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군 생활(8사단 오뚜기)한, 대구에 사는 전우와 십 수년 만에 연락이 닿아, 시간을 내어 6월 21~22일 양일 간 대구를 방문함 ^^
나라에 등록된 400년 넘는 서울토박이 집안이라, 일가친척이 모두 서울에 살아 지방에 갈 일이 출장 외에는 없고, 처음 대구에 가게 되어 무척 설레였음~
서울 사는 다른 전우(선임이었지만 나보다 동생)와 서울역에서 10시 10분에 만나, 10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차가 많이 막혀 10시 25분까지 갈테니, 먼저 승차하고 있으란 연락이 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먼저 승차했는데, 기차가 출발해도 나타나지 않았음 -_-;;
이 친구가 10시 32분에 서울역에 도착했다고, 어떻하냐고 묻기에 깊은 한숨과 함께 다음 차 타고 오라고 함(승무원께 말씀 드려 미승차로 환불 받기는 했는데 15%를 제함ㅠ)
다행히, 기차가 자주 있어, 동대구역에서 15분 정도 기다리다가 늦게 온 전우를 만남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대프리카란 별명이 있는 대구답게 더워서 숨이 턱 막힘 -_-
거리 시설물에서 수증기도 분출됨!
점심시간이라 일단 요기부터 하자고
손칼국수, 밀수제비가 유명하다는 서문시장 칼국수 집에 갔음
손칼국수를 주문했는데, 많은 분들이 손칼국수+밀수제비를 스까(?) 달라 하심. 덕분에 여기가 경상도임을 다시 한 번 상기 할 수 있었음
계속 너무 더웠지만 손칼국수가 맛있어서, 열 게이지가 좀 다운 됨. 또 다른 명물이라는 씨앗호떡도 취식함
여행을 가면 시장과 박물관에 가라는 옛 격언을 충실히 이행해, 국립 대구박물관으로 이동
밀덕답게 대구 지역에서 출토된 고대 무기들과 문화유산을 관람하고
대구 사는 전우가 운영하는 카페에 들려 레모네이드 한 잔하며 기력을 회복함
2차로는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뭉티기(우둔살 육회?), 오드레기(소힘줄?), 육회를 안주 삼아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함
안주가 최상급이어서 인지 술이 잘 넘어감^_^
걸어서 백두산까지 간다던 행군 지옥 8' 보병'사단에서 서로 고생하며, 2년 가까이 함께 먹고 자던 사람들이라, 십수년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함 없었음 ^^
술자리 중간에, 서로 연락되는 전우에 대해 물었는데, 군대에서 못 된 짓 하던 인간, 폐급들은 희한하게도 연락 되는 사람이 없었음!
그 때, 문득 생각난게 몇 년 전, 전 직장 대표와 급하게 금요일에 전주로 출장 갈 일이 생겼는데
대표가 자기는 본가가 전주라 자고 갈테니 업무 마치고 먼저 서울 올라가라기에,
그럼 저는 저녁에 전주사는 군대 동기와 연락해 만나겠다니까
대표와 상사가 왜 아직도 군대 동기와 연락하고, 만나냐고 이해가 안 간다고 이야기했던 일임
그때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군대 동기, 선후임, 간부들과 단톡방으로 연락하고, 서로 경조사 챙겨주고, 가까이 살면 서너달에 한번 씩은 만나는데, 출장가서 동기 만나는걸 왜 이해를 못하지 했는데
사람마다 경우와 생각이 모두 다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어디까지나 내 뇌피셜 100%임)
군대 전우들의 경우 금전적, 사회적,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았고
강제로 '징용' 당한 피해자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지옥(?)을 헤쳐 나간 사이기에, 추억을 공유하며 서로 형, 동생하며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된게 아닌가 함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군 생활 동안만 잠깐 볼 인연인지, 오랫동안 함께 할 인연인지는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함
군대에선 다 같이 힘든데 못 되게 굴 필요 없다는게 군 생활때나 지금이나 내 생각임
결론 : 전우는 언제 만나도 반갑다! 또한, 군대에서 못 된 짓하면, 평생 갈수도 있는 많은 인연들이 사라질 수도 있음
추가 : 경상도식 소고기무국으로 해장했는데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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