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하러 자주 놀러오는데 재미난 대회가 있길래 한 번 참가해 보기로 함

뜨또국에 살기도 하고 개취라 평소에 양식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늘상

찍어놓은 사진이 많기도 하고

미국요리스러운 걸 찾다보니 작년 가을에 인근 강에서 잡았던 왕연어를

관공...

브리오슈 직접 구워서

맥날 필레 오 피쉬를 참고해 내 취향의 필레 오 피쉬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는데

엄청 미국스러운 요리가 아닌가 싶었지만 이번 요리대회가 슈니언 픽업기념이니

전설의 나무꾼이자 개척자들의 수호신 느낌인 폴 버니언이랑 낚시랑 잘 매치가

안되길래 패스

그래서 다음 타자로 써먹어볼까 했던 게 얼마전에 만들어 먹었던

1942년식 미육군 짬밥

굴스튜인데 조리법이 엄청 미국스럽기도 하고

나름 꽤 맛있었지만 폴 버니언이랑 미군이랑 별 관계가 없으니 이것도 패스

그럼 미국인이라면 다 좋아하는 소고기육포는 어떨까

애초에 역사적으로 북미 개척자들은 죄다 사냥꾼에 미트러버들임

근데 폴 버니언 베프가 푸른황소쟝이잖아

친구는 먹을 수 없지

하지만 양은 친구가 아니니까 괜찮지?

양붕쿤! 무단침입은 안 돼! 북미 민간에는 4억 정의 총기가 있다구!

파란 하늘 파란 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탕!

양붕쿤의 희생 잊지 않겠어요...!

마침 봄이지. 봄 하면 양고기, 양고기 하면 허브, 마침 정원에 민트가 파릇파릇하네

얘! 봄민트가 맛있단다!

재료로는 양고기, 민트, 다크초콜릿, 레드와인, 베이컨, 치킨스톡, 양파, 당근, 양배추,

감자, 버터, 마늘, 올리브유, 사워크림, 식초, 월계수잎, 로즈마리, 타임, 소금, 후추

원래 양고기 다리 한 짝 사다 만드려고 했는데 이게 가격이 좋길래

이거 집어옴

고기랑 웬 초콜릿이냐 할 수도 있지만 초콜릿은 양고기나 사슴고기 등등의

육류와 매우 잘 어울려. 어차피 전혀 달지 않은 소스를 만들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건 어차피 램지형의 레시피니까 안먹어봐도 맛있을 게 뻔함

근데 사실 민트 넣는 건 램지형 레시피에 없음 ㅋ

민트는 양고기랑 궁합이 쟝쟝맨

먼저 채소를 손질함. 양배추는 사이드디쉬인 크림캐비지로 만들 거야

양배추는 이렇게 대충 채썰어주고, 감자는 작게 깍둑썰고, 당근도 감자

크기에 맞춰서 적당히. 베이컨도 감자크기에 맞춤

레드와인초콜릿소스에 넣을 양파도 적당한 크기로 썰고, 마늘은 으깨서

다져 줘

민트는 그냥 대충 썰어주기만 하면 끝

양고기는 쓸데없는 기름은 최대한 발라내고

로즈마리랑 소금, 후추를 섞어놓고 그 위에 데굴데굴 굴려줌

제일 먼저 레드와인초콜릿소스를 만드는데, 차가운 냄비에 베이컨을 넣고 기름을

낸 뒤, 양파랑 마늘 넣고 볶다가 후추 조금 넣음. 그 뒤에 타임이랑 월계수잎 넣고

볶아주다가 적당하다 싶을 때

와인 꼴꼴꼴

팔팔 끓기 시작하면 치킨스톡 넣고 살짝 졸인 뒤에

채에 걸러줌

레드와인소스에 다크초콜릿을 적정량 갈아넣고

집에서 만든 사과식초 쵸큼 넣어주고 잘 섞어주면

레드와인초콜릿소스 완성!

이제 사이드디쉬인 크림캐비지를 만듬. 냄비에 베이컨 넣고 기름을 낸 뒤에

감자 볶아주고, 적당히 익으면 당근도 넣어줌

그 뒤에는 양배추 때려박고 볶다가

사워크림 넣어줌. 원래 사워크림이 아니라 일반 크림으로 하는 게 낫지만

집에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사워크림이 있었기에 그냥 이거 씀. 어차피

사워크림은 끓이면 신맛이 다 날아가서 일반 크림이 되버리니까

물 조금 넣고 농도 맞춘 뒤에 간 맞추면 끝

이제 메인인 양붕쿤을 요리할 차례. 뜨겁게 달군 팬에 올리고

최대한 시어링 잘 해줌. 시어링 끝날 때 즈음에 버터 넣어서 계속 끼얹어주다

400도 오븐에 넣어서 10분 정도 구우면 됨

메인이지만 가장 시간도 안 걸리고 쉬움

일단 레스팅 하면서 육즙 계속 위에 끼얹고

레스팅을 했는데도 도마에 올리니까 육즙이 줄줄

개인적으로는 미디움레어파지만 달붕쿤 외에 가족들은 다 미디움웰파이기

때문에 절충안으로 미디움 ㅠ

집에 있던 옐로포테이토 썼는데 너무 묵었는지 살이 심하게 물러서

잘 뭉개지더라. 아쉽게도 사이드디쉬는 조금 망했으

양고기 올리고

가격에 혹해서 순살로 사긴 했는데 다음에 이거 해먹는다면 그냥 다리 한 짝을

사야겠어. 이게 의외로 더 썰기도 힘들고 익힘 정도도 내 맘대로 컨트롤하기가

좀 까다롭더라

그리고 찍던 와중에 카메라 배터리 뒈짓!해서 소스 뿌리는 거 못 찍고 폰카로 바꿈

여튼 양고기에 민트 흩뿌리고 거기 위에 레드와인초콜릿소스 뿌리면 민초의 난 완성!

달붕쿤이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일단 양고기를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기도 하고 상당히 맛있게 먹음

접시에 좀 과하게 담아서 개밥비쥬얼이 된 건 반성중이지만. 여튼 양고기랑

민트 조합도 최고지만 민초도 떼어놓을 수 없으니 셋 다 섞어봤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러우니 가까운 시일에 또 해먹을 계획이야. 달붕이들도 기회 있으면

한 번 만들어 먹어보길 추천

슈니언 요리대회를 빌어 잘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