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동물학자인 페터 아마이젠하우펜 박사 (1895 – 1955)
조수 한스 폰 쿠베르트(Hans von Kubert)와 함께 세계를 돌아다니며 특이한 동물들을 찾아다니고 연구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1930년 부터 1955년까지 약 20년 넘게 전쟁으로 뒤덮힌 세계에서 각종 신기하고 기괴한 동물들을 발견하였지만 결국 실종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의 조사기록은 1980년에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낸 두 남자에 의해 발견되었다.
발견자인 후안 폰쿠페트라 는 당시 상황을 " 1980년 여름 방학 동안, 스코틀랜드 북부, 케이프 래스(Cape Wrath)의 가파른 해안에 있는 민박으로 변한 우울한 집에서 내 친구 페레 포르미구에라(Pere Formiguera)와 나는 이상한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 내 기억으로는 우울한 오후였어요. 폭우로 인해 우리는 밖에 나갈 수 없었고, 무슨 이유인지 더 이상 기억나지 않고 지하실로 내려갔습니다. 이 습하고 냄새나는 장소의 광경은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잊혀진 보물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거미줄로 뒤덮인 선반에는 독일어로 주석이 달린 공책과 시트, 이미 누렇게 바랜 사진 판과 접점, 해부 도구, 포르말린 병이 쌓여 있었습니다. 땅바닥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표본 몇 개가 흩어져 있었죠. 다음 이틀 동안 눈부신 햇빛(이 지역에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 있었지만 우리는 사진의 내용에 놀랐고 수수께끼의 텍스트를 해독하기 위해 진정한 알리바바의 자연 과학 동굴인 이 은신처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의 저자가 초기 기형학 연구에 30~40년 동안 몰두해 온 신다윈주의 학파의 동물학자라는 결론에 도달한 방법입니다. 그의 이름은 Peter Ameisenhaufen이었습니다." 라며 회고했다.
자칫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뻔한 그의 연구기록들은 도감으로 발간되었다.
그 동물들 몇 마리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발이 달린 뱀 Solenoglypha polipodida
새 다리가 여러 개 달린 기다란 뱀. "소레노그라파-폴리퍼디다"로 명명되며 1941년 4월 30일 인도 타밀나두 주에서 발견되었다. 뱀의 조상들은 다리를 가지고 있었던걸로 전해지지만 이 동물의 경우 다리 개수가 더 많다. 강한 독을 가지고 있고 조상이 날개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2. 대머리 여우
1940년 9월 12일 시베리아에 발견한 거북이 머리의 파충류. 앞다리만 달려있으며, 머리에는 털이 없지만 몸은 털로 뒤덮여있다. 고기가 아주 맛있다고 한다. 머리에는 납이 가득 차있어 무게추 역할을 하는데, 박사는 납 중독으로 머리가 빠진 것으로 의심했다. 겁이 많으며, 위기가 닥치면 머리를 땅에 박고 거꾸로 서서 관목으로 위장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의심된다.
3. 외다리 조개
1938년 1월 11일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세와 강에서 발견된 "미코스트리움-우르가리스"라는 이름의 조개. 다리 하나와 팔 하나가 달려 있으며, 집단생활을 한다. 막대기로 물고기를 때려잡거나 단체로 춤을 추기도 한다. 무리를 지어 살며 종종 늙은 개체는 젊은 개체에게 맞아 죽는 경우가 있는데 이 모습이 굉장히 주술적, 종교적인 의식같아 놀라움을 자아냈다고 한다. 이 개체와 박사와 악수하는 사진은 유명하다. 게다가 생긴 것과는 다르게 패각류가 아닌 포유류로 몸 안에 뼈를 지니고 있고, 아가미와 허파를 모두 가지고 있어 쌍방 호흡을 하며 심장은 1심방 2심실, 척추동물 고유의 신경계를 가지는데 연구에 의하면 몸 내부의 구조는 패각류와 일반 척추동물의 혼합형태로 외부에서 매우 집중적으로 쪼여진 2개의 다른 감마선으로 인해 발생한 기형종으로 보고 있다. 몸길이는 20~70cm에 이르러, 생각이상으로 큰 개체도 있다.
4. 털복숭이 송어
머리와 꼬리부분을 제외한 몸통 부분이 비늘이 아닌 털로 뒤덮여있다. 아메리카 전설에 나오는 유명한 환상종.
이름대로 온몸에 털이 난 송어의 모습을 했다. 다만 머리와 꼬리, 지느러미 부분은 제외.
털복숭이 숭어는 북미 대륙의 북쪽 추운 곳에서 발견 되었다고 하는 매우 희귀한 물고기로,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털로 뒤덮인 모습으로 진화 되었다고 전해진다.
5. 켄타우루스 네안데르탈렌시스 Centaurus neandertalensis
아프리카 우간다 무바라라 지역에서 발견됨. 말의 하반신과 영장류의 상체를 가진 동물. 신화속에서 자주 묘사되었던 켄타우로스와 유사한 외형을 지녔다. 유인원이기 때문에 지능은 높고 뇌의 용적은 1100입방센티를 넘어서서 거의 인간과 비슷한 뇌용적을 가진다. 어느정도 의사소통도 가능했다고 함. 다만 발견된 개체가 한마리 뿐이기에 단순한 돌연변이인지 종족인지는 애매하다고.
6. 아즈란 Ceropithecus icarocornu
1944년 3월 11일 브라질 아마존 밀림에서 발견. 밀림에 사는 나가라 테보라는 원주민들에게 길러지며 신으로 숭배되고 있다고 한다. '아즈란'이란 '하늘에서 온 자'라는 뜻이다. 뿔로 이용해서 사냥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즈란은 거의 평생을 원주민들이 만든 특별한 오두막에서 지내며 날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면 부족 단위에서 성인식인 축제를 치러 그 일대에서 잡히는 은색 물고기의 가죽을 아즈란의 몸통에 이식하는 의식을 지낸다. 축제 후에 자유로이 오두막을 떠나지만 항상 마을 부근에서 살며 교미는 오두막 안에서 행해지며 죽을 때도 이 오두막에서 죽는다.
이처럼 기존 생물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만한 발견은 전 세계에 충격을 가져왔고
그의 작업실에 있던 박제들과 사진이 세계 각국의 박물관에 전시되었으며 이 기록들이 추합되어 책으로 발간된 것이다.
여기까지 믿었다면 당신들은 이들의 의도에 완전히 걸려든 것이다.
사실 저 생물들은 카탈루냐 사진계의 저명한 두 사람인 후안 폰쿠베르타와 페레 포르미구에라가 존재하지 않는 동물 카탈로그를 제작. 폰쿠페르타가 사진 부분을, 작가이자 사진작가인 포르미구에라가 설명을 담당하고 제작한 프로젝트이다. 그들은 사진 문서의 진실성을 입증하는 진부한 표현을 반박하고 싶어했다. 1984년에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식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더 나아가 현실과 허구, 자연과 상상 사이의 항상 명확하지는 않은 한계를 조사하고 싶다는 목적으로 1985년에 그들은 동물군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사진의 초점이 살짝 맞지 않고, 일부 글자의 잉크가 종이에 번져 있고, 액자가 쪼개져 오래되어 보이는 등, 마치 오래전부터 보존되어 온 듯한 자료로 보이듯 의도했고 감상자는 이것이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과학자 페터 아마이젠하우펜 박사(Peter Ameisenhaufen) 와 조수 한스 폰 쿠베르트(Hans von Kubert)의 이름이 포미구엘라(Formiguera)와 폰쿠베르타(Fontcuberta)라는 이름의 오마주라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이젠하우펨과 포미구엘라는 둘다 개미둥지라는 뜻 / 폰 쿠페르트는 폰쿠베르나의 변형)
두 사진가가 환상적인 동물을 만들기 위해 박제사와 협력했으며 과학적 분류를 시뮬레이션하여 가상의 라틴어로 이름을 지었다는 사실 역시 몰랐다. 1989년 바르셀로나 동물학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이 설치물을 선보였을 때, 교육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 학위를 소지한 성인 방문객 중 27%가 그 동물이 진짜라고 믿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우리 프로젝트인 Fauna 는 근본적으로 미적 경험과 명백히 유쾌한 소명을 통해 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합니다. 미디어 와 문화계 의 인식론적 장치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의미에서 '지식'의 생산 및 전달 과정을 어떻게 해체할 수 있을까? 결론에 다다르면 우리는 진실이 순전한 추측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진실은 없지만 어느 정도 가까운 환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환상은 심지어 가장 순진하고 무해해 보이는 환상일지라도 이기적입니다. 과학의 재료를 사용하여 예술적 행위를 형식화함으로써 미디어에 영향을 미치는 즉각적인 이데올로기적 의미, 미디어가 생성하는 신화 및 진부한 표현, 즉 80년대 예술의 대부분에 대한 기원 또는 반복된 언급을 처음부터 명확히 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사진 매체와 영상매체의 취약성과 정보의 생산과정을 비판하기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 예술의 연대기 기사
위에 소개한 동물들만 보면 허무맹랑한 개소리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전시장에는 오리너구리같이 실재로 존재하는 동물의 박제와 연구자료도 있었기 때문에 속아넘어간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한다. 의심은 들었지만 학자의 권위와 자신의 배경지식에 의심을 거둔 사례도 꽤 있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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