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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가 된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

필로_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14 12:55:02
조회 32037 추천 246 댓글 495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알버트 비어슈타트Albert Biersta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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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 2>의 풍경은 분명 예술일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예술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게임 웹진 [폴리곤]이 <레데리 2>의 그래픽과 비주얼을 예술적 관점에서 분석한 기사를 낸 적 있습니다. 꽤 전문적이고 흥미로운 기사였죠.


그렇다면 도대체 <레데리 2>의 어떤 점이 그렇게 예술적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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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olygon.com/red-dead-redemption/2018/10/26/18024982/red-dead-redemption-2-art-inspiration-landscape-paintings


먼저, 실제로 락스타 게임즈는 <레데리 2>를 만들 때 회화, 특히 풍경 화가들의 작품을 참고했습니다. 

아래는 [폴리곤]의 인터뷰 중 일부입니다.


“조명 감독인 오웬 셰퍼드는 터너, 렘브란트와 같은 목가 및 풍경 화가들과 알버트 비어슈타트, 프랭크 존슨, 찰스 러셀과 같은 19세기의 미국 풍경 화가들을 참고했습니다.”


"(...) Owen Shepherd, our lighting director, looked to the pastoral and landscape painters like Turner, Rembrandt and American landscape painters from the 19th century such as Albert Bierstadt, Frank Johnson, and Charles Russell.”


-북미 [락스타 게임즈] 아트 디렉터, 아론 갈버트Aron Garbut-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화가를 꼽아보자면 역시 알버트 비어슈타트로, 총 세 부분에서 유사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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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레데리 2>와 비어슈타트는 소재가 같습니다. 둘 다 19세기 중후반의 북미 대륙을 배경으로 하거든요. 이때는 서부개척시대가 끝나는 무렵이거나 가장 정점에 달한 시기입니다. 간단히 말해 가장 광대한 자연에 인간이 가장 가까이 있던 시기이자 장소죠.


실제로 비어슈타트의 풍경화는 대부분 광활한 평야와 거대한 산맥, 커다란 호수 등을 소재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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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 2> 또한, 잘 보면 항상 탁 트인 곳에 있어요. 


마을이나 나무가 우거진 숲 속에 있는 게 아닌 이상, 항상 주변을 둘러보면 드넓은 초원이 보이고 저 너머에 설산과 큼지막한 바위가 있습니다. 


또한 시야가 상당히 넓기에 인간인 아서가 작게 보이는데, 비어슈타트도 이처럼 커다란 캔버스 위에 곧잘 거대한 자연과 작은 사람을 그려놓곤 했습니다.



<레데리 2>가 실제 지형을 완벽히 똑같이 재현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탁 트이게 설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어슈타트의 풍경과 시각정보적으로 완전히 동일합니다. 둘 다 거대한 자연을 최대한으로 담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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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둘은 화풍이 같습니다.


거대한 자연을 담으려한 건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담은 걸까요? 그냥 그대로 그렸다고 하기엔 비어슈타트의 풍경화는 사진이 아니며 <레데리 2>의 풍경도 <고스트리콘 와일드랜드>(이하 <고리와랜>)의 풍경과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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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슈타트의 작품들을 잘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멀리 있는 산맥은 극적으로 흐릿하게 표현되며 또한 채도가 낮게, 즉 '푸르게' 그려졌습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건 알겠습니다. 실제로 멀리 있는 건 흐릿하게 보이니까요. 하지만 왜 푸르게 그린 걸까요? 흐릿하게 그린 것과 같은 이유죠.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푸르게 보이거든요.



햇빛이 대기나 수증기나 먼지를 통과할 때 산란을 일으키는데, 이 산란은 빛의 파장에 따라 다릅니다. 그런데 파란색이 가장 짧은 파장을 가지고 있기에 거리가 먼 물체는 -하늘 또한- 파란색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무슨 소리냐구요? 저도 모릅니다. 애초에 왜 갑자기 과학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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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참고로 이렇게 멀수록 대기에 따라 흐릿해지고 채도가 낮아지는 것을 회화에선 대기 원근법 aerial perspective이라고 하는데, 이 대기 원근법을 정립한 사람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실제로 다빈치 이전 시대의 회화들은 멀리 있는 대상도 뚜렷하게 그렸다고 합니다. 또한 이 대기 원근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빈치가 만든 기법이 바로 스푸마토 Sfumato 기법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물체의 윤곽을 흐릿하게 하여 거리감을 표현해내고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하는 기법이자, 모나리자의 오묘한 미소에 쓰인 그 기법이죠.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저도 저의 해박함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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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는 <레데리 2>의 풍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비어슈타트의 풍경화만큼 극적이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레데리 2> 또한 멀리 있는 풍경일수록 흐릿하고 낮은 채도로 표현됩니다. 대기 원근법과 스푸마토 기법이 모두 적용된 것이죠.



이런 디테일함은 단순히 풍경을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아닌, 거리에 따라 (명확성과 채도에 따른) 격차를 만들어 거리감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바로 이 인상적인 거리감이 <레데리 2>의 광대한 풍경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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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빛의 굴절과 번짐에 대해서도 둘은 매우 유사합니다.


비어슈타트의 작품들은 대부분 엄청나게 강렬하고 영롱한 빛이 캔버스를 가득 채웁니다. 대지가 광활한 만큼 텅 빈 공간도 넓기 때문이죠.


<레데리 2>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몰이나 일출 때 특히, 햇빛이 형형색색으로 뿜어져 나와 모든 풍경을 뒤덮고 삼켜버리죠.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엄청난 장관입니다. 여기서도 넘쳐흐르는 빛이 공간을 채우는 만큼, 그 공간의 광대함을 나타냅니다.



만약 그냥 배경이 드넓기만 했다면, 혹은 기법이 효과적이기만 했다면 <레데리 2>의 풍경은 비어슈타트의 풍경화 같지 않았을 겁니다. 


오직, 비어슈타트와 같은 대상을 보고, 비어슈타트와 같은 기법을 사용했기에 한 화가의 세계를 프로그램 안에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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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길었네요. 이쯤이면 충분히 예술과의 관계를 보여줬겠죠?


아뇨. 아직 부족합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것만으로는 회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술은 단순히 심미성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언제나 '너머의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거든요.



마지막으로, 비어슈타트와 <레데리 2>에게 대지는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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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이해하면 당시 시대를 살짝 엿봐야 합니다.


비어슈타트가 속한 허드슨 강 학교는 '1812년 전쟁' 때 '미국 팽창주의'를 선전한 바 있습니다. 


1812년 전쟁은 미국과 영국, 그리고 그들의 동맹국의 전쟁으로, 간단히 말해 미국이 유럽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려는 시도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미국 팽창주의는 북미 대륙을 미국인의 땅으로 지정하고 모두 정복해야 한다는 사상이었죠. 이는 비어슈타트가 활동한 19세기 후반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유럽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먼로주의'와 원주민 및 멕시코인을 정복하기 위한 '팽창주의'는 북미 대륙을 오직 미국인의 것으로 만드는 두 개의 관념인데,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이 '명백한 운명 Manifest Destiny'이라는 개념입니다. 


간단히 말해 북미 대륙은 신이 미국인에게 준 것이니, 미국인들은 모든 북미를 장악해도 되고, 또 그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 마디로 정신승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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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여러분이 주목해야 할 것이 '신'이라는 개념입니다.


대항해시대 때 에스파냐인들은 남미를 굳이 신성시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가톨릭이 축적한 신화에 따르면 신성한 것은 유럽이고(정확히는 종교적 장소) 유럽인이니까요. 남미는 그걸 받아들이면 됐습니다. 


그러나 서부개척시대 때 미국인들에게는 북미가 신성해야 했습니다. 왜냐면 자신들이 직접 사는 땅이어야 하니까요. 게다가 프로테스탄트인 그들에겐 인간의 교리 외에도 신이 임할 수 있었구요.



즉, 이런 논리가 작용했던 겁니다. 


우리가 믿는 신은 진짜다 -> 신의 의도대로 해야 한다 - 저 땅은 신성하다 -> 저 땅은 우리가 믿는 신의 것이니, 우리가 차지해야 한다.


조금 비약과 과장이 있긴 했지만, 아무튼 신을 통해 침략을 정당화했고, 거기서 경이로움과 숭고함 및 광대함이라는 개념이 사용됐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허드슨 강 학교가 북미 대륙을 신성하게 표현해낸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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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역사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게임, 아니 회화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비어슈타트의 그림과 신은 무슨 상관일까요? 


비어슈타트의 풍경화는 매우 신성하게 느껴집니다. 대체로 성경에 삽화로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그림들이 많죠.


비어슈타트의 그림을 잘 보면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신성함을 드러냈습니다. 하나는 엄청나게 퍼지고 번지는 빛이고, 하나는 빛을 부분적으로 가리거나 굴절시키는 구름 같은 하늘이며, 마지막은 영롱한 빛이 가득 채우면서도 가장자리는 거대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공간입니다.



각각 신의 권능과, 비신성과, 신의 피조물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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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신, 혹은 신의 권능이나 손길이나 시야로 이해하면 모든 게 자명합니다.


신은 결코 형용할 수 없고 쥘 수 없는 것이기에 자주 빛으로 은유 되곤 합니다. 게다가 햇빛은 하늘로부터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니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죠. 따라서 햇빛을 더 찬란하고 폭발적으로 표현할수록 신성한 효과를 줍니다.



특히 많은 그의 작품에서 빛은 한 점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이 하나의 점은 특정한 주체의 의도 혹은 일자를 의미합니다. 

만약 같은 밝기의 빛이 여러 곳에서 나왔다면 전혀 신성하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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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같이 어두운 비신성은 간단히 말해 신성 즉 빛을 강조합니다. 


아시다시피 그냥 하얀 종이보다는 검은 종이에 하얀 점이 찍혀 있을 때, 특히 그 점이 사방으로 삐죽삐죽 뻗어 나갈 때 더 밝아 보입니다. 


하양을 드러내려면 검정이 필요하고 신을 드러내려면 악마가 필요합니다. 한 마디로 대비죠. 꼭 악마가 아니더라도 그냥 세속적 비신성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해야 하듯이, 빛도 구름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뿜어져 나와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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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렇게 비어슈타트의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햇빛을 틈새빛살 Sunbeam이라고 합니다.


또는 부채살빛 Crepuscular rays, 또는 야곱의 사다리, 또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 또는 부처의 손가락이라고 불리며, 22년 1분기 최고작인 <아케비의 세일러복>에선 빛의 파이프 오르간이라고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레데리 2>에서도 종종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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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대자연은 신의 피조물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어둠과 마찬가지로 신의 권능을 나타내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만약 아마존 숲 속에 있으면 빛의 찬란함을 느끼기 힘들겠죠? 


나무가 빽빽하니까요. 따라서 탁 트인 광활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또 아무것도 없으면 그냥 공백이 되고 맙니다. 신이 무의미해지죠. 그렇기에 '공백'을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바로 그를 위해 병풍과도 같은 거대한 산맥이나 절벽 등을 가장자리에 그려 넣는 겁니다.



자연이 거대한 만큼의 창조주인 신도 위대해지고, 그 자연을 빛이 가득 채우는 만큼 신성이 가득 차는 것이죠. 


마치 예수가 로마 제국 전체에 사후 영향력을 미쳤듯이. 마지막으로 -마치 예수가 어린 양을 쓰다듬듯이- 가운데서 쪼그마한 피조물이 빛에 품어져 있다면, 에덴동산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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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과 대자연 모두 신성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전부 제 뇌피셜입니다. 정말로 비어슈타트가 그렇게 의도했는지, 다른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매우 그럴듯합니다. 어쩌면... 진짜일지도 몰라요. 어차피 진짜든 가짜든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거, 그냥 진짜라고 믿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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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디게임... 아니 그냥 게임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레데리 2>가 종교적 색채를 가진 게임이라는 뜻인가? 물론 그건 아닙니다. 항상 그렇듯, 종교나 신은 도구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예술 특유의 목적인, 어떤 완벽함, 절대성, 본질이죠.



비어슈타트와 <레데리 2> 둘 다 공통으로 목표한 것은, 그 대지를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한 곳(왜냐면 인간이 범접할 수 있다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고, 이는 본질이 아니라 표상이라는 뜻이기에), 그러나 인간이 닿아야 하는 곳(어떤 의도된듯한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비어슈타트는 거기에 대자연뿐 아닌 신성 또한 사용했고, <레데리 2>는 대자연만 사용한 차이일 뿐입니다.



특히 이는 빛의 차이에서도 드러나는데, <레데리 2>는 비어슈타트의 작품처럼 틈새빛살이 흔하게 사용되지 않습니다. 주로 광대한 하늘이 펼쳐지거나, 햇빛을 뿜어내더라도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으로 내리쬘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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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 2>도 마찬가지로 빛, 구름, 공간을 잘 활용했습니다. 


위에서 이미 말했다시피, 거대한 산맥과 평야와 호수 등을 배치하고, 대기 원근법 등의 기법을 적용하여 세계를 더 광대하게 표현했으며, 시야를 넓게 하여 대자연과 소인간의 대비를 극대화했을 뿐만 아니라, 그 드넓은 공간 안에 황홀한 빛을 가득 채웠죠.


<레데리 2>의 대지는 비록 신이 우리에게 준 대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너무나 감동스럽고 숭고하고 경이로운 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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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리 2> 컨셉 아트


단순히 대자연만 다룬 게임은 많이 있습니다.


<고리와랜>는 엄청나게 넓은 데다가 지역의 종류도 많습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은 그냥 넓고 다양할 뿐 아닌, 현재 게임계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포레스트> 같은 생존게임, <헌트: 콜 오브 더 와일드>같은 사냥 게임, <더 울프 퀘스트>같은 시뮬레이션 게임 등, 자연을 다룬 게임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그 어떤 게임에서도! 어떤 불가사의한 신성함이나 경이로움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야숨>에서도요! 이 게임들의 풍경은 아름답고, 예쁘기는 해도 <레데리 2>와 같은 예술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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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만 그러한 풍경, 즉 예술적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아뇨, 보는 게 아니죠.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레데리 2>는 회화를 포함한 것도 아니고, 회화가 된 것도 아니며, 회화를 하나의 세계로 만들었습니다. <레데리 2>는 단순히 역사적 시대의 복제품이 아닙니다. 당시의 문화와 정신 그 자체죠.


도대체 그 누가! 이것을 보고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비어슈타트가 되살아나 자신의 세계를 실현한 <레데리 2>를 한다면 뭐라고 할지, 저는 궁금합니다. 

아마 그는 이렇게 말할 거예요. 


"와! 말 부랄이 쪼그라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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