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까지의 이야기는 굳이 글로 남길 필요도 없이 순조로웠다

복장은 완벽히 구비했고

바디도 새로 준비했다

헤어는 실패 가능성까지 고려해 2개로 구성했고

얼굴도 이만하면 최고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완성된 모습

원작과 비교하면 확실히 분위기는 재현에 성공했다

머리도 비슷하다

옷은 똑같다

하지만 이질감이 남아 사라지질 않는다

어설프게나마 느낀 이질감 때문에

그걸 없애기 위해 얼굴을 바꿔보려 했다

저 얼굴을 지금부터 아래의 순서대로 바꿀 생각이다

그림판으로 천천히 끄적인 것도 이만하게 잘나왔으니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내리 제작을 이어갔다

흰색 눈동자를 찍어줄 검에 기본적으로 검은색을 칠해줄 붓

준비는 끝마쳤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

그 전에 필요하다 생각되어 충분한 연습도 가졌다

왼쪽은 다소 실패한 경향이 크고

오른쪽을 칠하던 느낌대로 하면 되겠거니 어설프게 생각했다

쉽지 않았다

약간 삐쳐나간 부분과

약간 덜칠해진 부분을

난 세밀하게 컨트롤할 수 없었다

만약 여기서 멈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는다

실패했다

락카 신너로 삐져나간 도색을 지우려던게 화근이 되어

이렇게 얼굴 하나가 망가져서 완전히 못쓰게 되어버렸다..

진짜 씨발 소리도 안나오더라

허탈한 느낌

눈치챘을 땐 이미 눈썹이 날아간 후였다

어설픈 작업 실력을 갖고 있으면서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게 잘못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다고 준비하고 시도했는데

복구조차 불가능한 이런 실패를 맞이하는 건 처음이다

자림이 다 만들면.....

찍고 싶었던 컨셉 사진이 한가득이었는데

이렇게 실패하니까 뭐라 할 말이 없네

나만의 넨도로이드 만들기 시리즈는 초편인 조을년 여사 때도 그랬지만

실패하면 실패한걸 여과없이 보여주고

그걸 극복하는 내용을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근데 이번엔 그게 힘들 것 같다

당분간은 어떤 작업도 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