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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미 2월달때부터 전공의 건드리면 안되고
특히나 바이탈 유인책 마련 안하면 대학병원 다 터진다고 이야기 했었다.
근데 매번 댓글달린거 보면 애초에 기본지식이 없어서 답답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의대졸업도르들은 이거 '당연히' 터지고 답 없다는걸 다 알고있거든.
기본 배경지식은 이미 3차례에 걸쳐 써놨으니 읽어보고 이 글 다시 보면 도움이 더 될지도.
여튼 그래서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간략하게 뭉뚱그려 설명해보려 한다.
이번에 아이패드를 중고로 샀는데, 잘 되는지 테스트도 할겸 그림도 몇개 그려봤다.
내가 웹툰작가도 아니니까 그림이 허접해도 대충 넘어가주면 좋겠다.
우선 의사가 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부터 알아보자.
갓챠게임으로 치자면 0레벨, R조각파편, 1성카드 생성과정같은 느낌.
대강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의사가 된다.
본1~본4 코스를 지나는 동안 모든 과의 기초적 지식을 주입받고 각 과의 맛을 본다.
물론 길가다 보이는 아무 의대 아무 병원에서 교육받고 실습 돌았다고 의사가 되는건 아니고,
국제기준 (대개 미국을 스탠다드로 참고해서) 에 걸맞는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고 실습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이번 의대증원에서 제일 문제가 된게 이 부분으로,
의대생들이 단체 휴학한 주 이유다.
이전에 의평원 평가에서 매번 털리던 학교들을 '폐교 사천왕'이라 농담조로 불렀었는데,
개중 하나는 진짜 폐지가 되더라.
제대로 된 교육을 못받으면 의사 생성단계서부터 턱에 걸리는거다.
그러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휴학을 한다는 선택이 나오는거고,
지방의대 예과생이 증원을 안한 수도권 의대로 재입학을 노리기도 하는거고,
내년 지방의대 입학생들도 입학하자마자 바로 휴학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거다.
공부하면 뭐해? 자격이 안주어지는걸.
이걸 우습게 봤던 정부는 증원 때린뒤에 이걸 뒤늦게 알아채고는
의평원에게 평가기준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근데... 선진의료하겠다며?
여튼 의평원 기준 제대로 된 의대 제대로 된 병원에서 학습과정을 거치면
이걸 다 제대로 맛봤는지 국시를 통해 테스트를 거치고, 통과하면 의사가 된다.
그러면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0레벨 의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간호사에 비해 이론적으로는 뭔가 더 잘 아는거는 같은데,
그렇다고 술기가 더 뛰어나냐면 그건 아니지 싶다.
일단 법적으로 모든 과의 대부분의 일을 다 할 수는 있다.
뒷감당을 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고.
본인 능력이 안되면? 감당이 되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
의대 수업과정에서 모든 과를 한번씩 배우고 넘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뭐 간단한 술기나 신체검사 하는거도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발전된 곳에서는 이런 일이 필요한 곳은 많지 않다.
대신 어떤 질환에 어떤 약을 쓰는지 알아 처방전 쓰고,
응급상황인지 아닌지 판별하고,
무슨 과 질환 환자인지 알기 위해 어떤 검사를 내는지 알고 시행하는것이 소위 '일반의'란 존재다.
이게 쉬워보인다고?
그럼 네가 차관하면 된다.
물론 이 레벨은 아직 '의료인'으로서는 햇병아리다.
게임으로 치자면 1레벨, R카드, 별1개짜리.
공중보건의는 다 이정도 레벨이고,
레지하다 간 군의관은 2레벨 정도에 있다 치면 된다.
전문의 타이틀 따고 군대 간 군의관들은 [특정과 한정] 3레벨 정도.
여튼 세분화된 과로 전직을 하고 3레벨 5레벨 SR SSR 별3개 별5개 이렇게 업글이 되는데
대학병원은 5레벨까지 업글되는 교수급 사람들이 메인이다.
근데 그 5레벨 교수 하나 있다고 대학병원 모든 일이 다 돌아가는건 당연히 아니다.
이번에 응급실이 왜 박살났는지,
추석을 왜 조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보건 복지부에 따르면 하루 응급실 내원 환자수가 거진 2만명이다.
개중 일부는 의사를 안거치고 직접 응급실에 오기도 하고,
의사를 거쳐 구급차 타고 오기도 한다.
그런데 명절때에는 동네 병원들이건 보건소건 모두 쉰다.
그래서 일반의나 동네 병원에서 환자들이 걸러지지가 않고,
3만명 정도가 응급실에 방문한다.
평소보다 과부하가 세게 걸리는 것이다.
여튼 그래서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오면 응급의학과에서는
경증 환자는 냅두거나 돌려보내고
중한 환자의 목숨줄을 붙들어 두고
이후 다른과에 인계를 하게 된다.
물론 응급실의 전공의들도 다 나간 상태라 응급의학과 교수들도 다른 일은 손도 못댄다.
그럼 그 환자를 응급실에서 인계받은 특정과의 상황을 한번 보자.
당장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일반외과 실습이니 일반외과라 치자.
이 과는 대충 이런 모양세를 띄고 있다.
대충 교수 아래에 최저급여의 페이를 받는 전공의들이 각 년차에 하나씩 있고,
1레벨~2레벨 사이의 기술을 가진 PA들이 좀 붙어있고,
단기계약직으로 임상강사나 촉탁의가 임시로 고용이 되어있다.
임시 고용직은 교수와 받는 페이가 비슷하거나 숙련도에 따라서는 교수보다 페이가 더 세다.
교수보다 더 병을 잘 봐서 그런게 아니고, 일종의 용병으로 고용된 느낌이라 그렇다.
1년차 전공의는 PA보다 스킬은 떨어지지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당장은 짐덩이같지만 잘 키우면 결국 도움이 될 것이다.
응급실에서 일반외과를 찾는 콜이 오면 대개 전공의들이 뛰어 내려간다.
환자를 살피고 각을 보다가 대충 전공의들 선에서 처치가 컷되며,
일부 전공의 선에서 해결이 안되는 환자가 교수에게 넘어간다.
니들이 응급실에서 인턴이 아닌 의사를 봤다면 대부분 전공의를 봤을 것이다.
교수가 직접 응급실에 내려올 일은 잘 없고, 있다면 여러의미로 많이.. 곤란하다.
병원마다 사정이 다르니까 잘 모르겠다만 일단 내가 있던 곳은 그랬다.
여튼 환자를 봐야 하니 수술방이 돌아간다.
1년차와 PA가 수술을 준비한 뒤 환자에 따라 펠로우나 촉탁의, 교수가 수술을 집도하고
수술 마무리는 전공의랑 PA가 한다.
그 사이 교수는 3년차가 간단한 수술 하는걸 보고 지도해주다가 잠시 쉬고 다른 방 수술에 들어간다.
이렇게 수술방 3개가 쉴새없이 돌아가야 겨우 응급실에서 보낸 환자들을 치료해낸다.
이건 올해 2월 전까지의 이야기였고.
인턴과 전공의가 대거 사직하고 난 뒤 펠로우나 교수 입장에서는 답이 안나오게 되었다.
응급실에서 일반외과 환자를 보다보니 항문직장검사나 코위관 삽입같은 잡일들까지 자기가 해야되는 상황까지 몰렸고,
일부 경환들은 PA에게 분담에서 처리하게 되었다.
간호사가 환자 보는게 마음에 안든다고 하는 환자는 배때지가 부른 사람이다.
이미 밖에는 응급실에 들어오지도 못한 환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
결국 교수는 PA 하나 붙여 수술준비를 하고 하루종일 수술한다.
이전에는 전공의들이 마취과에 연락해서 환자들 다 준비시킨 뒤
배를 미리 열어놓고 수술시야 확보해놓고 교수님 오실때까지 준비만전이었는데
이제는 교수 혼자 배를 열고 PA에게 수술시야 확보시키고 내내 수술하고 배를 닫는다.
수술 1건에 시간이 1.5배에서 2배는 걸린다.
그런 와중에 쉴 짬도 없다.
다음 환자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강사는 교수 아래에서 기술을 배우고 업글하기 위해 병원에 남아있었는데
응급실에서 처치하는데에 시간을 다 보내게 되었다.
촉탁의는 업무 부하를 감당하다 못해 진작 나갔다.
임상 강사도 어차피 단기계약이었던거, 언제 나갈지 각을 재고있다.
수술방이 3개 돌아가던게 1개밖에 안돌아가니 밖에 환자는 계속 대기를 타게 되고
응급환자 상황은 악화되는데 교수가 맡은 수술은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 임상강사마저 수술방에 들어가면 이제 이 응급실은 일반외과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어진다.
심지어 환자가 오래 대기했다 들어오는지라 환자 처치나 수술의 난이도도 올라간다.
당연하지만, 환자에게 고소미먹을 확률도 올라간다.
원래도 진상 천지인 동네인데 이딴 글이나 돌고있고
보건복지부가 파견한다는 공보위, 군의관은 레벨0, 레벨1짜리 햇병아리다.
수술방 레벨은 커녕 응급실 내부 환자 목숨 연명에도 도움이 안되는 수준이다.
애초에 감당 안되는 환자를 이 응급실로 쏘던 사람들이 여기 와서 할게 뭐가 있나?
추석을 넘어 겨울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응급실 의사들이 하나 둘 사직하고
그렇게 대학병원이 마비된다.
참고로 겨울은 낙상사고부터 뇌출혈까지 별별환자들이 급증한다.
난 이번 겨울이 지나면 전국 의료가 어떤 꼬라지가 날지 감히 상상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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