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나는 그 사람의 친구도 아니고 그냥 우연치 않게 그와 몇 번의 크3 멀티를 즐겼던 사람 중 한 사람인 것을 밝혀 둠.
작년 여름 경, 나는 크킹3 멀티를 같이 할 사람을 모으기 위해 디스코드를 만들었고,
갤에도 모집글을 올렸는데 그도 그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중 한명이였음.
게임 자체도 시작한지 얼마 안됬다고 했고(사실 게임도 발매하고 1년도 안된 시점이였으니까), 멀티도 처음인 통에
처음에 같이 게임 할 때는 모르는거 멀티 참가자끼리 서로 알려주기도 하고 멀티 룰을 설명하면서 게임을 함게했음.
보통, 이 멀티판이 꽤 판이 좁고 플레이하는데도 시간을 오래 투자해서 지쳐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좀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는 크3 멀티에 꽤 재미를 붙였는지 오랜 기간 동안 디스코드에 상주하며 많은 멀티 게임을 즐김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잖아?
이 사람의 경우에는 좀 호방한 성격도 한 몫 해서 그런지 게임 하다가 중간 중간에 자기의 이야기를 한적이 꽤 많았음
그러다가, 자기가 현역 중위로 전역한지 얼마 안됬고 휴식하는 동안 게임을 즐기는 거라는 것도 은연중에 내비침
그때는 사실, 멀티 게임방 디코방에 이런 신상들 공유하다가 친목질이 심해지면 유입이 줄어들까봐 이런 이야기 못하게 내가 막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조금 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건 아닐까 후회를 하게 됨.
그렇게 좀 시간이 흘렀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이 날 거라는 이야기도 디코방에 나오기 시작했었지
로얄코트 DLC 대기기간이 길었던건 기억남? 이사람도 그거에 지쳐서 자기개발을 하러 간다고 하는 찰나, 일이 터졌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거지..
그는 이 사건에 꽤 많은 관심을 가졌음, 갤에 있는 애들이랑 정보 공유도 하면서 자기가 직접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찾아보고
내용도 우리한테 공유하는게 자기 일 인것 처럼 열심히더라고..
이때 난, 어떻게 보면 게임 디코 방에서 현실 정치.전쟁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기도 한 것 같아서 조금 제지도 했었는데 멈추지 않았음
그리고 2월 28일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긴 말임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말 할 때까지도 이놈이 고도의 관종 중에 한 사람인 줄 알았음
그렇잖아, 솔직히 다른 나라의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젊은 자기 목숨을 걸고 그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놈이
이 대한민국 땅에 몇 놈이나 될까?
하물며 나랑, 우리들이랑 같이 게임 하던 놈 중에 말이야
이후에는 너희들이 아는 것과 비슷할거야...
이X 대위 같은 사람이나 해병대 탈영병 참전 소식이 뉴스를 통해 흐르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이 끝이 아니라 더 있다는 내용도 있었으며,
오늘 친구가 보내준 텔레그램 속 이미지에서 한국인 참전자의 이름이 적힌 이미지 리스트가 공유된 걸 확인 했을 때
그 리스트의 마지막 줄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음
이름을 확인하자 마자 솔직히 머리에 망치로 씨게 얻어 맞은 것처럼 어지러웠음, 지금도 그렇고..
그는 진짜로 자기가 생각하는 바와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그날 바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발 한 거였음..
2월 28일 이후로 크킹 디스코드 멀티방에서 그의 소식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지만.
그는 분명 지금 이 시간에도 우크라이나 사람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우크라이나 땅에서 다른 한국인들과 수많은 세계 의용군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병사들과 함께 싸우고 있을 것임
그가 우리들처럼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하루를 다시 보낼 수 있는 날이 돌아왔으면 좋겠음.
다시 우리 멀티 방에 들어와서 게임이나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음.
설사 대한민국의 법이 돌아오는 그를 처벌한다고 해도, 나는 그가 살아 돌아 오길 간절히 기원함.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그리고 그 땅에서 싸우고 있는 그에게도 그 영광이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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