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히나 이분이 자주 등장하게 될거임.
1.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1926)
상태: 부분적으로 발견됨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영화로, 80분의 런닝타임을 가졌으며 원작대로 요란한 파티를 즐기는 장면들과 개츠비의 문란한 인간관계에 집중한 영화였다고 함.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는 영화를 보던 도중 극장에서 뛰쳐나와버렸으며 “썩어빠졌고 끔찍하며 최악인 영화길래 나왔수다.”라고 진술했다고 전해짐.
현재로서는 1분짜리 예고편만이 전해질 뿐이며 모스크바의 한 이름모를 영화 저장소에 필름이 보관중이라는 루머가 있었지만, 해당 영화를 오랫동안 찾고있는 교수 윈스턴 딕슨이 밝히길 근거없는 사실이었다고 전해짐.
2. 시민 케인 컬러 버전(1941)
상태: 부분적으로 발견됨
<시민 케인>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영화이며 영화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오슨 웰스가 단 25살에 만들었던 문제작임.
이후 80년대경에 미국의 텔레비전 프로듀서인 테드 터너가 흑백인 해당 작품의 컬러 버전을 제작중이란 소식이 전해졌고 실제로 한동안 작업이 진행되었었음.
그러나 얼마안가 사망한 웰스가 터너에게 마지막 부탁 중 하나로 “제발 내 명작을 크레용칠 따위로 망치지 말아주게.”라고 전하자 터너가 프로젝트를 취소시켰고 이로인해 오로지 영화의 마지막 릴만이 컬러화되었다고 함.
컬러화된 마지막 릴의 전체 부분은 현재까지도 전해지지 않고있고 오로지 몇초의 클립만이 1991년 BBC에서 방영된 시민 케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되었음.
3. 투 머치 존슨/Too Much Johnson(1938)
상태: 완전히 발견됨
오슨 웰스가 23살에 만들었던 비공식 첫 장편영화로 슬랩스틱 코미디 스타일의 실험적인 단편극들을 묶어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으며, 뉴욕 맨하탄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코믹하고 참신한 연출들을 보여주는 추적극임.
웰스는 한평생 이 작품의 제대로된 편집본을 만들진 못했지만 모든 단편들을 하나로 묶은 60분짜리의 중편 영화를 그의 친구이자 해당 작품에 출연했던 조셉 코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었다고 함.
웰스 본인은 해당 작품의 유일한 필름이 1970년 마드리드의 그의 자택에서 불에 타 사라져버렸다고 밝혔지만, 2008년에 이탈리아에서 필름이 기적적으로 발견되었고 이젠 인터넷을 통해 감상할 수 있음. 물론 웰스가 “만들었다”고 보기엔 좀 애매한 결과물이지만.
4. 위대한 앰버슨가/The Great Ambersons(1942)
상태: 일부만 유실됨
<위대한 앰버슨가>는 웰스의 완성작이자 동시에 미완성작이라고 볼 수 있음. 해당 작품 자체는 대중적으로 개봉되었고 명작이라고 호평받았으며 현재도 각종 블루레이를 통해 출시된 덕분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임.
그러나 한가지 불편한 사실이 있음, 사람들은 이 영화의 한가지 옥에티로 마지막에 급격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걸 지적하곤 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웰스가 의도했던 것이 아닌 영화사의 압박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이렇게 끝내야만 했기 때문임.
본래가 웰스가 완성했던 버전은 약 40분이 더 길었으나 편집이 이루어질 당시 그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브라질에 가있는 동안 영화사측에서 무단으로 해당 부분들을 잘라내어 지금의 급마무리 판본이 탄생하게 된 것임.
해당 40분의 추가 장면들은 영화사가 즉석에서 처분했다고 전해지지만 팬들은 웰스의 오리지널 컷이 어딘가 존재할거라 믿으며 지금까지도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함.
5. 돈 키호테/Don Quixote(1955)
상태: 부분적으로 발견됨
<돈 키호테>는 웰스가 살아생전 가장 완성시키고 싶어했던 프로젝트라고 보여짐. 1950년대 중반에 촬영을 시작했지만 제작과정이 장난아니게 길어지는 바람에 심지어는 1969년에 돈 키호테를 맡았던 주연 배우 프란시스코 레구에라가 본인 역할의 대사 녹음조차 끝내지 못한채 사망했을때까지도 영화가 완성되지 못했었다고함.
1972년에 웰스는 평소 친분이 있던 평론가 조너선 로젠봄에게 촬영은 거의다 끝냈으니 이제 편집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고 하지만, 그 후 1982년에는 재촬영을 위해 다시 스페인에 가봐야한다고 말했다고 함.
이 혼돈의 제작과정을 거치며 당연히 수많은 푸티지들과 녹음본들이 자연스레 유실되었고 도당체 웰스가 만들고 싶어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고 함. 1981년에 웰스는 “작가들이 자신들의 책을 언젠가는 완성시키듯 나도 이걸 언젠간은 완성할거요, 단지 내 속도에 맞출뿐.”이라고 전했다고함.
그러나 웰스는 얼마안가 사망했고 일각에선 그가 한평생 일부러 영화를 완성시키지 않았다는 해석도 존재함, 이게 그가 생전 가장 만들고싶어했던 영화란걸 생각하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임.
그렇게 웰스의 사후에 덩그라니 남겨지게된 수많은 푸티지들을 일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편집하여 완성시킨 바 있음. 웰스의 친구이자 유명감독인 코스타 가브라스는 1986년에 45분 버전을, 마찬가지로 그의 친구이자 감독이었던 제스 프랑코는 1992년에 2시간 버전을, 웰스의 전 편집자였던 마우로 보나니 또한 더 짧은 편집본을 만들었다고 알려졌지만 이건 법적 문제로 인해 공개되지 않았음.
최근들어 보나니와 웰스의 생전 마지막 파트너였던 오자 코다르가 함께 협력하여 다시금 영화의 적절한 편집본을 만들고있다고 전해짐, 어쩌면 조만간 웰스의 의도에 가장 가까웠던 판본을 보게될 수 있지도 모름.
6. 더 딥/The Deep(1966)
상태: 부분적으로 발견됨
또다른 웰스의 미완성작, 이쯤되면 슬슬 레파토리가 보일거임. 오슨 웰스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았으며 로렌스 하비, 잔느 모로, 오자 코다르 등이 출연했으며, 보트 여행을 떠난 신혼 커플이 얼마안가 좌초된 선박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스스로를 유일한 생존자라 자칭하는 남자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스릴러 영화임.
이 작품도 역시나 힘겨운 제작 과정을 거쳤는데 우선 찬바람 부는 바다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일부 배우들이 얼마안가 프로젝트를 떠났으며 여느 웰스의 프로젝트들처럼 제작비마저 떨어지게 되어버림.
이후로도 웰스는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시키려고 고군분투했지만 1973년 주연배우 중 하나였던 로렌스 하비가 사망하여 쐐기를 박아버림에 따라 결국 영화는 완전히 취소되어버리게 됨.
영화의 오리지널 프린트는 오래전에 유실됐고 유일하게 남은것으로 알려진 러프컷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있음. 다만 2015년 뮌헨 영화 박물관측에서 워크프린트를 특별상영한 바 있으며, 남아있는 푸티지들을 적절히 편집한 버전이 만들어질거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로선 이 영화의 짧은 분량의 클립들만이 전해질 뿐임.
(필립 노이스 감독의 1989년작 <죽음의 항해>가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니 궁금하면 이거라도 보시는게 어떠신지.)
7.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1969)
상태: 일부만 발견됨
셰익스피어의 유명 희곡을 원작으로한 이 작품은 웰스가 위에서 언급한 <더 딥>을 촬영하는 동안 남는 시간에 간간히 이탈리아와 유고슬라비아를 넘나들며 찍었던 TV영화로, 원래 계획대로라면 완성본이 웰스가 나오는 티비 스페셜에서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얼마안가 방송사인 CBS 측에서 웰스의 세금 체납 논란을 이유로 이 작품의 제작비 공급을 갑작스레 중단해버리게됨.
이로인해 웰스는 사비를 들여가며 작품을 완성해야했음. 그래도 완성은 했으니 다행이구나 싶었던 순간 얼마안가 워크프린트의 두번째 릴과 세번째 릴이 이름모를 누군가에 의해 도난당해버렸고, 오리지널 프린트는 남아있었지만 소리가 없는 버전이었다고 전해짐.
현재 대중적으로는 약 4분가량만이 전해지며 2015년에는 뮌헨 영화 박물관이 남아있는 푸티지들을 편집해 대략 40분 길이의 편집본을 만들었다고함.
8. 두개의 모비 딕 영화들(1955, 1971)
상태: 완전히 유실됨, 부분적으로 발견됨
1955년에 웰스는 런던의 한 극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함께 <모비 딕>을 원작으로 한 연극을 한 바 있으며 이후 해당 연극을 촬영한 75분 가량의 푸티지를 편집해 일종의 TV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고함.
그러나 편집 과정에서 웰스 본인과 그의 동료들 모두 딱히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지 않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에 작업을 중단하게됨. 75분짜리 푸티지와 미완성 편집본 둘다 영영 공개되지 않았으며 웰스 본인이 처분했을 거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함.
이후 1971년 웰스는 다시금 <모비 딕>을 만들게되는데 이번엔 본인 혼자만이 출연하여 독백으로 소설의 전체 내용을 읊조리는 방식이었다고함. 그러나 이 작품 또한 끝내 완성되지 못하였음. 1999년에 뮌헨 영화 박물관에서 22분짜리 편집본을 만들었지만 역시나 대중들에게 공개되진 않았고 현재로선 일부 클립들만이 전해짐.
9. 몽상가들/The Dreamers(1978)
상태: 부분적으로 발견됨
웰스가 그의 일생 막바지에 만들었던 또다른 미완성작. 1980년에 제작을 시작했으나 이번에도 자금 문제로 인해 차질을 빚었으며 5년후인 1985년에 웰스가 사망함에 따라 미완성으로 남게됨.
위에서 몇번 언급한 웰스의 인생 마지막 시기를 함께보낸 오자 코다르가 각본 및 주연을 맡았으며, 웰스의 자택에서 둘이 25분 가량의 푸티지를 촬영했다고함.
이 작품 또한 뮌헨 영화 박물관이 푸티지를 소유중이며 대중적으로는 단 몇초가량의 클립들이 전해짐, 또한 작품의 각본 자체는 온라인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고함.
10. 바람의 저편/The Other Side of the Wind(1969)
상태: 완전히 발견됨
오늘 소개할 마지막 웰스의 작품은 드디어 잘풀린 경우임.
<바람의 저편>은 고전 할리우드 시기에 보냈던 전성기가 지난 한 나이든 감독이 70년대 “뉴 할리우드” 운동에 발맞춘 세련된 영화를 찍으려다 차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이후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의문을 표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음. 존 휴스턴, 피터 보그다노비치(두분 다 아주 유명한 영화감독들), 오자 코다르 등이 출연함.
역시나 이 영화또한 제작비 문제로 촬영에 큰 차질을 빚었으며, 더군다나 영화가 반쯤 완성되었을 시기에 작품의 투자자 중 하나가 그시기에 폐위되었던 이란의 황제와 처남 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란 정부측에서 영화의 프로젝트를 강제로 중단시켜 버렸다고함.
이후 영화의 남겨진 푸티지만 무려 10시간에 달했다고하며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영화에 출연했던 피터 보그다노비치를 필두로) 웰스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편집본을 만들고자 했으며, 2017년에 넷플릭스 측에서 작품의 배급권을 구매하였고 덕분에 완성된 편집본이 2018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됨.
물론 이 버전이 웰스가 완전히 의도한 버전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웰스의 수많은 미완성작들 중 그나마 유일하게 이후에 제대로 완성되었고 대중들에게 공개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함.
11. 에이미의 밤 외출/Amy's Night Out(2007)
상태: 완전히 유실됨
마지막으론 도시전설에 가까운 한가지 흥미로운 작품을 들고옴.
<에이미의 밤 외출>은 제프리 레온이 감독한 독립 공포영화로 싱글맘 에이미가 갑작스레 길을 잃은 이름모를 악몽에서 탈출하려다 소름끼치는 현실에 다다른다는 내용임.
이 작품의 이렇다할 정보도, 스틸도, 영상도 전해지지 않으며 오로지 포스터와 IMDB 페이지에서의 일부 정보들만을 찾을 수 있음. 무엇보다 흥미로운건 IMDB에 따르면 해당 작품의 런닝타임이 무려 11시간 15분이란건데 이게 사실이라면 역사상 가장 긴 공포영화로 보여짐.
...그치만 제프리 레온의 IMDB 인물정보에 따르면 단편영화 및 다큐들을 독립적으로 만들고 편집한다고 써있으니 저건 그냥 11분 15초인 런닝타임의 표기오류로 보임.(정말로 11시간짜리 영화면 대반전이고.)
암튼 영화 자체는 폭넓게 공개되지 않은 독립영화라 레온 본인만이 소유중인 것으로 보이며, 과연 언젠간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될지는 미지수임.
이번편은 의도치않게 오슨 웰스의 로미 연대기가 되어버렸음, 그만큼 그가 살아생전 얼마나 작품 활동에 열정적인 인물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같기도 함.
오늘은 외국 로미 위키 말고도 특히나 이 영어 기사로부터 큰 도움을 받음 (https://www.vulture.com/2018/11/a-guide-to-orson-welless-other-unfinished-movies.html). 또한 여기서 소개한 것 말고도 웰스는 다른 미완성작들이 아주 많이 있음, 나무위키에도 대략적으로 적혀있으니 관심가면 한번 가서 읽어보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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