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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4 - 팜플로냐 - 푸엔테 라 레이나

y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20 07:20:01
조회 4224 추천 38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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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상처사진 올렸다가 삭제당해서 다시 씀


2021/10/27 팜플로냐 - 푸엔테 라 레이나(26km)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셨지만 어떻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서 나왔다.

가브리엘과 만나 팜플로냐 스탬프를 찍어주는 나바라 대학에 들렸다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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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때문에 토할 것 같고 어지럽고, 또 무릎은 아프고, 날씨는 너무 춥고 안개도 엄청나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내가 왜 여기서 이 개고생을 하고 있지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기분도 안좋고 우울하고 포기하고 싶었다.

토비도 상태가 안좋았는데, 아무말 않고 걷는 토비에게 미안해서라도 걸어야했다.

오늘 코스중에 명경치로 유명한 '용서의 언덕'이 있는데, 거기까지만 어떻게든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걸었다.


이 날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기도 했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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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언덕에 도착했다.

기대했던 만큼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정상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밑을 내려다보니, 갑자기 뿌듯하고 우울했던 기분이 한번에 날아갔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생각을 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 뒤로는 걷는게 즐거워졌다.

내가 왜 걷기로 결정했는지, 아직도 모르고 저때도 몰랐지만, 무작정 가다보면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뀔거라는 확신이 생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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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순례자 친구 중 하나인 스피디 곤잘레스가 진통제를 줬다.

스피디 곤잘레스는 작은 몸으로 빠르게 걷는다고해서 토비가 붙인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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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토비는 첫 날부터 뒤꿈치와 발가락 사이에 상처가 생겼는데,

걸을수록 상처가 안으로 파고들어가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근처 약국에 들려 약품을 사서 간단하게 처치했다.

상처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올리면 혐짤이라 짤리는 듯 하다.


걸으면서 몇 번 마주쳤던 덴마크에서 온 순례자 쇠렌과 같은 알베르게 같은 방이어서 저녁을 함께하기로했다.

쇠렌은 덴마크에서 아웃도어샵을 운영하는 프로 하이커로, 허졉한 토비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쇠렌은 불과 몇 개월 전 척수에 큰 종양이 생겼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까지 마치고 바로 여기에 왔다고 한다.

언젠가 순례길을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입원하는 도중에 다 낫고나면 꼭 순례길에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고 한다.

쇠렌은 이 날만나서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가게 된다. 순례길에서 만난 가장 고맙고 소중한 인연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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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걷고 난 후 먹는 맛있는 저녁만큼 즐거운 시간이 없다.

기본적으로 토비와 둘이 저녁을 먹지만, 좋은 사람이 더 있으면 배로 즐겁다.

이날이 그런 날이었다. 쇠렌까지 셋이서 정말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근데 이 바이킹들은 술을 너무 좋아하고 잘 마신다.

순례길 전체에서 안마신 날이 거의 없을 것 같다. 아마 아예 없을지도..

-끝-



출처: 유루캠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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