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 없이 갑작스럽게 추대된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인터뷰 한 번 안 하고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해온 해리스
언뜻 생각하기에는 좀 많이 이상하다...
아니, 대선이 코앞인데 자기 입장과 공약을 최대한 빨리 분명하게 알려야 하는 거 아님???
하지만 사실은 공약/정책을 모호하게 남겨두는 것 자체가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이러한 신비주의 전략이 가지는 이점 중 하나는
해리스가 정치인으로서 실제로 어떤 말을 해왔고 어떤 가치, 어떤 입장을 지녀왔는지의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원들 + 바이든을 찍었던 중도층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보면
과거 해리스의 정치적 행적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음이 드러난다
BLM 당시 경찰 예산 삭감을 지지했었다 - 71프로가 모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미국 사회/경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그린 뉴딜을 지지했었다 - 73프로가 모름
노예제에 사죄하는 의미에서 흑인들에게 세금으로 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 71프로가 모름
불체자는 범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 74프로가 모름
사형수의 참정권에 긍정적이었다 - 86프로가 모름
2019년에 가장 리버럴한 상원의원으로 지목된 적이 있다 - 75프로가 모름
위의 사항들 하나하나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대다수의 지지자들이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대충 젊은 후보~ 대충 여성 소수자 후보~ 대충 즐거운 후보~
같은 막연한 감정과 이미지로만 접근하면
해리스를 다루는 언론 보도는 84프로가 긍정적, 트럼프를 다루는 언론 보도는 89프로가 부정적이라고 할 정도로
대부분의 언론이 해리스 선거운동의 일부로 기능하는 상황인 이상
해리스는 위협적인 검증이나 논란 없이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이번주에 최초의 인터뷰를 할 예정이기는 한데
친민주당 언론 CNN의 친민주당 기자를 상대로 하는 것인데다
시청자들은 녹화/편집본으로만 접할 수 있을 예정이라
해리스를 둘러싼 신비함이 얼마나 깨질지는 미지수이다
물론 기자가 의외의 기자정신을 발휘하거나 해리스가 상상 밖의 실수를 해서 중요한 변화가 생길 수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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