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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애 대충전 아일라-캠벨타운 여행기] 8. 캠벨타운 2일차 및 마무리앱에서 작성

ㅈㅆ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25 1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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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 글래스고로 돌아가는 길은 매우 피곤한 길이다. 캠벨타운에서 오후 2시 45분 버스를 타고 4시간 반 정도를 달리면 둘째 날 글래스고에서 시작했던 뷰캐넌 터미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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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시간까지 충분히 많이 시간이 남았다. 그리고 우리는 목표가 하나 남았기 때문이다. 바로 스프링뱅크 증류소의 케이지 바틀을 구매하는 것.

전날까지 누적됐던 피곤함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방해했지만 기왕 아침에 누워 자는 것보다 언제 캠벨타운에 다시 돌아올 지 모르기에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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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캠벨타운의 아침 풍경)

스프링뱅크는 아마 현재 위스키 계에서 가장 핫한 증류소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시하자마자 시장에 풀리면 꽤나 프리미엄이 붙기에 여느 증류소들처럼 바틀을 그냥 있는대로 전시해놓는 것이 아니라 매대에서 빠지면 아무도 모르는 시간대에 한 번씩 채워준다.

우리가 노리고 있는 케이지 바틀은 비지터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전시되어 있는 케이지에 숙성 연수, 캐스크 종류 등 랜덤으로 매일 아침 10시에 스프링뱅크, 킬커란, 헤이즐번 등 증류소 한정 핸드필 제품을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9시가 되는 시간에 증류소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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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걸어서 5분 정도되는 거리에 있었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증류소에 가까워질수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긴장되긴 했다.

9시 10분 즈음, 증류소 비지터센터 앞에 도착을 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여기가 맞나 싶어 다시 확인하고 있었던 찰나, 뒤이어 세 명 정도되는 방문객이 더 늘었다. '여기가 맞구나' 라는 안도감과 '우리가 1등이구나' 하는 기대감이 함께 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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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서 안쪽을 확대해 찍어보니 이렇게 총 열 바틀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떤 바틀인지 궁금해 자세히 들여봐도 너무 작게 적혀있기에 색상만 보고 "저거 맛있어 보인다" 하면서 궁금증에 사로잡혀 시간을 보냈다.

이미 두 병을 구매했지만 저기 적힌 가격표처럼 11년 이하 제품은 65파운드, 12년 이상 제품은 80파운드라 이걸 놓치면 너무 아쉬울 생각에 세관에 신고하기를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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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작업자들이 제품과 공병들을 옮기는 모습도 보았다. 꽤나 구하기 어려운 스프링뱅크 15가 저렇게 수십개의 박스 채로 옮겨져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의 현타(?)가 왔다. 게다가 가격은 72파운드.

여담으로, 전날 로컬발리 제품을 구할 수 없냐는 질문에 직원분이 지금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 혹시 여기서 구매하면 얼마정도 하냐 물어보니, 100파운드라는 것.

그 말을 듣고 "l'm speechless." 라면서 멎쩍은 웃음을 지으니, "왜? 너무 비싸서 그래?" 라는 말을 하더라. 한국에서 구하려면 적어도 400파운드 이상은 줘야될거다 말하니 눈이 휘둥그레져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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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되기 3분 전 즈음이었나, 세 명의 방문객이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oh my god" 이라며 대열에 합류했다. 약 열 다섯명 정도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우리에게 몇시부터 기다렸냐 묻는 대답에 9시 정도에 왔다 하니, 놀라면서 대단하다 하더라. 한국이었으면 9시 정도면 글렌알라키 사는데도 이미 50명은 깔렸을 거에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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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다시 방문했을 때 거의 다 팔려있던 케이지의 모습)

드디어 시간이 지나 10시가 되었다. 선착순대로 비지터센터에 입장하였다. 첫 번째 입장자였던 나는 바로 케이지로 이동해 목록을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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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번, 롱로우, 킬커란 등이 있었지만 스프링뱅크 12년 fresh sherry 제품을 골랐다. 당시 사진 찍을 정신이 없어 방금 찍었다.

직원분이 말하기를, 올로로소 퍼필 캐스크에서 12년 풀 매쳐드 제품이라고. 이걸 안 사고 어떻게 배기냐는 생각으로 다른건 거들떠보도 않고 집었다.

같이 간 동생은 킬커란의 광팬이었기에 heavily peated fresh bourbon 7년 제품을 집어왔다. 가격은 65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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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제를 마치고 한 쪽에 있었던 스프링뱅크 증류소 제품 컬렉션들을 다시 구경했다.

킬커란 저 제품들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었으나, 저렇게 전시해놓니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11시 체크아웃이었으므로 빨리 숙소로 돌아가 어제 장을 봤던 음식들로 아점을 먹고 짐을 맡겨 다시 나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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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시간까지 약 세시간이라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캠벨타운에 남아있는 또 다른 증류소인 글렌스코시아를 방문했다.

꽤나 주거단지 쪽에 위치해있어 '이런 데 증류소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데 즈음, 증류소가 나왔다. 우린 간단하게 비지터센터만 들러보자 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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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태껏 글렌스코시아 제품을 마셔보거나 구매해본 적이 없었기에 궁금은 했지만 비지터센터가 방문했었던 증류소들 중 가장 작기도 했고, 방문객도 아예 없어 조금 부담스러워 빠르게 나왔다. 

그 와중에 동생은 글렌캐런 잔 하나 더 샀다. 한국에도 이미 잔이 많은 애가, 게다가 유학간 사람이 잔을 8~9개 정도 사서 어떻게 그걸 끝날 때 다 들고올 지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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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많이 남았겠다, 천천히 동네 구경을 하고 다시 스프링뱅크 구경을 가 아직 구매못한 기념품들을 고르러 가기로 했다.

꽤나 쌀쌀한 날씨였지만, 벤치에 앉아 반대편의 캠벨타운 경치를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 평화로워 행복했지만,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으로 멍하니 한참을 앉아있다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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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스프링뱅크를 구경가보니, 아침에 매대에 채워져있던 스프링뱅크 15년은 또 다시 품절되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스프링뱅크 캐런잔을 하나 사고, 동생은 내 기억으로 킬커란 캐런잔을 하나 더 샀던 건 같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맡겼던 짐을 가지고 카페에 앉아 시간을 때우다 버스를 타기로 해 커피를 한 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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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화단도 오크통이다. 말 그대로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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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때우기 좋았던 한 카페. 우리는 민초단이었기에 민초 디저트 하나와 커피를 시키며 버스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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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버스를 타고 먼 길을 달려 우리는 다시 글래스고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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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로 돌아와, 뷰캐넌 터미널에 돌아와 캐리어를 맡기고 글래스고 시내를 구경했다. 

돌아온 시간은 저녁 약 7시, 내 비행 시간은 다음날 오전 6시, 그리고 동생은 갑자기 연착된 비행기로 나보다 12시간이 늦은 오후 6시. 우리는 절대적으로 시간을 버텼어야 했다.

저녁으로 파이브 가이즈를 먹었는데, 이 동네는 파이브가이즈도 맛이 없다. 밥은 맛없지만 디저트와 위스키만 잘하면 그거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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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 시내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우리는 공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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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노숙을 하고 체크인 카운터에서 짐을 부치고 우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2월에 한국에 돌아오는 동생과 작별 인사를 하고 나는 한국으로, 동생은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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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일요일 오전 도착 비행기로 돌아와 집에 와 짐을 풀고, 회사에 연락을 해 다음날 다친 어깨 검진으로 병가를 하루 내 푹 쉬었다.

다음날 병원 검진에서, 인대가 끊어졌다 하더라. 다행히 완전 파열은 아니고 5단계 중 2단계 수준이라 최대한 팔을 안쓰고 쉬면 저절로 붙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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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많은 곳을 경험해 보았던 내 인생에서 가장 다사다난했지만 재밌었고, 행복했고, 인류애를 충전했던 여행이 끝났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 말 그대로 희노애락이 다 담겨 있었던, 결국은 행복해질 것이라는 걸 배운 뜻깊은 여행이었다.

단순히 위스키가 좋아 여행했던 아일라, 캠벨타운이었지만 술보다 다른 것을 많이 채웠던 경험이었다.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갈 것이고 아직 아일라를 여행하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꼭 여행해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렇게 여행기를 마무리 합니다. 그 동안 재밌게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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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스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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