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주 전부터 노량진에서 경매장에서 원물 구입 후 소매점에서 손질 맡겨서 가는게 불가능하게 바뀌었다고 들었음
경매장에서 원물 구입 후 소매점에서 회떠가는건 불가능하고 소매점에서 원물 구입 후 소매점에서 손질하는건 여전히 가능
나처럼 집에서 떠먹는 사람들은 전혀 영향이 없지만 대부분 새벽 경매장 가는 사람들은 이제 갈 이유가 없어진 거나 마찬가진데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는 솔직히 고급상우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함
그런데 그렇게 바뀐다고 해서 경매장 가던 사람들이 파란간판 활어 소매점으로 발길을 돌릴지는 잘 모르겠다
몇몇 유명한 점포들 제외하면 거기서 물고기 한 마리 사는 가격이랑 구성이면 차라리 동네 횟집 가는게 낫다고 봄ㅋㅋㅋ
경매장에 비해 단가가 다소 높은 이유도 잘 알지만 일반 소비자들한테는 어찌됐든 가격이 높은게 팩트니까ㅇㅇ
솔직히 악명 높았던 노량진 구시장에서 리모델링하면서 이미지 개선된건 거의 경매장 일반인들에게 오픈한 것 덕분일텐데ㅋㅋㅋ
머지않아 변경사항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이게 겨울까지도 유지되면 사람들 미친듯이 몰리던 방어철에 아주 볼만할 것 같음ㅋㅋㅋ
암튼 손질만 안 되는거지 원물은 그대로 구입 가능하니 집에서 손질하는 사람들은 안심하도록 하자
저 공지가 처음 떴을 때 일반 구매자와 거래하는 도매점포는 소매점포에 물건 못 판다고 해서 나도 경매장 출입금지 당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잔뜩 쫄아있었는데ㅋㅋㅋ
근데 그렇게 됐어도 내 단골 점포는 경매 보고 수수료 약간만 받아서 원물 파는 소매점인데다가 산지 구매처들도 여러 곳 뚫어놔서 알빠노임
어느 날 제주도에서 갑자기 날아온 거대한 박스 하나
이건 어나더 레벨의 포장인데ㄷㄷ 뜯는데 한참 걸렸다
아
산 넘어 산이네
...라고는 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이런 포장은 감동 그 자체다
밑에 얼음 양이 보이겠지만 폭염 날씨에 제주도에서 온 택배가 저 정도임ㅋㅋㅋ
대체 얼마나 고급진 어종인지 보도록 하자
짠
넙치농어라는 어종이다
"뭐야 이새끼 고작 농어가지고 근들갑이노ㅋㅋㅋ" 싶을텐데
자세히 보면 뭔가 좀 다르다
먼저 머리
얘는 4kg짜리로 좀 작은 편이라 크게 드러나진 않는데 머리가 일반 농어에 비해 작고 높이가 낮음
그래서 등 라인이 ㄴ자 옆으로 뒤집은 것처럼 생김
몸통을 보면 체고가 상당히 높다
이거 때문에 실제로 보면 길이에 비해 덩치가 훨씬 커보임
일반 농어(민농어)나 점농어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줌
꼬리지느러미도 다른 2종의 농어랑 다름
위에 있는게 얘 꼬리인데 밑에 민농어(좌)랑 점농어(우)랑 달리 라인이 평평함
꼬리 자체도 엄청 두꺼운 편임
가장 확실한건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임
다른 농어 종류는 가슴지느러미는 검을 수 있는데 배지느러미는 흰색임
근데 얘는 가슴지느러미랑 배지느러미가 모두 시커먼 색임
점농어 자연산은 몸통 색도 밝은 올리브색인 경우가 많고 민농어도 약간 초록빛 도는 검은색인데
얘는 그냥 새카만 올블랙임
등지느러미도 점이 없고 그냥 올블랙이다
점농어랑 민농어는 모두 점이 있음
선도는 당연히 S급
직접 낚시로 하나하나 잡아서 최상급 전처리해서 판매하는거 사온건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넙치농어는 제주도나 통영 거제 이런 곳에서만 드물게 잡히는 희귀어종(그나마 제주도에는 개체수가 좀 많은듯)인데다가
잡는 과정이 어마무시하기로 유명함
1. 위험한 갯바위 지형에서
2. 태풍 오기 전의 파도가 세고 포말이 많은 바다에
3. 반쯤 걸어들어가서 낚시로 잡아야함
그나마 제주도는 덜 위험한 지형에서도 잡힌다고 듣긴 했는데 암튼 내가 아는 낚시 중에서는 제일 빡센듯ㅋㅋㅋ
저런 특성 때문에 보통 시장에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희귀하고
몇몇 낚시꾼들이나 유튜버들이나 맛볼 수 있는 그런 어종이라고 알고 있어서 어쩌다가 산지 잡어로 들어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쩌다 우리 집에도 이런게 다 들어오네
얘도 산란 사이클은 다른 농어 종류랑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음
요즘 올라오는 애들 보니 살집이 어마무시함
70cm 턱걸이에 4kg인데 같이 잡힌 애가 비슷한 몸길이에 3.8kg였음
길이에 비해 꽤 무게가 나가는 녀석임
근데 실제로 보면 방어 4kg나 일반 농어 4kg짜리랑은 다른 위압감이 있음ㅋㅋㅋ 높은 체고 때문인듯
비늘을 쳐보면 확실히 이건 일반 농어랑은 다르다는 느낌이 확 온다
엄청 크고 두꺼운 비늘이 빽빽하게 덮고 있음
껍질에 미련이 없는 사람이라면 스끼비끼를 추천함
근데 또 이거 껍질이 매우 맛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비늘 쳤음
2m 반경까지 다 튀더라ㅋㅋㅋ 4kg짜리 아홉동가리 같은 느낌
대망의 장기자랑 시간
(내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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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지금이 제철임ㅇㅇ 내장지방이 아주 우수하다
저기 흰 부레 옆에도 지방이 낀게 보이는데 저건 절대로 제거해선 안됨
먼 길 오느라 피곤했을 테니 스트레칭도 좀 시켜주자
냉장고 한 칸을 다 잡아먹는 사이즈다
그건 그렇고 이거 듣기로는 수분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음
그래서 통숙성할때도 해동지를 굉장히 자주 갈아주면서 정성을 쏟아줬음
이건 뒤집은 넙치농어 위임
저 당시 넙치농어들이 먹이활동을 굉장히 왕성하게 하고 있었는지 속에 멸치로 추정되는 물고기들이 굉장히 많았음
거꾸로 뒤집고 깨끗하게 씻었음
그냥 소금 붓고 문대면 됨
이러면 내장지방이 안으로 가서 마치 대창같은 모양이 나옴
간이랑 위만 꺼내서 위는 데친 뒤에 토치질하고 간은 조렸음
위가 참 맛있고 내장지방의 풍미가 좋다
간은 그냥 평범했음
대략 숙성 3일차
데이터가 하나도 없으니 a급 낚시바리 자연산 점농어를 기준으로 감칠맛이 확 올라오던 시점인 3일차에 까봤음
포를 떠보자
이거 자연방혈 맞나 싶은 수준으로 동맥에 핏기도 별로 없고 왤케 깔끔함
웬만한 주사방혈 수준으로 방혈이 잘 됐는데ㅋㅋㅋ
뱃살 단면
자연산 농어가 뱃살에 기름이 찬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암튼 기대되는 부분이다
혹시 저번 쥐노래미처럼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속에는 수분기 많을까봐 피칫토에도 좀 싸놨음
먹을 건 이 정도
나머지는 어떤 실험을 해보려고 따로 빼놨다
썰어보자
껍질이 워낙 맛있다길래 뱃살은 히비끼로 해봤음
등살
음 일단 전에 손질하다가 한 점 먹어봤을 때도 느꼈던 거지만 감칠맛이 굉장히 강함
근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음
이건 등살 중에서 속살 부분인데
수상하게 살이 무르고 여전히 수분기가 많음
수분 뺄라고 통숙성할때 별별 똥꼬쇼를 했건만 아직도 부족했던 건가ㅋㅋㅋ
물기 잘 빼고 숙성하면 찰떡처럼 쫀득하고 찰진 느낌이어야 하는데 이건 좀 충격적이었음
아마 두께가 워낙 두꺼워서 수분이 잘 안 빠진듯함
요 부분은 바깥쪽 등살인데 정말 맛있음
식감도 숙성 잘 된 찰진 자연산 점농어 식감이고 약간 기름기마저 느껴짐
이게 보통 감칠맛이 아니라 향도 굉장히 고급스러운 향이고 기름기도 일반 농어보다 많은 편임
구운 중뱃살
아 이 부위는 수분도 별로 없고 맛있다
대뱃살
내가 뱃살 날려먹는걸 워낙 싫어해서 복막에 칼집만 내고 제거는 안 하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끝부분은 좀 질기지만 기름기는 지대로다
이 부위는 맛있음
지느러미살이랑 껍질
지느러미살은 그냥 농어 지느러미살 맛인데 향은 확실히 고급짐
껍질 식감이 완전 일반 농어랑 다른데 식감도 있고 아주 쫀득거림
울진에서 받은 양념새우장(동해 특산물인 가시진흙새우로 만든거)이랑도 궁합이 꽤 좋다
등살 속살 부분이 좀 뭉그러지는 식감이긴 한데 이렇게 먹으면 또 많이 들어감
첫 시식 후기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음
수분기가 많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인지는 몰랐음ㅋㅋㅋ
듣기로는 수분기 양이 사이즈에 비례한다는데 실제로 3kg 중반대 사이즈 먹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수분기가 별로 없었다는듯함
'아니 그렇게 수분 뺐는데 아직도?' 이런 생각 하면서 최후의 수단인 초록피칫토를 꺼내들었다
작정하고 그냥 말려버린단 생각으로 수분기 쫙 빼버림
통숙성이고 물고기 사이즈가 큰 경우면 이렇게 해도 괜찮긴 함
이렇게 수분이 나온다
3일차엔 저 수분을 그대로 먹었던 거임
일반 농어는 갈비뼈가 좀 더 휘어져 있는 느낌이던데(특히 점농어) 얘는 그게 덜해서 갈비뼈 뜨기가 쉬운 편임
등살 초밥
넙농은 수분제어가 관건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듯
수분 빡세게 잡으니 맛있네
일반 점농어 같은 애들은 숙성 좀 오래되면 이상한 냄새 나고 그러던데 얘는 전혀 그런게 없음
구운 등살 초밥
유비끼는 몰라도 히비끼는 불 조절 잘 해야할 것 같음
껍질이 굉장히 질긴 편임
중뱃살 초밥
일반 농어는 몰라도 넙치농어는 뱃살이 좋더라 난
대뱃살
그 청어나 정어리 고등어 하듯이 해봤는데 아직 어렵네ㅋㅋㅋ
지느러미살
역시 이게 가장 기름져서 좋음ㅋㅋㅋ
꼬리쪽 등살
뭔가 투명해지고 꾸덕해보이는 때깔인데 보이는 그대로 식감도 맛도 아주 좋아졌음
같은 기간 숙성한 점농어 정도로는 식감이 올라온 듯
간장보다도 소금에 찍어먹는게 훨씬 나은 이례적인 케이스임
중뱃살에 잘 보면 마블링이 있음
이게 느끼하진 않고 적당히 중간중간에 풍미를 더해주는데
기름 향이 확실히 다른 농어들이랑은 다르게 고급진 향이 있음
나는 민어 부레 기름이랑 비슷하다고 느꼈었음
근본의 바깥쪽 등살
농어 종류나 민어과 바리과 볼락류 이런 어종들은 등살이 두 부분으로 갈라짐
필렛 보면 그 선이 보이는데 물고기가 크면 그냥 그 선대로 잘라버리는게 편하더라
껍질 붙여서도 먹어보자
히비끼할 때 껍질이 안 질기게 하려면 오래 토치질을 해야 함
문제는 그러면 껍질이 잘 타서 얜 그냥 유비끼가 나을 수도 있음
대뱃살
붉은살 생선이나 돔 종류처럼 뱃살이 독보적으로 기름진 그런건 아니어도 농어 종류 중에서는 ㅅㅌㅊ임
요약 : 집에서 넙치농어 잡아먹을거면 수분제어를 잘 해라
작은 애들은 수분이 덜하다고는 들었는데 암튼 넙농은 수분싸움이다
그 다음이 넙치농어 요리의 하이라이트임
50장 제한때문에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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