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비 시리즈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담겨있으니 민감한 사람들은 주의
이번에는 30주년에 걸친 역사를 자랑하는 커비 시리즈 안에서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발매되지 못한 비운의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커비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기 전 HAL 연구소는 '포포포'라는 캐릭터가 필드를 누비며 모험하는 게임보이용 소프트 '트윙클★포포' 라는 작품을 개발 중이었고 홍보와 마케팅에 성공해 26000여 가구에 예약을 받은 상태로 1992년 1월 하순 발매를 앞두고 있었음
하지만 닌텐도 측의 미야모토 시게루가 이 프로젝트를 보고 흥미가 생겼는지 캐릭터 이름이나 발매일 등을 조정하고 닌텐도 측에서 발매하기로 변경한 뒤 트윙클 포포는 1992년 4월 27일 포포포가 아닌 '커비'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별의 커비' 라는 게임으로 재탄생 하게 됨
당시 디렉터였던 사쿠라이에 말에 의하면 닌텐도 측에서 간섭한 건 일부 캐릭터의 조정과 타이틀 변경, ROM 용량이 2배로 늘어남에 따른 엑스트라 모드의 추가 정도였다고 하는데 게임 구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던 것 같음
참고로 이름이 포포포에서 커비로 변경된 건 포포포는 산리오 캐릭터가 떠오르는 이름이라 다른 걸로 바꾸자고 했다고
트윙클 포포 당시의 그린 그린즈 컨셉아트로 위스피 우드도 지금이랑은 미묘하게 다른 외형을 하고 있음
두 번째는 '키드 커비'
HAL이 아닌 DMA 디자인이라는 회사에서 제작을 담당한 게임으로 북미판 슈퍼 패미컴인 SNES로 발매될 예정이었고 슈퍼 패미컴 자체에도 발매 예정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음
이 게임은 게임플레이 영상은 커녕 그 밖에 공개된 정보도 극히 적어 정확히 무슨 게임인지 밝혀지지도 않았고 당시 DMA 디자인의 직원 중 한명이 인터넷에 공개한 정보 정도가 전부임
이 작품은 타이틀에서 보이듯 어린 시절의 커비의 이야기를 다뤘을 것으로 보이며 저 이미지들은 어린 시절의 커비와 디디디로 보임
직원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당시 SNES 부속 기기였던 SNES 마우스를 이용해 앵그리 버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마우스로 커비를 잡아당기고 발사하듯이 이동시켜 진행하는 게임이었다고 함
하지만 SNES 마우스의 부진과 컨트롤의 어색함으로 인해 개발에도 난향을 겪었고 결국 소리소문 없이 묻혀버리고 만 비운의 작품이 되버림
재밌게도 이 작품과 비슷하게 동시기 발매 연기를 한 스타폭스 2는 슈퍼 패미컴 미니로 부활했지만 키드 커비는 진짜 죽어버리고 말았다
다음 작품은 '커비 볼 64'
슈퍼 패미컴으로 발매되었던 미니골프식 외전 '커비 볼'의 후속작으로써 닌텐도 64 초기에 개발 소식이 알렸던 작품임
공개되었던 영상을 보면 3D로 이루어진 맵을 나아가는 모드, 보드를 타고 진행하는 모드, 멀티플레이 모드 등 전작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그 이후 별다른 정보 공개 없이 지나가다가 이 게임에 영감을 얻은 '커비의 에어라이드' 프로젝트로 넘어가게 됨
그렇게 커비 볼 64에서 넘어오게 된 것이 '커비의 에어라이드(N64)'
일본판은 게임큐브 버전과 명칭이 동일하지만 게임큐브판 영어 명칭은 'Kirby Air Ride' 라 조금 다름
이름에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닌텐도 64의 차세대기 게임큐브로 나온 커비 레이싱 게임인 커비의 에어라이드의 프로토타입 격 프로젝트였으며 워프스타 형태의 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보임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커비 이외에도 포피 브라더스 Sr.나 미스터 프로스티, 디디디 대왕도 확인됨
이후 2번째 정보 공개 시의 모습을 보면 좀 더 언덕이나 고저차를 이용한 맵이 보이는 등 보드게임답게 다듬어졌지만 이후 추가적인 정보 없이 묻히게 됨
이후 정황으로 보면 닌텐도 64 이후 게임큐브로 넘어와 이것저것 갈아엎고 진정한 커비의 에어라이드가 제작된 것으로 보임
다음은 '커비 패밀리'로 게임보이 컬러 전용 소프트로 발매될 예정이었으며 특이하게도 재규어라는 재봉틀 회사와 협업해서 만든 소프트
이 소프트는 별의 커비 64 기반의 이미지를 선택하면 게임보이 컬러와 연동하는 재봉틀을 이용해 자수를 놓아주는 소프트였으며 위 홍보 이미지에서도 보이듯 똑같은 컨셉의 마리오 버전인 '마리오 패밀리' 발매 이후 커비 패밀리가 발매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당시 게임보이 컬러 본체의 가격과 동일한 6800엔이라는 고가의 소프트였던 데다가 특수 소프트였기 때문에 재규어 사와의 통신 판매로밖에 구하지 못할 예정이었으며 먼저 발매된 마리오 패밀리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개발 완료 단계였음에도 결국 발매되지 못하고 사라져버리고 맘
다음 작품은 '데굴데굴 커비 2'로 게임보이 컬러 소프트였던 '데굴데굴 커비'의 후속작이 될 예정이었던 게임임
먼저 이 게임의 기반이 된 데굴데굴 커비는 카트리지에 기울기를 감지하는 자이로 팩을 설치해 당시로써는 꽤 참신한 자이로 기믹을 이용한 게임이었음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데굴데굴 커비 2는 더욱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이로는 물론 무려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플레이하지만 거치기인 게임큐브도 연동해 두가지 화면을 이용해 플레이 할 수 있는 지금봐도 개쩌는 방식의 게임플레이를 보여줌
DS도 없던 시절 유사 듀얼 스크린+자이로라는 미친 기믹을 포기하기 아까웠는지 HAL은 저연령층 타깃인 커비 대신 좀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데굴데굴 커비 2를 제쳐두고 Roll-o-Roma라는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지만 이 프로젝트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면서 결국 나오지 못하게 됨
마지막으로 '환상의 커비 게임 3종'인데 이 게임들은 11년간 계속 프로젝트를 엎어가며 진행되다 끝맺지는 못했지만 최신작 디스커버리를 포함해 다른 커비 게임들에게 영향을 준 작품들이기도 함
먼저 제일 처음 기획된 '별의 커비 GC(가칭)'
E3 2005에서 공개된 베타 트레일러를 보면 슈퍼 디럭스를 연상케하는 헬퍼 시스템을 최대 3명까지 부르도록 해 4인 플레이를 메인으로 진행될 작품이었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이후 개발자 인터뷰에서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를 공존시키기 어렵고 같은 게임큐브 작품인 커비의 에어라이드와의 발매 스케줄도 있어 결국 나오지 못했다고 함
이 작품에서 나온 캐릭터나 배경음은 재조정 후 별의 커비 Wii에서 다시 쓰이게 되고 4인 플레이가 핵심이 되는 기믹은 십수년이 지나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에서 구현되게 됨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와 디스커버리에서 등장한 몰포 나이트는 원래 이 작품에서 데뷔할 예정이었지만 게임이 엎어짐에 따라 이 녀석도 스얼까지 가서야 데뷔하게 됨
두번째는 큐브 형식의 맵을 사용해 풀 3D로 움직이는 별의 커비를 구상해 개발에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이 역시 폐기됐다고 함
이 큐브 형식의 맵과 풀 3D로 움직이는 커비는 별의 커비 로보보 플래닛의 미니게임 '커비의 3D 챌린지'와 그 확장판 '커비의 빨아들이기 대작전'에서 다시 사용됨
마지막 세번째 프로젝트는 동화풍 그래픽을 사용한 정통파 커비 게임이었으며 개발 컨셉은 '카피 능력의 일신과 파워업' 이었다고 함
개발자 인터뷰에 의하면 이 작품 개발 중 게임큐브에서 Wii로 플랫폼이 변하게 되고 그대로 '별의 커비 Wii'로 넘어가게 된 것으로 추정됨
카피 능력의 파워업이라는 컨셉에 맞게 Wii의 메인 기믹인 슈퍼 능력도 원래 이 세번째 프로젝트에서 고안된 것이었다고 함
위의 세 프로젝트는 설명한 대로 제대로 발매된 작품은 없으나 여러 커비 게임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 작품들을 개발한 11년과 다른 3D 게임의 노하우가 신작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함
일주일 뒤 4월 27일 별의 커비 30주년을 맞게 되는데 HAL 연구소가 큰 거 하나 보여주리라고 믿고 있음 믿습니다 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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