 쪽팔림) 나눠주는 과정이나 셔틀버스 타는 위치같은게 뒤죽박죽이라 결국 염치 불구하고 스태프분 자차를 얻어타고 회장 도착
앞에 있는 존나 커다란 대형스크린으로는 롤같은 메이저게임 중계하고, 스파는 4위전 이전까지는 구석탱이 코딱지만한 부스에서 진행했음.
특유의 밀폐감때문에 긴장은 별로 안한거같다. 손떨리고 입이 마르는 긴장보다는 그냥 생각이 좀 둔해지는 느낌이었음
쉴새없이 발린 첫게임은 빼놓고 경기내용에 대해서도 좀 기억을 더듬어보면
많은 사람이 궁금해 했던 '이사람은 왜 다 이겨놓고 술마심? 인성질하다 실패함?'
아님. 제이미 유저분은 sa1쓰고 스틱에서 손때고 일어났는데 멋대로 2방향이 인식되서 그랬답니다.
경기중에 개뜬금없이 2kk가 발동한것도 그렇고 스틱 각을 최근에 교체했다는데 장비문제가 있었던듯
근데 여기서 그냥 순수하게 운으로 올라오니까 무슨
내가 여기서 살아남은건 뭔가 이유가 있다. 우승하라는 신의 계시다
이따위 모드가 되서 다음판에 심리를 존나크게 쓰기 시작함
이번대회 최대 아웃풋이라고 할만한 장면도 여기서 나왔다. 상대 릴리분 풋시쌈을 너무 과학적으로 잘해서 운으로 패버릴수밖에 없었음
근데 원래 상성상 불리 캐릭은 원래 이길 각 나왔을때 호다닥 이겨야함ㄹㅇ;;
그리고 4위전부터는 큰 무대에서 한다길래
고우키마냥 복도 휘청휘청 걸어다니면서 살의의 파동 풀차지 씨발 가자잇!!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펑 소리나면서 무대쪽 전자기기 다 꺼지고 중계 뿐 아니라 경기용 컴퓨터까지 나감
나중에 듣기로는 발전기가 나가서 수리업체를 불렀다나 하는데
여기서 운영측이 좀 너무했던게 선수들 인솔자들한테만 설명해놓고 그냥 모여서 보는 사람들한테는 일언반구도 안함;;
곧 시작됩니다<-이 화면을 3시간동안 틀고 있는데 이게 맞는건가
하여튼 언제 복구될지 모르는 상태로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을 내리 기다리고 있으니까 저녁시간도 훌쩍 지나고 몸이 바스라지는거같았음
정말 다행스럽게도 스제에서 샌드위치랑 핫바같은거 나눠주셨는데 진짜 눈물콧물나게 감사했습니다. 심지어 핸드폰 배터리 없다니까 보조배터리까지 빌려주심
ㄹㅇ참피마냥 차도 얻어타고 밥도 얻어쳐먹고 전기까지 뺏어쓰고 닉값 제대로 한다는 생각 들어서 혼자 살짝 쪼겜
님들도 스제 유튜브랑 아프리카 아무거나 들어가서 배너광고 광클하셈 이거 스파 미래에 도움됨;;
하여튼 전력복구 끝나고 피파 마무리하고 드디어 스파 시작
한국 한정 개 하꼬겜이 저렇게 큰 화면으로 송출되는거 보니까 뭔가 신기하고 웅장하고 그러더라
승자조 부터 경기 끝나고 드디어! 자리에 앉았는데
기다림에 너무 지쳐서 저 커다란 무대에 앉았는데도 긴장은 커녕 하품이 찍찍 나오면서 시발 한시간만 자고싶다..이딴 생각 들기 시작함
당연히 상대분도 똑같은 고통을 겪은 후니까 컨디션 조져서 졌다는 개소리는 하면 안되겠다만
모든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 할 수 있어야 비로소 건전한 E스포츠 아니겠습니까 흑흑
알겠지만 결과는 무난하게 3:1로 졌다
그래도 리버설 예측 sa1이라는 죽창의 편린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력차이로 패배했지만 내 실력도 계속 오르는 중이라고 확신함. 다음에는 대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게임하고 싶다!
근데 생각해보니 우승한 사람한테 승자조에서 지고 패자조에서 또 졌네 사실상 시발 평행세계 명예준우승 아님? (병신)
호텔 돌아와서 갤 반응도 좀 보고 방송영상도 보는데 솔직히 눈물이 찔끔찔끔 났다.
신기하게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제법 있더라. 아무래도 마리사라는 힙스터 캐릭이 대회에서 흔하게 보이지 않으니 신기해서 그랬던거같음
내가 뭐 프로도 아니고 그사람들이 나한테 뭘 준것도 아닌데 괜히 더 잘하지 못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집에서 부랄 벅벅 긁으면서 게임하다가 나온 내 마음도 이런데
진짜 팬들, 진짜 스폰서를 달고 게임하는 프로들은 패배할때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겠지? 리스팩 해야겠지?
하여튼 마리사는 지금 똥캐취급 받고 캐미는 S급캐릭이니까 이정도도 잘한거다<- 이런 소리도 많이 들었고, 스스로도 거기에 어느정도 동의는 하는데..
그런식으로 패배를 정당화 하려니까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져서 낑낑거렸음.
그렇게나 피곤했는데 자려고 누우니까 경기장 소음이랑 스제 해설음성 (기가 맥힙니다 xxx선수-) 이런게 계속 귓가에 울려서 꽤 오랬동안 뒤척거리다가 잠들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조식먹고 멘탈 정리하고 집에 가는데
씨!!발!!! 고속버스에 대통령상 붙어있는거 보고 다시 심란해짐
버스에 앉아서 훌쩍훌쩍 거리다가 다시 그래도 4등이래 대단해~ 이랬다가 다시 훌쩍거리다가 이러면서 왔음. 엉덩이에 뿔날듯ㄹㅇ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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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몰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스제 및 관계자분, 살갑게 대해주고 배려해주신 모든 선수분들한테 감사드립니다
응원해준 갤럼이나 시청자분께 부끄럽지만 분에 넘치게 고마웠음
마리사는 어느정도 약캐라인에 있는게 사실이지만, 마리사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생각함. 그걸 많이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다
실력은 게임을 계속 하는 이상 지금보다 계속 늘거라고 생각함. 이길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오늘보다 내일 잘할거라는건 확신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딱히 전업프로를 할 실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럴만한 수준이 되었다고 스스로 느끼면 기회가 왔을때 놓치고 싶지 않음
하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2군 라인도 어림없다
남은 주말 잘 보내고 스파 오랬동안 재밌게 하면서 봅시다. 가끔 마리사 공략이나 랭겜 매드무비나 점수 비틱질이나 기타 똥글싸러 오겠음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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