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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정찰기 만들다 때려치우는 이야기앱에서 작성

우희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1 19:45:02
조회 19671 추천 83 댓글 84

'가장 빠른 비행기' 와 '가장 높이 나는 비행기' 하면 떠오르는
두 기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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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미국의 SR-71과 U-2 정찰기임

이들은 냉전기에 소련의 영공과 영해를 넘나들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고, 소련 방공군과 소련 공군은 이들의 정찰비행을 저지하려 했으나 결국 소련이 멸망하는 그날까지 막지 못했음.

근데 이쯤되면 궁금증이 하나 생김


4

미국 정찰기에 영공이 유린당하던 소련은
왜 U-2나 SR-71같은 기체를 양산하지 않았던 걸까?

물론 소련군도 정찰기는 보유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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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NT 정찰기인 IL-20M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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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22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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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95MR, Tu-95RT같은 애들은 있었지만 이들의 주된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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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거대한 미사일들을 미국 항모전단으로 유도하거나 나토군의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지 미국 본토의 ICBM 기지나 잠수함 사령부를 찍고다니는게 아니였음.

소련의 첫번째 장거리 정찰기는 YAK-25 RV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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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가 소련 상공을 날아다니니까 빡친 소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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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후 요격기였던 YAK-25를 기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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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를 제설계하고 후퇴익을 직선익으로 교체, 랜딩 기어 구조를 변경하는 등의 상당한 개조를 거친 기체였음.
이 항공기는 20~21km의 고도에서 순항할 수 있었으며,
고도 20km 에서 800km/h를 낼 수 있었음.  
1959년 7월, 시험 조종사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는 Yak-25RV로 2,000kg과 1,000kg을 적재하고  각각 20,174m와 20,456m의 고도에 도달하는 등 고고도 비행 성능은 좋았지만.....
문제는 다른 성능이 진짜 개병신이었단거임.

1961년 소련군에 배치된 YSK-25RV는 배치되자마자 불만이 터져 나왔는데, 에어 브레이크와 플랩이 없어 기동성이 낮았고, 항속 거리는 아무리 좋게 잡아도 U-2의 절반 수준인 5000km에 불과했으며, 필요한 고고도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장착한 R-11V-300 엔진은 수명이 짧고 결함투성이라 작동하기 어려웠음. 이런 이유로 YAK-25RV는 정찰기로 쓰이기보다는 SA-2와 같은 지대공미사일 개발에서 표적 항공기로 쓰이거나 U-2를 모방해
소련 방공군의 좋은 훈련용 교보재가 되었음.

1959-1965년에 155대의 Yak-25RV가 생산되었는데, 그 중 74대는 유인기였고 81대는 무인기였음.
대부분의 유인 Yak-25RV는 수명이 다한 후 무인 표적 항공기로 전환되었고, 이후 더 현대적인 MiG-25R/RB로 대체되었음. Yak-25RV의 의의는 소련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꽤나 중요한 역활을 했다는 정도....?

소련군의 두번째 고고도정찰기 계획은 베리예프 S-13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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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랑 존나 닮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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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S-13이 1960년 5월에 격추되었던 U-2를 배껴서 만들려고한 비행기였기 때문임. U-2는 1960년까진 자유롭게 소련의 영공을 넘나들었지만, SA-2로 무장한 소련군은 이를 더이상 허락하지 않았음. U-2는 미사일에 맞아 부서졌지만, 파편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었기에 1960년 6월 소련 각료회의는 항공기와 Pratt & Whitney J75-P-13 엔진을 배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음.
F. Zubets 교수가 이끄는 카잔의 16 실험설계국은 엔진을 역엔지니어링하여 RD-16-75라는 명칭을 붙였음. 1960년 8월 23일 소련 각료회의는 5대의 항공기(S-13으로 지정)를 주문했으며, 그 중 2대는 시험 비행을 완료한 후 공군에 제공될 예정이었음.

U-2를 배끼는 과정은 매우 촉박했는데, U-2의 모든 구성 요소를 조사하고, 소련군의 군사표준을 따르면서 이를 완벽하게 복사할 계획이었기 때문임.
S-13은 공중 정찰, 기상 연구 및 풍선 요격기로 사용될 예정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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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인민들을 갈아넣은 덕분인지 약 1년만인 1961년 4월에
첫 번째 S-13의 동체가 완성되었음.
그러나 1962년 5월에 각료회의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알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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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미국도 고고도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표적을 격추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음. 이를 안 소련군 상층부는 즉시 프로젝트를 취소했으며, 정찰위성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는 매우 합리적인 교훈을 얻었음.
S-13은 비록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후 새로운 소련 항공기 설계에 사용된 합금, 재료 및 처리 방법에 대한 귀중한 기술을 제공했음.

하지만 U-2가 격추되었다고 해서 물러날 미국이 아니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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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존나 빠르고 높게 날면 소련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다! 는
생각으로 1964년 SR-71을 배치했고, 이 새로운 정찰기는 신나게 소련 상공을 휘젓고 다녔음.

여기에 또 한번 빡친 소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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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P(Реактивный Стратегический Разведчик) 또는 RSR이라 불리는 초음속 정찰기를 계획했는데, 사실 이는 1954년부터 계획된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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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엔지니어였던 파벨 치빈은 OKB-256이라는 작은 설계국을 이끌고 있었는데, 이 야심찬 엔지니어는 1954년에 음속의 3배로 순항하는 Reaktivny Samolet (RS) 램젯 추진 폭격기를 개발하자고 소련군에 제안했음.

치빈이 무슨 약을 먹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1954년에 최대 항속 거리 16000 km, 최대고도 30km, 순항 속도 마하 2.5의 폭격기를 개발하려했음.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RS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할 속도와 고도에서 대륙간 핵 공격을 가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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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의 초기 설계는 매우 작고 얇은 날개 끝에 엔진을 단 설계였음.



진취적인 엔지니어의 프레젠테이션은 소련 국방부를 깜짝 놀라게 했고, 그의 소규모 팀은 1957년까지 비행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았음. 하지만 치빈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면서
그는 RS의 계획된 항속거리를 7000km으로 줄여야 했음.
변경된 RS는 베를린과 런던에 핵탄두를 내던지기에는 충분했으나, 대륙간 폭격에는 충분하지 않았음.

그러자 불굴의 치빈은 1930-40년대에 소련이 이미 개발한 개념으로 전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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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공중항모처럼 모선에 단거리 항공기를 실어 나르는 것임. 이러한 공중항공모함은 2차 세계 대전에서 잠깐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용되었기에

RS 폭격기 계획은 특별히 개조된 Tu-95-N 장거리 폭격기 내부에 실려 10km에서 RS를 '발사'할 예정이었음.
두 개의 분리 가능한 로켓 엔진은 이 기생 폭격기를 마하 2.4에서 20.8까지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 속도에서 램제트 엔진은 효율적으로 작동이 가능했음. 그러면 RS는 2,425파운드의 핵 활공 폭탄을 투하할 수 있었을 것임.

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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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D-21이란 비스무리한 물건을 만들어 정찰용으로 굴림

그러나 이 정신나간 폭격기 프로젝트는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소련이 ICBM을 처음으로 시험한 후, 국방부는 깊숙이 침투하는 전략폭격기에 대한 관심을 잃고 RS 프로젝트를 취소했기 때문임.
그 이후 개발된 Tu-22 와 같은 소련의 초음속 폭격기는 스탠드오프 미사일과 대함 임무를 목적으로 설계되었음.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치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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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를 2RS라는 전략적 정찰기로 바꿀 수 있다고 제안했음.
이는 카나드와 핵폭탄을 카메라로 대체했지만 공중 발사라는 개념은 그대로 유지했음. 이 프로젝트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취소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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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빈의 마지막 유산이 바로 RSR이었는데, 이는 램제트 엔진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두 개의 Soloviev D-21 터보팬 엔진으로 구동되고 지상 이착륙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전통적이었음. 낮아진 추력을 보강하기 위해 기체는 가벼운 듀랄루민으로 제작되었음.

조종사는 가압된 객실에 앉아 발전된 조종 시스템을 사용할수 있었고, 외부 표면은 지나가는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섭씨 220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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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미국이 세계 최초의 작전용 지대공 미사일인 Nike Ajax를 배치한 것 또한 RSR의 설계에 반영되었음.
레이더 단면적을 줄이도록 설계된 레이더 흡수 재료(RAM)로 코팅할 예정이었는데, 이는 오늘날 중요기술로 진화한 RAM의
최초 개념 중 하나였음.

그러나 RSR의 전투 반경은 이제 4000km으로 줄어들었음 치빈은 RSR이 정찰기나 폭격기-또는 풍선 요격기로 여러가지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지상에서 이륙하거나 Tu-95N 폭격기에서 공중 발사될 수 있다고 주장했음. 치빈에게 불행하게도 투폴레프 설계국의 투폴레프는 Tu-95N을 개발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여 Myasishchev 설계국에 짬때렸음. 게다가 그는 자신의 항공기용 D-21 엔진 생산을 독점하여 RSR 프로젝트에 이를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음.

1957년까지 OKB-256은 대신 두 개의 Mikulin AM-5 터보젯을 장착한 3/4 크기의 NM-1 시범기를 제작했음. 여러 차례의 지연 끝에 아음속 시험 모델은 1959년 4월 7일에 32회의 시험 비행 중 첫 번째 비행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이 기체의 비행 특성이 매우 불안정하다는게 드러났음. 즉, 제트기를 재설계해야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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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빈은 끝까지 인도되지 않은 D-21 엔진을 MiG-21과 Su-15에 사용된 Tumansky R-11F 터보젯으로 교체하고, 꼬리날개를 짧게 하고, 날개 표면을 얇게 만들고, 리벳을 용접으로 교체하여 무게를 줄였음. 터보젯 엔진과 잘린 사다리꼴 날개를 가진 이 진취적이었던 항공기는 SR-71과 F-104의 이상한 혼합체-혹은 멋진 공상과학 우주선처럼 보였음.

개량된 RSR-020 5대가 주문되었지만, 1959년 10월, OKB-256 설계국은 M-4 전략 폭격기로유명한 Myasishchev에 흡수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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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폭격기보다는 ICBM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던 흐루쇼프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결정으로, RSR 프로젝트 또한 시베리아 울란우데의 99호 공장에서 3~5대의 RSR-020 기체가 완성되어 엔진 장착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1960년 10월에 프로젝트는 중단되었고, 엔지니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체는 결국 폐기되었음. 치빈은 이후 소유즈-1, -2, 부란 우주 왕복선을 포함한 소련 우주선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

마치 장난감 우주선같았던 RSR은 기술적인 어려움과 소련의 내부 사정에 의해 끝내 날아오르지 못했지만, 만약 실제로 배치되었다면 SR-71의 대항마로써 역사에 남았으리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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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군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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