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58)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2007년 5월 원 후보 모친이 본인 소유의 제주 서귀포 토지11개 필지를 호텔롯데에 한꺼번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이 제한되는 구역에 속한 땅이었지만, 매각 두 달 전 원 후보자가 공직자 재산 신고를 통해 밝힌 땅값의 3배를 넘게 받았다. 원 후보자는 이듬해 재산 공개 때 해당 토지의 매각가를 등기부상 가격보다10% 이상 낮게 신고해 불성실 신고 논란도 일고 있다.
원 후보자는 모친이 호텔롯데에 땅을 매각한 이후인2008년 3월 정기 공직자 재산 신고 때 해당 토지를 ‘실거래가’에 팔았다며 매각가를 1억1,616만 원으로 기재했다. 등기부등본상 매각가격(1억 3,900만 원)보다 2,284만 원(16.4%)을 낮춰 신고한 셈이다. 한 토지거래 전문업체 임원은 “토지의 경우 실제 거래가격보다 매매가격을 올려 등기하는 ‘업(up)계약’ 관행이 지금도 횡행한다“며 “거래 쌍방의 동의하에 매입자가 향후 땅을 팔 때 양도세를 조금이라도 줄이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자 측은 “모친의 토지 실거래가를 산정해서 재산 신고를 할 때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모친이 땅을 호텔롯데에 매각한 경위에 대해선 “롯데에서 제안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며 “2007년 당시 롯데가 모친뿐 아니라 다른 개인 소유 토지도 매입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정책을 핸들링하는 분위기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팎에서 감지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을 직접 선보이겠다는 구상으로 세부 이행계획까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직 인수위 기획위원장 자격이지만 현장 행보도 시작했다. 이에 국토부 내부에선 ‘원희룡 체제’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21일 인수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다른 국무위원은 각종 검증공세를 대비하는 등 준비가 한창이지만 원 후보자의 시선은 새 정부의 정책 수립을 향해 있는 모양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에 광역지자체장까지 지낸 만큼 검증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부처 업무현황 파악과 정책공약 점검, 추진계획 마련 등에 무게를 싣고 청문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후보자의 정책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인수위에선 국토부 실무진도 원 후보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정과제 선정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원 후보자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당초 정치인 출신인 원 후보자 지명을 두고 국토부 내부에선 김현미 전 장관 시절을 떠올리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행정 경험 덕분에 정책 이해도가 비교적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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