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인류애 대충전 아일라-캠벨타운 여행기] 6. 아일라 4일차앱에서 작성

ㅈㅆ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3 15:40:02
조회 6181 추천 15 댓글 34

우선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회복 중이고 2주 정도 있으면 술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시작하겠습니다. (feat. 위병리)


사고 직후 모든 차량들이 멈춰섰지만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아 차량들을 모두 보냈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깨가 너무 아파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등에 메고 있는 가방은 말 그대로 걸레짝이 되버렸고, 바지도 터지고, 팔과 손바닥에는 도로에 쓸린 상처들로 가득했다. 다행히 출혈은 없었다.


그러다 한 가족이 우릴 보고 가는 길을 멈춰 아내 분과 상의를 한 뒤, 아내 분과 가족들을 다른 차로 먼저 보내고 길가에 있는 우리 자전거를 옆에 있던 한 집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빼놓았다.

그러고 난 뒤 우리를 보모어에 위치한 병원에 데려다 주었지만 저녁 6시정도 된 시간이라 응급센터만 문을 열었다.

0e98f172c78b1bf1239df3e0309c701c4537ee71e59e0a650a3510aa6e07c5908392c82b33e747f801aa541e2e0e2e854cfaf91260

(다음날 찍은 아일라 병원 응급센터. 당일은 당연히 정신이 없어 찍지 못했다.)

사실 이번 여행을 일주일 정도만 계획했기에, 번거롭기도 했고 몇 푼 아껴보겠다고 여행자 보험은 따로 들지 않았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은 당장 간단한 진찰 밖에 
듣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에 엑스레이를 찍는 방법 밖에 없다 하였다.

상태도 상태지만, 병원비가 가장 걱정인 나는 병원비에 대해 조심스레 물었다. 얼마나 나올것인지. 그러나 놀랍게도, 병원 간호사 선생님들은 웃으면서 "걱정하지마. 모두 무료로 해줄게. 너 상태만 먼저 생각해." 라면서, 심지어는 "너가 스스로 너무 아프고 상태가 안좋다 생각들면 에어 앰뷸런스로 글래스고로 이송시켜줄게. 물론 돈은 걱정하지마" 라 할 정도였다.

크게 감동을 받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 장갑을 끼고 내가 다친 부위부터 시작해서 머리, 척추, 손 등 다른 부위에 이상이 생겼는 지 체크를 해주셨다. 다행히 다른 곳에는 이상이 없고 임시 방편으로 보조대와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그 동안 동생은 첫 날에 우릴 숙소로 데려다 주었던 어머님과 연락을 주고받다가, 내가 다쳤다는 소식을 전하니 다음날 엑스레이를 찍을 때 데려다주기로 하였다.

7eecf375b0f31af6239a85e6339c706a62a10f493c1d72d50766577fa7a05773c34d258cb31eab3e264fa7cbfecc5e129b8c2b04b8

0c9ff37ebd806a8423eff290469c7069808037c2a809f24520143d97b2fd3ed2956f446c0ac076db1e9534a5d09351538fc35cab8f

다음날 아침, 엑스레이를 찍으러 다시 아일라 병원을 찾았다. 한 가지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는데, 밑에 사진인 환자 대기실에서 브룩라디 티셔츠를 입은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인가 곰곰히 생각하고 있던 와중 떠오른 한 사람의 얼굴

7be9f400c3876b84239e86e4339c706f9aadd1b9193eabc753c971c0cd6097c624b3c4335a7c4aa0b8ad8c7dd3e8430133fa752ed5

(나야)

바로 어제 동생이 브룩라디에서 구매했었던, 핸드필에 있는 바로 그 직원분 이었다. 예명이 Stan 이었는데, 정중하게 맞냐고 물어보니 날 어떻게 아냐는 표정으로 맞다 하더라.

너무 이 상황이 웃기고 반가워 동생은 "당신 바틀 제가 어제 샀어요!" 라니, 껄껄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 같이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지만 병원에서 만난 사이길래 아쉽게도 에피소드 하나만 간직하고 간다. 그 와중에 브룩라디 직원 맞은 편에 앉아있는 한 여성 분은 그 분의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 좁디 좁은 아일라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 결과를 들려주시는데, 인대쪽을 봐보긴 해야하지만, 다행히 골절도 탈골도 되지 않았다며 팔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낫는다 하였다. 다 같이 자기 일처럼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해주시며 재밌게 놀다 가라고. 그 와중에 알중이었는지, 남아있는 투어에서 술을 마셔도 되냐 물어보니, "It will be good painkiller!" 라며 웃으시며 적당히 맛만 보라 하셨다.

남은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기로 하여, 오후 한시 반에 있을 보모어 테이스팅 투어 전까지 우리는 킬달튼 트리오 (아드벡, 라가불린, 라프로익)에 구경가기로 했다.

차로 약 30분 거리였으나, 병원에 데려다주신 스코틀랜드 부부께서 아드벡까지 태워주신다고. 자신들 약속이 점심 약속이니 혹시나 먼저 끝나게 되면 우리가 있는 곳에서 보모어까지 데려다주시기로 했지만, 괜히 신세되는 것 같아 천천히 일 보시고 우리도 보모어까지 잘 가보겠다 하였다.

089e8676c0831df623e8f3ec379c70698dcf104d430b5dfff5458eb22f3d3026557fc4ca9c9b73e96e12a8d72de6eef7ee0fa7c2a5

0beff307b38b1ef323ecf597449c706c89039a80160289db461f79912294a802bff4d6140e9c6b53d8ba3f1ca678ffa7f49f0f7142

7aeb8177c1846c83239df4e0359c701ca3aca280c1b605e7f1f1fed6c9d3880234efed8496488ef756d0ebbf242d4caca36e3f826a

그렇게 우리는 다시 첫째날에 방문했던 아드벡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점심에 운영하는 아드벡 트레일러에서 파니니와 샌드위치를 사먹고, 전날 사고 이후부터 계속 고생한 동생, 그리고 전날 밤 한국에서 원격진료를 해준 동생의 의대생 친구를 위해 간단한 작은 선물을 하나씩 사고 시간 관계 상 라프로익으로 이동했다.

09ebf402c7856cf523ec8fe1439c706adc6de7aa08948484d35918515e4e1602b2e2fdf1162533f49f16fa6ba8f4044f49d1f7a57d

페리를 타고 들어올 때 멀리서 봤었던 아드벡, 다시 방문해 벽을 찍었다.

7d9bf605b48b6bf323ecf4904f9c701eff401178a34767758ee86398e20a0cb32bf355c7bd2f1b6f7b58ff583dc41d54de169619b7

7c9bf57ebdf11b84239bf4ec4f9c706f133e55f7a17256ba766475fa4f0ca129cf921329f6bb512cfee2441dd899de1d644b9b5488

74e5f200b6f16a8423e8f097419c706fe9cd8eb667eac069e1aa0ac11f11efabca420a6abf98b3d20675335855b5037bd31f17f3fd

7ce98776c7866bf523e7f093439c701807d2bd61ca1a77d86b276e13a3b5006d80fad62c799f6a6a4cfbe83627e9d15f8aadb1978e

7b99857fb1806ef7239df2ed479c706450b3eabc3671c5786e9f3d681e97e55a34c4e5d1dc4797d505749186c788cca34fc35386a2

라프로익에서도 시간이 많이 부족해, 안에서 월컴 드링크정도만 드램으로 받고, 갖고 싶었던 물통을 하나 구매해 나왔다.

09eb8505b7f06a84239df7e3309c701c664e2c550847dfb3d68b836c196524c7d49bb9591f146eb689e9d4d46ee0ee3146186890b6

0be8f200bd856cf523ef86e24f9c706bc5364bf304ce5848ebac4fad41aa3607f9d04061c707e2a6cdb7abc9c3606c2f44dbe61f35

라프로익 벽사진도 완료. 참고로 증류소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다고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동생이 여행이 끝나고 말라가로 돌아가 블로그를 썼는데, 우리가 배에서 라가불린만 찍지 않았는데 이게 정말로 라가불린만 방문하지 못하게 된 복선이 아닐까 했다고 했다. 킬달튼 세 증류소 모두 아쉬움이 많게 있다 갔으니, 다음번에 포트앨런과 아드나호도 함께 제대로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0ce88405c6f46b8323eff7ed379c706c331ef4bb993ed921bd7faa4227770797231abe30e22da8eb66087c58c300784e872b7c6414


라프로익에서 보모어까지 차로 약 30분 이상 거리라 히치하이킹을 해야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차 한 대를 얻어탔으나 중간 지점인 포트엘런까지만 가는 운전자 분이었다. 그래도 감사한 나머지 포트엘런까지 함께 갔고, 마침 운이 좋아 처음으로 아일라에서 버스를 타게 되었다. 보모어 투어 시작은 1시 반이나, 약 10분정도 늦을것 같아 미리 전화로 늦는다 양해를 구하여 증류소에 도착하니 사진과 같이 막 투어가 시작되고 있었다.

749c8971b4f36a8523ec84ec449c7064c2af7499fbdabe935efe9025e3628270cd2debf9a804d8a9ba00e2f334680ec0037f85a26b

08eff203c384198723ebf2e6429c701e47a0d81cdef6f3862d91b284cef98c835459303b96f5749c305c17f998ac49fe2a7af71f85

089c817eb48b1e8023ef8e93459c701fb754855b4905bd842197cee95fcf2e5e920ce32c66efe9f904392ed52d221761130f30134d

78edf473b58a6bf6239e80e0429c70182cd825af7de245be13e083c097917c17dec627cb62aa286e9087ba37e42a581f575ec79e41

투어 가이드를 따라 바닷가 근처 길로 따라가다 보면, 아일라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보모어의 보물창고, 즉 No.1 Vaults 숙성고가 나온다.

7ceb8100b3f01cf4239a8290459c706f5f2db5820107e894eaad0caf0bc2dbe20687b24f51ff28c08419a217f37edbeb05fd518f03

0e9c8275b78169f023ed8093469c706bd44075e2ce977f77311dcc124d10c3f0ee9ece9183644a0703c78e56d1c49793268718fdc4

7dea867eb0f11e8223eb8391379c7065336dbec7c2dec45b843526de71c60655642bc7401c7dd9988857e3285941a0999eb30f93b5

엄청난 양의 오크통 맞은편에 철창에 불을 키면 이렇게 테이스팅룸이 나온다. 감옥같아 보이지만, 누구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그런 감옥이 나온다.

이번에 신청한 보모어 투어가 좋았던 점 중 하나는 1시간 반짜리 코스였지만 (휴동기 기준) 정말로 오로지 '테이스팅'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부나하벤 투어에서는 테이스팅 투어였지만 가이드 분께서 말하길, 어떤 맛이 난다고 형용하게 되면 거기에 사로 잡힐 수 있어 참가자들끼리 맛 공유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보모어 투어는 간단하게 약 10~20분 정도만 숙성 창고에 대한 얘기, 캐스크를 공수해오는 얘기를 한 뒤 바로 테이스팅을 하러 들여보내준다는 것이었다.

0ee58803b2831dff23eef7e7459c706c64827d37f101819d00acc7b5fe5da88d5220dbf5e220453d76e64042c072a0e82fe67d4908

75ebf374b3816af323ec8293359c701f6020b19c47056afb290aa79a01963a3c63ec2b956c1650d8746a2b8859000320fbf7976765

사실 개인적으로 영어를 엄청나게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스몰 토크나 간단한 비즈니스 영어에만 길들여져있기 때문에 테이스팅 투어에서 제조 공정이나 다른 심도있는 이야기를 주로 다루다보면 꽤나 피곤해졌다.

보모어 투어에서는 그런 일련의 과정은 줄이고, 무언가 '우리는 이런걸 잘해. 얘기가 굳이 필요 없지? 일단 맛 먼저 봐.' 이런 느낌을 받아 좋았다. 그렇다. 우리 모두 위스키가 담고 있는 그런 본연의 향과 맛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인가보다.

74eef475b08a6984239df3ec469c70184f6c02146e83dd400f0d13e7bd49c31b9f4e014f920c3b0803fa940a31dfd0c4ae804dcb8f

0b9cf375bc8b6efe23e6f4e3479c706a1e15064f4fa18669d51b34bf70c36a702984ff83c86edc26b922e22655cfc23436c2c653e4

7d9cf27fb48a6af123e7f0e2479c7019a8e7006936078faa47571140007e33ff12d3ecd5610ee99ea05a4d33a4abaecbbf9312dfcf

오늘 마셔본 위스키는 숙성 창고에서 총 세 잔이었다. 

- 2006 버번캐스크 18년 숙성 (55.3%)
- 1999 와인캐스크 25년 숙성 (42.2%)
- 2005 아몬티야도캐스크 19년 숙성 (58.4%)

기본으로 18년 이상 싱글캐스크들로 이루어진 시음 라인업이었다.

보모어를 접해본 바로는 15년 다키스트와 18년 딥앤컴플렉스 제품이 다였는데, 솔직하게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큰 감명을 받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저도수에서 오는 볼륨감이 크게 부족하다고 생각해 보모어를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보모어 애호가들 얘기를 들어보니, 섬유유연제 같은 향, 그리고 섬세하고 은은한 피트감이 매력이라 말하는데 그 얘기를 처음으로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7899f600b3f36d8423edf2e7409c706b8214bc0a5723647dfb04e993ba6185a726bcdb829687dd5ffeaf8dad6a1883c38a6a4c038c

7c9e8300bc846ef423e78090419c70689ebc253458e0b38fd79b2eac2318a40a18977630537f0e3cbab5a9f49dc95971b2a54b43e7

아마 이 투어의 최대 장점 아닐까. 세 캐스크 중 마음에 드는 한 캐스크의 샘플 100ml를 기념품으로 담아갈 수 있다.

나는 버번캐스크의 향수같은 섬유유연제 향과 적당한 알콜볼륨, 그리고 은은한 꽃향기에 섬세한 피트감이 취향이었다.

함께 온 동생은 아몬티야도 캐스크의 광팬인지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처음부터 "난 얘" 이러고 챙겨갔다.

물론 가장 고숙성이었던 와인캐스크도 세 캐스크들 중 가장 섬세하고 적포도와 청포도를 오가는, 그런 레이어드가 가장 두터운 매우 훌륭한 맛이었다. 하지만 우리 둘다 고도수를 선호했기에 선택하지 않았다.

789f8503b4f36883239bf093449c7018dc7a4f18369d8f8cf7614bb364d2079bd58a44b13110794f4710a028e2cf7f4b633eeb174d

09ef8072b28a688723e680e64e9c701ea47447d995f094192b93c7c985ed32de1288a7733f5b06aa93d9f1d6541903bfac548d224a

7b9c8873b5f668f123e681ec359c70182187faa00ae47b26fa633c03bdae49c1ea1960e147236757bf6d50f29dd1544fb8d3d16349

75e48077bd876e8323edf4e1429c70198e20c093509d6140d27e9547e5ccb6fb3f289b4f79c45de08cadfdfa3afa49996c7a68c10e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웨어하우스에서 기념품까지 모두 챙겨주고, 자신이 마신 잔들을 함께 가지고 올라와 비지터센터 2층에 위치한 바로 우리를 데려간다.

참가자들을 앉혀놓고 25년, 19년 feis ila, 핸드필 제품 중 한 잔을 고를 수 있게 해주었다.

나와 동생은 한 잔씩 골라 나눠마시려 했는데, 앞에 있는 중국에서 온 누나가 다 마셔보고 싶어하는 눈치라 셋이 나눠마시겠냐 물어보자, 기다렸다는 듯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주네!" 하며 웃으면서 세 잔을 부탁드렸다.

7f988405b3856b8223eff397409c706ceb47a5f9b065f39b3c671e26b4f63c2b941ffef022ab41ad3e006524a76bfb3fc8b3c5fcf0

08ebf17fb68119fe23ed83e34f9c706def5764016c01d9d11ed7a2fba8a644504cd4a37e735997ec56aa86ad207333e099068ba96b

그렇게 맛있게 마시고 우리는 2층 초입에 있는, 그 유명한 방문객 지도에도 하나 표시해왔다. 제주에서 온 사람이 처음일 줄 알았으나, 내가 두 번째가 되었다.

089ff302b3f760f323eff3ed409c7065df6d408018c6fa01a393f89a4ca68077a3ffcaab9adeebecdd13ba77b3453baf214fef412c

7fe5857fb08061ff23e885e14e9c706e6e293ab385d3d2426126b10d4ff74b058a2f40421c725641f0cfdddf3efdc4b143fd699f93

어깨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너무 재밌는 투어를 끝내니 기분좋게 증류소를 나왔다. 나오면서 한국에서부터 생각해놓았던 바틀을 하나 더 구입했다. 아까 2층 바에서 시음했던 2024 feis ila 19년 제품이었다. 그리고 2층 바에서 나올때 미니 잔도 공짜로 받고, 위스키까지 샀으니 기분이 너무나 좋아 아쉬운 맘에 증류소 사진 한 번 더 찍고 나왔다.

7b9c8304c1811cf7239cf0e5409c7069929661607c887fbcab9c732a95f34e3cbe34c2f65b182771224e5ef9e04e1c0cb8a78b7a1a

0ce4837eb68b6c8723eb8fed4e9c70693151f22f936879d983ec2cc6f890570a5a320b8185f887dbb5f9e1da82035c9383dcd1e56b


투어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 쉬고 난 뒤, 오전에 우릴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던 부부가 저녁 식사를 제안해주셨다. 다음날 아일라를 떠나는 우리에게, 7시반에 브리젠드 호텔 식당을 예약해 두셨다고 시간 나면 같이 저녁이라도 한 끼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아일라에 들어올 때부터 너무나 많은 신세를 졌던지라, 식사를 대접할 생각으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아, 물론 숙소까지 또.. 데리러 오셨다.

7eeb8771c7836e8423e7f3ed479c701c9cb925adaf403212d0d5ac3f7fabef8ebc24ebda902a28bc26947f960ee3dde7c7b1913dd6

0fe8f37fc4811cf523ea84e7409c706b21fd8d33cac22751ba101f749e5a27f985d480b4ba7449d7e5cbb72d0a904515fec371cfc1

0ee58075c687698023edf5e0309c70688a0c960cb8dbb1fe66dfda3349e2966cdc392ea97d6cf672586957257364bfdf83370d7676

7f9b877ec7f01df323eff497449c70188b30feecdff1b6a8bd0aa1f8ab823c2491cc96cc03c4f254916e850e09c6834b21dd77f85b


애피타이저부터 본식, 그리고 사진은 누락됐지만 디저트까지 제대로 먹고 나왔다. 영국은 개인적으로 세 번째였지만, 가장 퀄리티 높고 맛있는, 그런 만족스러웠던 식사는 처음이었다.

약 두 시간 동안 디저트까지 다 먹을 무렵, 남편분께서 "부담스러워 하지말고. 이건 우리가 사는거야." 라는 말씀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카운터로 가셨다.

어안이 벙벙해진 우리는 "신세를 너무 많이 져서 제가 사려 했어요. 멀리서 온, 처음 본 동양인인 저희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에요?" 라고 물으니, "우리도 너희만한 딸들이 있어. 여행 다닐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우리도 기분이 좋아져서 너희들에게 베푸는 거야."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내일 페리 시간을 물으시고, 아침에 선착장까지 태워주신다까지.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스페인에서 유학하는 동생은 올해 내로, 그리고 나는 내후년 초 정도에 있을 신혼여행 때 부부가 있는, 아니, 스코틀랜드 부모님이 있는 스털링을 찾아가기로 약속했다.

0ce8f174b1846b80239a8f93419c7069b2deb3f0ca1ffd72915b171372a9077978f55206adc1c25ab62c68612e47e67d6b4b2614c0

7e9e8276bc806ff4239c8694359c7018b62e7de0f7cf9765cd1faa8ea2f718be393b6ad833fac67eaab7b2486eeed812bd875fbfb5

집에 돌아와 기분이 너무 좋아 맥주를 함께 마시고 잤다.

술을 사서, 맛있는 위스키를 마셔서, 증류소를 가서 좋았던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지구 반대편에서 위스키가 좋아 찾은 아일라였지만 내가 찾은 건 잃어버렸던 인류애였다. 사람으로 감동받고 치유받았던 아일라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내일 일찍 아일라를 떠나는 아쉬움보다, 다시 찾아겠다는 다음번의 기대감과 함께 아일라에서의 마지막 밤이 끝났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캠벨타운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dc official App


출처: 위스키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12

5

원본 첨부파일 46본문 이미지 다운로드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기 세보여도 실제로는 멘탈 약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04 - -
공지 최신 트렌드 뉴스를 한눈에! 디시트렌드 운영자 24/11/06 - -
261234
썸네일
[리갤] 올해 주목할만한 유스 선수들을 알아보자 (스압)
[73]
아르네의전술공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5412 63
261230
썸네일
[싱갤] 스포) 훌쩍훌쩍 진부한 신파 애니메이션
[27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5173 477
261229
썸네일
[디갤] 운해가 춤을추던 오늘 안반데기의 새벽
[64]
12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7330 48
261227
썸네일
[공갤] "교도소 시설 열쇠 무단복사..수용자오가는 직원휴게실 방치"
[125]
이강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3043 82
261225
썸네일
[야갤] 사회성이 사라져버린... 일본 '유토리 세대', .jpg
[74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6259 272
261224
썸네일
[카연] 웹툰왕 3화
[77]
오십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4226 50
261222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한국 와서 개명 해야 하는 외국이름
[239]
레이퀀스뱅큐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5213 298
261220
썸네일
[공갤] 마포대교 투신시도자 난간 앉자…가방 훔쳐간 40대 ㄷㄷ
[528]
이강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0805 283
261219
썸네일
[A갤] 해피일본뉴스 177 (TSMC 3공장 확정, 경기판단 전부 상향)
[136]
더Inform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2934 78
261217
썸네일
[일갤] 청춘 18티켓을 이용한 일본열도 종단 5일차(최종)
[86]
우진교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4092 45
261215
썸네일
[공갤] '헌법 위에 촉법 있나'…딥페이크가 불붙인 촉법소년 논란
[650]
감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9665 66
261214
썸네일
[부갤] '초고령사회'보다 '생애확장사회'라고 하면 어떨까요
[62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5919 104
261212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고양이 Manga
[309]
레이퀀스뱅큐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9357 427
261209
썸네일
[미갤] 담배 줄여봤자 소용없다? ‘딱’ 끊어야 하는 이유
[46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8635 131
261207
썸네일
[카연] 세계문학 리뷰 만화: 위대한 유산 by 찰스 디킨스(상)
[44]
kidooni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1470 38
261205
썸네일
[싱갤] 갸루와 야돈 만화...jpg
[162]
레츠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5217 261
261204
썸네일
[공갤] 꼬리 흔드는 강아지 '휙' 던져 골절...미용사 입건
[322]
감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1267 132
261202
썸네일
[등갤] 등린이 일본 북알프스 종주 2부 (스압주의)
[55]
ZEN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7387 42
261200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부녀자들 공감해보기 촌
[182]
시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4484 88
261199
썸네일
[공갤] 하나님이 시켰다 7살 딸 때려 숨지게 한 친모 동거 때문에 비극 시작
[367]
감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2226 94
261197
썸네일
[중갤] 막장 드라마 "의료개혁" 결말 순한 맛 스포일러
[642]
ㅇㅇ(58.122) 09.01 27496 430
261194
썸네일
[M갤] 엠마갤러가 LA로 국저스 직관갔다가 차량뺑소니 당할 확률
[5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7104 88
261190
썸네일
[공갤] BTS 슈가, 정식 재판 안 갈 수도? 이 처벌' 받을 가능성 크다
[234]
감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2975 32
26118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위험한 범죄조직
[250]
니지카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5209 191
261187
썸네일
[필갤] NF1, 스피드 400, SHD 100, 일상
[28]
ND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8952 14
261185
썸네일
[공갤] 딥페이크 영상 왜 여기서만 퍼졌나… 범죄 온상된 텔레그램
[34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3609 43
26118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그때 그 시절 댕댕이 스타들
[219]
페키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6445 385
261182
썸네일
[이갤] 백인들이 숭배하는 사무라이 영화 TOP 10..gif
[548]
이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5198 150
261180
썸네일
[파갤] [박람회] 국제양서파충류박람회 후기 5 (현장/세미나/절지류/끝)
[74]
Gultt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0397 36
261179
썸네일
[디갤] 밭일끝나고 올려보는 어제의 '사진' 2탄
[20]
늅늅뉴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6727 12
261177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고독사촌
[596]
니지카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8553 397
261175
썸네일
[일갤] 하세베의 일본 대표팀 코치 취임 - 프랑크푸르트 입장
[47]
ㅇㅇ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3042 43
261171
썸네일
[싱갤] 친한 친구와 동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
[366]
Patron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52495 267
261169
썸네일
[미갤] 1970년대 혜성처럼 등장했던 국내액션여배우
[40]
러브앤피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1615 62
261167
썸네일
[디갤] 스압) 송도 001~003 - 아주 전형적인 밤 사진
[66]
do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7828 30
261165
썸네일
[공갤] 쥬공1 티라노 대략적인 디자인 과정
[82]
ㅇㅇ(175.127) 09.01 14806 72
261163
썸네일
[부갤] 의사파업에 대한 한 사무관의 통찰.txt
[1646]
부갤러(194.114) 09.01 47237 1296
261161
썸네일
[디갤] 내 영혼에는 초원의 별이 흐릅니다
[84]
김도시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1010 159
261159
썸네일
[공갤] '29만명 먹는물'에 산업용 물질 뿌리고.."나는 모르죠"
[233]
이강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2413 206
26115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트럼프 3차대전론이 선동인 이유.jpg
[335]
ㅇㅇ(106.254) 09.01 29288 348
261155
썸네일
[해갤]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우는 딸 보는 반응 ㅋㅋ
[237]
해갤러(223.62) 09.01 47188 80
261153
썸네일
[공갤] 서울 하수관 낡아서일까…종로에 또 땅꺼짐, 강남은 도로 침하
[16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1743 62
261151
썸네일
[싱갤] 지니어스 탈락자의 가슴시린 소감
[446]
Patron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64183 300
261149
썸네일
[디갤] [고독] 고독
[48]
뜬구름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12807 40
261147
썸네일
[야갤] '단식' 의협회장, 병원 후송…"부정맥 증상 심화, 의식 저하"
[49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27794 345
261145
썸네일
[싱갤] 터미네이터 핵전쟁
[414]
ㅇㅇ(221.153) 09.01 44056 278
261143
썸네일
[새갤] [단독] 검찰, 文 피의자 적시 "피의자 문재인 뇌물 2억 2천만원"
[651]
포만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2218 656
261141
썸네일
[디갤] 처녀귀신 프로필사진 촬영하고왔다
[112]
청정라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7120 91
261139
썸네일
[싱갤] 동탄동탄 타지역 경찰 사건조작
[343]
형기아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6812 597
261137
썸네일
[공갤] '성추행 혐의' 피겨 이해인...3년 자격정지 "징계확정"
[415]
이강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35795 17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