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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 4. 행복한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귀염유동쟝(121.155) 2024.09.06 11:00:08
조회 7009 추천 58 댓글 54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해당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그 후기를 작성해 보고자 합니다.

아예 카톡 내용을 올릴까 하다가 딱히 코디네이터님께 허락을 구한 것도 아니어서 그건 생략합니다.


- 2024년 1월 9일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코디네이터님께서 2015년 4월에 제가 기증희망등록을 했다면서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수혜자가 나타났으니 기증 의사를 알려달라고

조혈모세포 기증 관련 안내문과 함께 카톡이 왔습니다.


제가 언제 기증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도 안 났는데 덕분에 대강 알게 되었네요.

거의 9년 만에 연락이 온 셈인데

기증 등록했을 때, 등록하자마자 바로 연락이 오지는 않을까 기대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야 바라는 일이었으니 바로 통화를 하여 기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가족에게 동의받으라고 해서 일단 동의받은 뒤에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딱히 가족에게 동의서를 직접 받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외부에 나와 있기에 바로 동의는 못 받고

본가로 오면 그때 직접 설명하고 동의를 받느냐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이런 걸 전화로 설명하는 건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 1월 15일


한 명에게 동의를 받고 코디네이터님께 연락드리니 저 말고 일치하는 분이 또 있어서

그분이 먼저 정밀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제 차례가 오게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분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2주 정도 걸린다고 해서 일단 저는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완전히 일치한다면 저로선 아쉬운 일이 되겠죠.

하지만 제가 완전히 일치하는지도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제 차례가 오길 바랄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증등록을 할 때는 비용 문제로 혈액 성분의 앞부분만 검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 앞부분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으면 비로소 뒷부분까지 검사하는 것이죠.


정확한 날짜는 기억 나지 않지만 2주쯤 되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제가 전화를 드렸던 것 같네요.

이전 검사하신 분의 일치율이 조금 낮아서 저도 검사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분은 80%였는지 90%였는지, 그 정도 일치했다고 했던 것 같네요.

이후 연락은 거의 카톡으로 해서 다음부터는 내용이 정확합니다.


- 1월 30일


환자 측 병원에서 저도 검사를 진행해 보자고 했다며 코디네이터님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가능한 날짜 조율하다 보니 그날 오후에 바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코디네이터님이 근처 병원에 정밀 검사를 위한 채혈 예약을 해주시고 제게 장소랑 시간을 알려주셨습니다.

비용 발생했을 때 영수증 회신해 주면 나중에 보상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 채혈 선생님께 보여드려야 할 내용을 카톡으로 보내주셨죠.

내용을 보니까 제가 오후 3시에 채혈하면 오후 4시에 조혈모세포 측에서 검체를 받으러 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과 병원에서 채혈한 다음 코디네이터님께 채혈했다고 이야기하고 비용알려드렸습니다.

보상금을 알려주셨는데 금액이 병원비보다는 좀 더 있는 게 교통비가 포함된 것 같았습니다.

지금 보니까 한 달 정도 뒤에 들어왔네요.


- 2월 13일


검사 결과 95% 일치한다고 해서 기증 대상자로 확정되었습니다.

실제 기증 일정은 다시 연락해 준다고 했는데

환자 측 준비가 필요하기에 적어도 두세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95% 일치면 기증을 진행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지 찾아본 기억이 나네요.

Chat Gpt가 그 정도면 일치율이 높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5월 8일


7월 22일~24일 근처를 기증날짜로 할 수 있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된다고 했고 기증일 한 달 전에 건강검진을 진행해야 한다고 해서 6월 21일로 잡았습니다.

이후 건강검진과 기증 관련 일정과 안내 사항을 전달받았습니다.

건강검진과 기증 장소는 전부 서울 한양대학교병원이었습니다.


나중에 실제 기증할 때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기증은 전부 그 병원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시더군요.

직장에 제출할 협조 공문도 이때 받았습니다.


처음 연락받은 지 6개월 후에야 기증이 진행된다는 게 너무 늦는 것 같아서

그동안 환자분의 상태가 악화하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코디네이터님께 여쭤보는 건 따지는 것 같고 Chat Gpt에게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물어봤었죠.

답변이 기억이 안 나는데 기증받기 전에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 6월 13일


환자분의 병이 백혈병 전단계인 골수이형증후군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악화하여

일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달라진 병에 대한 항암치료 이후에 기증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3개월 정도 후에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했죠.


이 무렵에 INFJ 카페에 응원 요청 글을 올렸습니다.

Chat Gpt로 해당 병을 검색해 보고 입원 중에 악화한 거니까

기증 전까지는 환자가 버틸 수 있을지를 물어봤었던 것 같네요.


저는 원래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었는데 이 일로 잠시 헌혈 중단 중이었습니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헌혈을 못 하는 게 아쉽다고 하니 7월까지는 해도 될 것 같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증 후에도 6개월간은 헌혈 금지라서 아쉬웠던 상황이었죠.


- 7월 8일


헌혈을 두 번 정도 하고 나니 기증 일정에 대해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다행히 환자 측의 항암치료가 잘 된 건지 예정보다 일찍 연락이 왔죠.

카페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일하는 곳의 행정직이 원장님과 저, 이렇게 달랑 둘인데,

하필 당분간 저만 있는 상태라서 일정 조율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선은 9월 3일~5일로 기증날짜를 정하고 정확한 날짜는 다시 연락드리기로 했습니다.


- 7월 9일


일단 검진 날짜를 7월 29로 정하고 확실한 건 다시 연락드리기로 했습니다.


- 7월 12일


원장님께서 오셔서 기존 날짜로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 7월 28일


건강검진 하루 전 알림을 받았습니다.


- 7월 29일


오후에 한양대학교병원에서 도착했습니다.

기차 시간 때문에 일찍 왔는데 오자마자 연락드리긴 그래서 2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금식 중이라 식당이나 카페에도 가기 뭐하고 병원이랑 그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운동을 좀 했네요.


병원 안도 덮게 느껴졌고 계속 병원 안을 서성이면 수상하게 볼까 봐 지하철역으로 왔습니다.

근처에 이마트가 있어서 들어가봤는데 딱히 앉아 있을 만한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영화관으로 가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병원으로 다시 와서 코디네이터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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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네이터님 안내에 따라 혈액, 소변, 심전도,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혈액 검사의 경우, 일반적인 검사 때는 하지 않는 것들을 추가로 한다고 하더군요.

검사 결과는 기증이 끝난 다음에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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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받은 결과지입니다.

일반적인 건강검진 때와는 서식이 달라서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네요.

Chat Gpt로 확인하니까 CBC 검사, 응고 검사, 전해질 검사, 간 기능 검사, 신장 기능 검사, 감염성 질환 검사 등이

이루어진 것 같고 대체로 양호한 것 같네요.


담당 의사 선생님께 간단히 설명을 듣는데 코디네이터님과 아는 편안한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두 분 다 여성분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영양제를 먹고 있으면 성분이 어떤 건지를 여쭤보시더군요.

그런 게 기억날 리 없으니, 종합영양제라고 대답하고

나중에 코디네이터님께 성분을 카톡으로 보내서 괜찮은지 확인받았습니다.


기증할 때 채취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한 번 더 진행할 수 있다면서 그걸 몸무게로 예측하더군요.

환자분이 저보다 몸무게가 20kg 정도는 더 나가시는 듯했습니다.

환자 측이 더 체중이 크면 기증을 두 번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이더군요.

기증자가 몸무게가 더 크고 수혜자가 몸무게가 더 작은 게 좋은 듯합니다.


코디네이터님께 설명받고 서류 몇 개를 작성했는데 그중에 보호자 생년월일을 적는 게 있습니다.

혹시 기증하실 일이 있으신 분들은 민망할 일 없도록 기억해 두시는 게 좋겠네요.

국가 승인을 받아야 해서 신분증 앞뒤 면을 복사해야 합니다.


마지막에 검진비를 코디네이터님께서 결제하시는데 비용이 100만 원이 넘더군요.

종합검진을 받아도 20~30만 원이면 할 수 있는데 대체 어떤 검사 항목이 이렇게 비싼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당 간호사 선생님을 만나서 혈관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기증 진행 시에 양쪽 팔에 바늘을 꽂는데, 혈관 상태가 안 좋으면 가슴이나 목 쪽에 꽂는다고 하더군요.


헌혈의 집에서 성분 헌혈할 때 저는 왼팔은 혈관이 가늘어서 성분 헌혈은 안 된다고 했었습니다.

혈액이 다시 들어갈 때 혈관이 터질 수 있다고 했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왼팔로는 검사하고 오른팔로는 헌혈을 진행했었고 덕분에 오른팔에는 잦은 헌혈로 인한 영광의 흔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 간호사 선생님께서 확인해 보시니 저는 양팔로 기증을 진행해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가슴이나 목 쪽에 바늘을 꽂는 편이 양팔이 자유로울 것 같아서 좋을 것 같다고 했지만요.

하지만 가슴이나 목 쪽에 바늘을 꽂을 때는 팔에 꽂을 때와 달리 마취 같은 걸 해야 해서 간단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Chat Gpt에 물어보니 확실히 절차가 더 복잡하네요.


코디네이터 선생님께 만약 제가 일치하지 않았다면 기증하실 분이 또 있었는지 여쭤봤는데, 없는 것 같더군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기증등록 하신 분이 한 분 더 있었지만 부정맥이라서 못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끝나고 돌아가기 전에 병원 빵집에서 샌드위치랑 음료를 하나 사주시더군요.

저녁 대신인 것 같은데 여름이라서 금방 상할 것 같아서 기차역에서 다 먹고 기차에 탔습니다.


저야 빵을 좋아하니까 상관없는데

하루 종일 금식하고 멀리서 오신 분 중 빵을 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다들 좋은 뜻으로 오신 분들일 테니 뭐라고는 안 하시겠지만요.

병원에서 건강 검진하면 죽 같은 걸 주는 곳도 있는데 차라리 그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그렇고, 코디네이터님께서 카톡에서도 그렇고 만나 뵀을 때도 그렇고 느낌이 INFP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냥 추측일 뿐이지만 INFP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찾은 것 같아서 보기 좋았고, MBTI에 상관 없이 부럽기도 하더군요.

옛날에 어디서 듣기로 장기 기증 관련 직업은 호의적인 사람들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병원은 진상 때문에 성격 버리기 좋다는 걸 생각하면

업무량은 모르겠지만 이런 곳이 근무 환경은 좋지 않을까 하네요.


- 8월 7일


건강검진 결과 정상이라서 예정대로 기증을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 8월 26일


촉진제 투여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기증을 위한 입원 3일 전부터 근처 병원에서 주사를 맞게 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촉진제라는 것을 맞으면 골수 성분, 조혈모세포라는 게 혈액에 녹아 나오고,

그것을 기증일에 헌혈하듯 채취해서 환자에게 전달되는 겁니다.

골수이식 방식이 이렇게 바뀐 것이죠.


촉진제를 투여받을 병원과 병원 진료 시간, 병원에 방문했을 때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를 안내받았습니다.

금주, 금연,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라는 것이 헌혈이랑 유의 사항이 비슷합니다.

저야 원래 금주, 금연이고 기름진 건 그다지 안 좋아해서 상관없었네요.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진료 시간에 아무 때나 가면 되었습니다.


- 8월 30일


촉진제 투여 전날 촉진제를 퀵서비스로 받았습니다.

박스 안에 3일 치의 촉진제와 소견서, 아이스 백 등이 들어 있었고

이것을 3일 동안 예정된 병원으로 가지고 가서 투여받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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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은 이렇습니다.

타이레놀은 부작용 있으면 먹으라고 같이 줬는데 저는 결과적으로 총 세 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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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때 받은 건 아니고 나중에 병원에서 받은 촉진제에 대한 설명서입니다.


- 8월 31일


토요일이라서 해당 병원이 오전에만 하기에 오전에 다녀왔습니다.

아무 시간에나 간 건데 병원에서 기증자에 대한 예우를 해주신 건지

손님들이 많았음에도 접수 후 얼마 안 되어서 바로 투여해 줬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누구에게 기증하냐고 여쭤보시더군요.

누군지는 모른다고 대답하니 좋은 일을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사기가 두 개가 있어서 양팔에 하나씩 맞아야 하는데 의사 선생님도 이게 처음인지 잘 모르시더군요.

그래도 친절하신 분이었습니다.


투여받고 4~5시간 정도 지나니까 가벼운 몸살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별로 대단하진 않아서 약은 안 먹었습니다.


- 9월 1일


일요일이라서 병원이 없어서 응급실을 다녀왔습니다.

응급실이라서 그런지 전날 내과 병원처럼 먼저 진행해 주시지는 않더군요.

이번에도 의사 선생님께서 누구에게 기증하냐고 여쭤보셨습니다.

누군지는 모른다고 하니 얼마 만에 연락이 온 거냐고 여쭤보셔서 9년 정도 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내과 병원에서는 소견서를 따로 보관했었는데 응급실에서는 버리시더군요.

그건 그렇고 응급실 병원비가 비싼 건 이번에 알았네요.


촉진제 주사를 오후 비슷한 시간에 맞는 걸 권장하고 있는데

애초에 토요일에는 오전에 맞았기에 조금씩 늦게 맞는 걸로 맞추기로 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오후 2시쯤 맞았고 월요일에는 오후 4시쯤 맞는 식으로요.


여전히 증상은 가벼운 몸살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별생각 없었는데 자려고 눕는 순간 머리로 피가 강하게 가는 압박감이 느껴졌습니다.

머리 안에서 맥박이 뛰는 느낌, 압박감 같은 건데

뇌혈관에 문제가 있다면 터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갑작스럽게 오한도 들어서 결국 타이레놀을 하나 먹었습니다.

원래 상비약 같은 건 잘 안 먹는 편이라서 그냥 버티려고 했는데 잠은 자야겠으니 어쩔 수 없었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평소에도 심장이 세게 뛰고 있었는데 앉아있었기 때문에 느끼지 못 했던 것 같네요.

그게 누우니까 갑자기 머리로 피가 몰리면서 압박감이 느껴지고

몸에는 피가 부족해져서 오한이 느껴진 것 같습니다.


- 9월 2일


토요일에 갔던 병원으로 가서 촉진제를 투여받았습니다.

소견서는 저번에 받은 거면 된다며 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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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받은 뒤 남은 것들입니다.

알콜 솜하고 밴드인데 각 병원에서 그건 가지고 있다면서 그쪽 걸 사용하더군요.

원래 주삿바늘도 둘 남았는데 그건 제가 가지고 있어봤자 위험하기만 하니 버렸습니다.

남은 건 기념으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평소 안 하던 운동을 했을 때의 근육이 피곤한 느낌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세를 바꿀 때마다, 눕거나, 앉거나, 서거나 할 때마다 가슴 쪽에 뻐근한 느낌이 생겼습니다.

전날 일을 교훈 삼아 자기 전에 타이레놀을 하나 미리 먹은 덕분인지 누웠을 때 있었던 압박감과 오한은 없었습니다.


- 9월 3일


드디어 입원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서 기차로 가려 했지만 입원 시간과의 차이가 크게 나서 버스로 갔습니다.

오후 4시에 코디네이터님 만나서 한양대학교병원 21층 1인실로 안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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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내부는 이렇습니다.

평생 인연이 없을 1인실을 드디어 써보게 되었네요.


시계가 초침은 없는데 초침 소리가 나더군요.

비데가 있고 물은 자동으로 내려갑니다.

샤워기 수압은 좀 약하더군요.

수건은 큰 거 한 장, 작은 거 두 장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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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네이터님께서 냉장고를 채워주셨습니다.

다른 분 후기를 봤을 땐 먹을 게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네요.

물론 저도 다 못 먹었습니다.

병원 밥이 양이 많고 식사마다 생수를 주셔서 과일만 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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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처음에는 케이크 상자인 줄 알았습니다.

일회용 여행 세트라고 하는데, 나중에 가지고 가도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일부는 두고 나왔지만요.

망에 들어가 있는 건 바디워시, 바디로션, 샴푸, 컨디셔너입니다.

컵 아래쪽에 있는 건 면봉이고요.

근데 빗이 좀 많이 날카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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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네이터님 가시고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병원에 대해 안내해 주셨습니다.

후기에 올릴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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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호출기라는데 한 번도 안 썼습니다.


에어컨이 두 개였습니다.

천정형이 더 세긴 했는데 좀 시끄럽더군요.

깨어 있을 땐 천정형을 사용하고 잘 때는 빌트인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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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큐알코드를 찍어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팔찌 반대쪽에 큐알코드와 개인정보가 있습니다.

샤워를 해도 괜찮은 재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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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과 체온을 재고 왼쪽 손등에서 채혈했습니다.

팔 쪽은 기증을 위한 바늘이 들어가야 해서 손등에서 채혈합니다.

헌혈의 집에서 바늘 잘못 꽂았을 때 손등에서 채혈한 적이 있어서 처음은 아니었네요.

근데 피를 꽤 오래 뽑더군요.

괜히 긴장할 것 같아서 저도 바늘 쪽은 보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큼 뽑았는지는 모르겠네요.


소변검사도 합니다.

저는 오자마자 소변을 이미 봐버려서 나중에 제출했습니다.

소변이 잘 안 나와서 저녁 먹고도 한참 후에 제출했네요.

앞으로 기증하시게 될 분들은 소변검사 바로 하니까 조금 참는 게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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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저녁 식사, 처음 먹는 병원 밥입니다.

맨 위의 것은 연근 튀김인 것 같습니다.

병원 음식은 심심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제 입맛에는 나쁘지 않네요.

원래 음식을 남기지 않는 편인데 양이 너무 많아서 물은 남겼습니다.

제 평소 식사량은 이것의 1/3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근데 처음에 줄 때는 왼손잡이 느낌으로 밥과 국을 오른쪽에 주시더군요.

사진은 제가 먹기 편하게 배치를 다시 한 겁니다.

몸살이 있는 상태에서 병원 밥을 먹으니 정말 제가 환자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병실마다 식사 종류는 다른 듯합니다.

식기 반납하는데 돈가스 드신 분이 계시더군요.

그거 보고 살짝 좀 기대했네요.


오후 9시 30분쯤에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기증이 한 번으로 끝난다면 이게 마지막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 번 더 맞게 되겠죠.


오후 10시 30분쯤에 혈압을 한 번 더 쟀습니다.

아마 촉진제를 맞았었기에 상태를 점검한 게 아닐까 하네요.

체온도 쟀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처음에 안내하시던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가지고 온 약을 먹지 말고

필요하면 간호사를 불러서 병원 약을 받아서 먹으라고 하셨지만

이번에 온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가지고 온 약을 먹어도 된다고 하셔서 그냥 자기 전에 타이레놀을 하나 먹었습니다.

이런 걸로 밤에 사람을 호출하는 건 좀 그렇거든요.

여전히 운동을 한 듯한 피곤한 느낌과 몸살기는 있었지만, 점점 적응되었는지 괜찮았습니다.


- 9월 4일


오전 6시에 혈압과 체온을 쟀습니다.

너무 일찍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그만큼 간호사님들이 고생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야 하니 전날에 버스나 기차로 오신다면 도중에 주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응접실 바로 옆 병실이라서 그런지 준비하시는 소리가 다 들리더군요.

물론 제가 민감한 탓도 있습니다.

저는 문밖에 누군가가 저를 깨우겠다는 의지로 서 있기만 해도 잠에서 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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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손등으로 채혈을 또 했습니다.

전날보다는 금방 끝나더군요.

추가로 키랑 몸무게도 쟀습니다.

다시 잘까도 생각했지만 식사하기 전에 씻고 하면 별로 잘 시간도 없을 것 같아 그냥 버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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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오전 7시 30분입니다.

음료 밑에 있는 건 감자가 아니라 무입니다.

이제 기증이 시작되면 오전 내내 일어날 수 없기에 소변 문제가 생길까 봐 음료는 나중에 마시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아침 안 먹는데 병원에서 주는 건 건강을 생각해서 주는 것일 테니 거절하기가 좀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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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10분 기증 진행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식사하고 거의 얼마 안 돼서 시작하는 거지만 기증에 걸리는 시간이 좀 길어서 어쩔 수 없는 거겠죠.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모든 기증은 여기서 진행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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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의 집에서 성분 헌혈하는 걸 생각했는데 그와 달리 기증은 아예 누워서 하더군요.

헌혈의 집에서처럼 받침대가 있으면 거기에 스마트폰을 두고 런닝맨이나 보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런닝맨은 제가 유일하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이날 보려고 한 달 정도 안 보고 있었거든요.

결국 기증 끝난 다음에 봤습니다.


바늘을 오른쪽 팔목과 왼쪽 팔뚝의 손목 근처에 꽂습니다.

피가 나가는 오른쪽 팔목에 꽂은 바늘은 쇠바늘이라서 움직이면 안 되고

피가 다시 들어오는 왼쪽 팔뚝에 꽂은 바늘은 플라스틱 바늘이라서 움직여도 된다고 하더군요.

팔뚝에 꽂는 이유는 한쪽 팔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네요.


앞쪽에 TV가 있고 리모컨을 왼손에 주셨습니다.

아무리 움직여도 된다고는 하지만 처음에는 좀 움직이기가 그랬는데

지루해지니 자연스럽게 리모컨을 움직이게 되네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 왼팔이 저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항응고제 때문에 칼슘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하시면서 칼슘 수액을 투여해 주셨습니다.

수액을 가지고 오실 때 저는 그것도 바늘로 따로 꽂는가 싶어서 괜히 말했나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왼쪽 팔뚝에 꽂힌 바늘 쪽에 연결하시더군요.


오후 12시 30분까지 진행했는데 잠이 왔습니다.

자도 된다고는 하시는데 피가 잘 안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른손으로 주먹 운동을 해야 해서 딱히 잘 수도 없었습니다.

헌혈의 집에서 주는 스트레스볼과는 다른 단단한 만득이 같은 촉감의 공을 주시더군요.


중간부터 소변이 좀 마렵기는 했는데 누워만 있어서인지 참을 만은 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 기증자가 배탈 같은 게 나면 어떻게 하냐고 여쭤보니

그런 적이 있었다면서 중단하고 다시 하게 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질문을 좀 하고 싶었는데 뭔가 일하시는 걸 방해하는 것 같아서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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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이 끝나자마자 먹는 점심입니다.

원래 아침을 안 먹는데 먹은 데다가 계속 누워만 있었기에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이걸 남기면 후기 보시는 분들이 기증이 힘들어서 안 먹은 것처럼 생각하실 것 같아서 물만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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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할 때 바늘이 들어갔던 위치입니다.

손등 쪽에 채혈했던 자국도 보입니다.

밴드 때문에 잘 안 보이지만 오른쪽 팔목에 헌혈을 자주 했던 흔적도 살짝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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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좀 지나서 간호사 선생님께서 퇴원 후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때 혈압과 체온을 쟀던 것 같은데 살짝 미열이 있었습니다.

오른팔이 저린 증상이 한동안 계속되었는데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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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쯤에 코디네이터 선생님께서 기념품을 주셨습니다.

수건은 받았을 때는 색만 확인하고 나중에 돌아와서 펼쳐봤습니다.

제가 3천 번대 기증자인데 기증을 진행하는 기관이 하나 더 있어서 거기까지 합치면 8천 번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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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쯤에 다시 혈압과 체온을 쟀습니다.

미열은 사라졌고 잴 때마다 높게 나왔던 혈압도 꽤 떨어졌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 퇴원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잠시 뒤에 코디네이터 선생님께 수치가 잘 나와서 기증을 더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것과

다음 날 퇴원 시간에 대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9월 4일은 개인적인 기념일로 삼기로 하고 달력에 등록했습니다.


사실 다음날 기증을 한 번 더 하게 돼도 그건 괜찮았습니다.

다만 그러면 오후에 퇴원하게 되는데, 금요일에 출근해야 하니 피곤했겠죠.

퇴원일 다음 날이 주말이었다면 전혀 상관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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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저녁 시간입니다.

밥 위에 있는 건 두부입니다.

아침에 남겼던 음료를 이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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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배선실은 급식실 같은 곳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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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찍은 야경입니다.


만약 기증을 한 번 더 진행하게 되었다면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후 9시 30분에 촉진제 주사를 맞고 10시 30분쯤에 혈압과 체온을 쟀을 겁니다.

그런 것이 없어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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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사진입니다.

날이 일찍 밝네요.


기증은 끝났지만 오전 6시에 혈압과 체온을 쟀습니다.

혈압이 또 높게 나왔는데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별말씀 안 하시고 가셔서

괜찮은 건가 하고 Chat Gpt에 물어보니 깨어난 직후에는 혈압이 높게 나올 수도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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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30분 병원에서의 마지막 식사입니다.

병원을 떠날 시간이 다가오니 아쉬운 기분이었습니다.

때 되면 밥 주고, 때 되면 건강 체크해 주니 좋더군요.

물론 이것도 제가 안 아프니까 하는 배부른 소리겠죠.

아침이 일찍 일어나는 것 외에는 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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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전 8시 30분쯤에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마지막 체크 겸 방문하셨습니다.

팔찌는 처음에 차기 전에 찍는 걸 깜빡해서 뜯은 다음에 찍었습니다.


오전 9시 20분쯤에 의사 선생님께서 인사 겸 방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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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사진입니다.

위의 이불은 추울 때 추가로 덮는 용인 모양이더군요.

근데 저는 기본 이불이 두꺼워서 위의 이불만 덮었습니다.

사진처럼 덮으니까 발 쪽이 서늘해서 여름에 괜찮네요.


오전 10시부터 코디네이터 선생님께서 서류 발급 및 퇴원 절차 진행하셨습니다.

이전에 건강 검진한 것의 결과도 이때 받았습니다.

1인실을 이용해서 그런지 3일 입원한 비용이 200만 원이 넘네요.

주삿값도 포함이라고는 하시지만요.

본인 부담으로 결제해서 그렇고 나중에 다시 보험으로 정산 처리한다고 합니다.


제 신분증에 장기 기증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출처: INFJ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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