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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맥주 여행기 - Private Press

명품맥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04 01:55:01
조회 7691 추천 36 댓글 208

오늘 글은 사진보다 글이 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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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방문한 양조장은 샌프란에서 아래쪽으로 1시간 정도 운전하면 나타나는 산타크루즈에 위치한 프라이빗 프레스.


산타 크루즈에 위치는 하고 있다만, 물리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요소는 없으니 위치만 하고 있다는 것이 옳을듯.




프라이빗 프레스는 오하이오의 재키 오 양조장에서 15년+ 동안 헤드브루어로 일하던 브래드 클락이 세운 양조장임.


좀 더 디테일한 얘기는 카페에다가 적어뒀는데, 간단 요약하자면 맥주가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하다보니 브루어리도 존나 커지고 마케팅도 하고 판매 전략도 세우고 다른 사람이랑 미팅도 하고 등 점점 일은 늘어나고 양조할 시간은 줄고


그러다가 어느날, 본인 브루어리의 파일럿 양조장(테스트 맥주 양조장)의 인력이 부족해서 간만에 도와주러 갔다가


양조장 위에 딱 서는 순간, 두근거림을 다시 느꼈다고 함.


'그래, 내가 이 일을 하는건 직접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였지'




그 이후로는 15년간 일해오던 양조장을 때려치우고, 롱디하던 여자친구가 살던 산타 크루즈로 이사를 감.


참고로 여자친구(약혼하심)는 SARA의 오너다.


그리고는 이 양조장을 세우게 되었다-- 라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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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프레스는 멤버쉽 온리 양조장임.


그러니까 700명 정도의 멤버들에게만 맥주를 판매하고


그 외의 맥주가 판매되는 탭룸 등은 전혀 없음.


멤버들은 택배나 픽업을 통해 매 분기마다 발매되는 맥주들을 구독제처럼 받아 마시고


반대로 브래드는 멤버들에게 보내줄 맥주만을 딱 채워 만들기만 하면 됨. 다른 라거나 이파 이런걸 만들 필요 없이.





굉장히 독특한 수익구조 때문에 얘기를 하고 싶어서 방문을 했는데


여행 몇달 전부터 메일도 너무 친절히 받아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방문해 얘기나눌 수 있었다.



양조장에 들어가서 진짜 개 깜짝 놀랐는데


위의 사진을 일단 보셈.


저게 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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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에 있는거 : 발효조(겸 브라이트탱크) 4개 + 칠링 시스템 + 배럴들 40개 정도, 맥주 보관용 워크인 냉장고, 끝.


일반적인 양조장에서 무조건 볼 수 있는 거대한 브루하우스라던가, 캐닝/바틀링 라인이라던가 필터 장비, 부재료용 탱크 등은 전혀 없음.


진짜 미니멀리즘의 극한이라고도 볼 수 있는 양조장인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프라이빗 프레스는 주변 양조장에서 맥즙을 생산함.




매번 만드는 곳은 다른데, 만들 때 마다 위의 탱크 하나를 트럭에 업어가거나, 배럴들을 존나게 대형용달트럭에 담아간 뒤에


양조를 끝내면 배럴이나 발효조에 담은 뒤 다시 트럭에 태워서 양조장에 내린다고 함.


상당히 번거로울 수 있지만, 1년에 릴리즈 하는 맥주의 양이 많지 않고(1년 생산량이 1만리터 전후라고 함)


주변 양조장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구실도 되기에 좋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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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들도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놀람.


허전....


그럼에도 이런 곳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맥주가 나오는게 놀라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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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점적으로 물은 것은 멤버쉽 온리 양조장의 수익 구조나 본인의 방향성/지향성이었는데


진짜 생각 이상으로 너무 맥주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한 사람이라는걸 배울 수 있었음.





예를 하나 들자면, 멤버쉽 온리로 운영되기에 맥주들은 탭룸에서 서버의 설명과 함께 나오는게 아니고


다들 택배로 병만 받아서 집에서 마시게 됨.


그렇기에 브루어의 의도나 지향성이 잘 전달되기 어려운데


이 때문에 언제나 맥주를 보낼 때 모든 블렌딩된 원주 + 담궜던 배럴들 + 맥주의 설명 + 원주의 설명을 아주 디테일한 레벨로 함께 첨부함.


그러면서 본인은 마치 음악 앨범에 비유하는데(음악을 아주 좋아하신다)


음악 앨범을 사서 집에서 들으면서 코멘터리나 가사가 적힌 종이를 읽으면서 듣듯,


본인의 맥주도 그런식으로 소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하는거임.


개인적으로는 아주 사려깊은 접근법이라고 느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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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에 있는 맥주도 얻어마시고 병도 좀 얻어마시면서 좀 더 얘기를 나눔.


예를들어 패스츄리 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는데


사실 본인이 프라이빗 프레스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그런거를 아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하심.


예를 들어 탭룸에서 병 하나하나 단위로 판매하는 양조장이라면 다른 양조장과 경쟁을 해야하고


그러면 세간의 평가라던가 사람들의 니즈가 중요해지는데


그냥 700명의 멤버쉽이 꽉꽉 차있는 동안에는, 내가 개지랄을 떨고 남들이 개지랄을 떨어도


어차피 내 맥주는 다 팔리니까 그런걸 신경 쓸 필요 자체가 없다는거임.


그래서 별 생각은 없다고 하는데


그렇게 사려깊은 말을 하면서 갑자기 '그런건 어린 아이들을 위한 맥주야' 라고 한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으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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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앉아서 좀 더 얘기를 나눴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질문도 해봄.


오랫동안 맥주 업계에서 있을 수 있는 원동력이라던가 마음가짐이라던가.


좋은 답변 많이 들었다.








프라이빗 프레스는 현재 크래프트 맥주 씬을 잘 보여주는 양조장임.


현재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는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가 됨.


한국에서 비유하자면 커피 정도의 포지션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듯.


그렇기에 수많은 마니악한 양조장들도 마시기 편한 맥주들을 생산하며 대중들을 끌어모으는데


이렇게 고도화(?)된 시장은 반대로 어떤 마니악한 스타일만 만들어도 충분한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거임.




프라이빗 프레스는 그런 점을 노리고, 본인이 지향하는 스타일의 임스/발리와인을 좋아하는 멤버들만 딱 모아서 장사를 하고 있음.


그렇기에 브래드는 더욱 더 본인이 하고싶은것만 할 수 있고, 퀄리티에 집중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본인들만 마실 수 있는, 본인들을 위해 큐레이팅된 특별한 맥주들을 마실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셈.




아마 앞으로 더욱 더 이런 멤버쉽 온리 브루어리들이 생길거라고 생각함.


그러다보면 정말 소비자들은 본인 취향에 맞는 양조장 몇몇개를 유튜브 채널 구독하듯이 구독해서 마시고


양조장들은 본인이 만들고 싶은 스타일만 계속 집중하고...


이런 선순환이 생기지 않을까 싶음.





여튼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양조장이고


맥주 맛에 대한 얘끼는 별로 안했는데 아주 훌륭하고 밸런스 잘 잡힌 스타일임.


나쁘게 말하면 가볍고 부재료가 강하지 않지만, 오히려 요즘 이런 스타일의 임스를 보기 힘들기에 더욱 메리트가 있다고 봄.




이 양조장의 철학에 동감한다면, 구해볼만한 맥주라고 생각함.




끝.





출처: 크래프트맥주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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