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각 (張角)
후한 말 혼란한 정세를 틈타
태평도(太平道)란 종교를 조직하고 천하 백성들의 지지를 얻어
수십 만의 군세를 이끌고 한나라를 초토화시켰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단명한
중국사 최초의 종교 반란자
오늘은 천하를 무너뜨린 신세대의 이단아, 장각을 알아보자
어린 시절
이새낀 어린시절이 없다.
아니 사람새끼니까 있기야 하겠지만
사서에 기록되거나 설화로 남아 있는 이야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이새끼의 역사 기록들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
장각하면 태평도, 태평도면 황건적의 난인 관계로
사실 이새끼 기록 읽어보면 본인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태평도나 황건적의 난 관련 얘기들만 수두룩함
삼국지연의의 작가인 나관중을 검색하면
나관중 본인 이야긴 거의 안나오고 삼국지 이야기만 나오는 거랑 비슷하다
일종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라고 생각하면 될듯
장각이 살았던 난세
장각이 살았던 때는 후한 말기 ~ 삼국시대 개막 직전이었는데
무능한 황제들이 연이어 즉위한 탓에 황실은 엉망이 되고
바깥은 바깥대로 대기근이 들어서 백성들이 무수하게 굶어 죽고
이 기회를 틈탄 각지의 군웅들이 차츰 세를 불리기 시작하던
한고조가 봤으면 피눈물 흘리며 오열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음
반란이나 쿠데타가 다들 그렇듯
장각은 바로 이런 시대의 병폐를 파고들어
태평도의 세를 급속도로 불려나가며
하북 끝에서부터 익주와 양주 저편까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함
태평도의 교주
장각은 여러 도가적 사상을 공부해서 태평도를 꾸렸고
병자가 찾아오면 부적을 태우며 치료했다고 함
당연히 현대 관점으로 보면 병신 사이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운좋게 장각이 행한 주술로 병이 낫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자
장각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감
예나 지금이나 사이비는 참 무섭다
방관하는 조정
장각의 신도 숫자는 날이 갈수록 증가해서 수십 만을 호가하는 사태까지 갔지만
정작 당시 황제였던 영제는
"어쩌라고 씨발 태평도란 놈들 싸잡아 다죽이리?"
라며 대충대충 방관했고
어느새 장각의 명성은 중국 북부는 물론이고 형주와 익주를 비롯한 남중국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함
이래서 사이비는 초기 진화가 중요하단 것
천하를 뒤흔드는 반란
이내 장각은 결심을 굳히고 스스로를 천공장군(天公將軍)이라 칭하며
동생 장보, 장량과 함께 농민 반란을 일으킴
이때 숫자가 자그마치 수십 만 이상인데
아무리 오합지졸이라도 숫자가 저모양이었으니 전국은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음
연의에서 허구한날 10만 대군씩 나와서
뒤지고 보충되고 반복하니까 약간 오해할 수도 있는데
남중국 전체를 통틀어 최강의 자리에 올랐던 유표가 운용할 수 있던 병력이
10~20만 정도였고
손권이 합비를 넘고 조조를 정벌하기 위해 뽑아든 회심의 전력이 10만이었음
유비가 동생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진출한 이릉 대전은 고작 몇 만이었고
다시 말해 황건적의 난은
삼국시대 잘나간다는 군웅들이 전부 모여야 운용할만한 대병력이 움직였단 소리
당연히 중국 북부는 문자 그대로 개박살이 나버렸고
영제는 혼비백산해서 그제서야 반란군 토벌을 명함
굵고 짧았던 장각의 천하
분명 황건적의 난으로 한나라 전체가 휘청인건 맞지만
막상 이새끼들은 확실한 정치적 구심점도 없었고
조조나 손권처럼 든든한 기반도 없었던 데다
무엇보다 이 엄청난 군세의 정신적 지주인 장각 본인이
반란을 일으키고 얼마 안가서 병사해버린 탓에
그냥 세력 전체가 즈그가 꿈꿔왔던 누런 하늘에 붕 떠버리는 위기를 맞이하게 됨
결국 장각 사후, 뒤지게 커져버린 엄청난 군세를
제어하지 못해 이리저리 휘청거리다
마침 출병했던 황보숭을 비롯한 관군들에게
복날 개패듯이 쳐맞고 뿔뿔이 흩어져버린다.
얼마나 찰지게 얻어터졌는지
삼국지연의 초반부가 조조, 유비, 손견 등의 영웅들이
이새끼들 족치고 경험치 획득하는 구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음
참고로 장각은 시신이 파헤쳐져서 목이 잘리는 수모를 겪는다.
실패한 사이비 교주다운 말로라고 볼 수 있을 듯
의외로 정의로웠던 반란 동기
사실 장각 자체가 한나라 말기에 한탕 크게 해보려고
도적단 이끌고 나라 개박살낸 놈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반란 일으키는 새끼들이 다 그렇듯
장각도 원래는 "백성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꿔 왔었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황건적의 난을 일으킨 거였음
근데 세력이 수십 만을 넘어가고 그 거대한 중국 땅덩어리들을 하나씩 먹기 시작하는데
정작 중요한 정치적 역량이나 확실한 기반은 없었으니
민중을 위한 통치보단 그냥 힘으로 찍어누르는 통치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게 패착이 되어 실력있는 군웅들의 먹이로 전락해버렸던 거지
미래로 이어진 의지
비록 황건적의 난은 실패로 돌아가고 장각과 주모자들은
모두 좋지 않은 끝을 맞이했지만
장각의 이러한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가 마냥 헛된 행동으로 남은 건 아니었음
당시 부패할 대로 부패했지만 마땅한 발화제가 나타나지 않아
계속 속으로만 곪아가던 한나라 황실이
장각의 반란으로 제대로 직격타를 먹어서 멸망이 확정됐기 때문
그 이후의 천하는 다들 알다시피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위, 촉, 오 삼국시대임
부패한 황실과 탐관오리들의 징벌,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두 가지의 목적 중에서 비록 뒤의 목적인 백성들의 구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부패한 황실을 무너뜨린다는 원초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는 거지.
끔찍한 사회의 병폐에 충격받아 종교의 힘을 빌어
세상을 다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으나
벌려놓은 일에 비해 본인의 그릇은 한없이 부족했고
세력은 강성해졌지만 동시에 목줄 풀린 개처럼
제어할 수 있는 범위도 아득히 벗어나는 바람에
결국 후한 말 세상을 어지럽힌 역적으로 기록된 태평도의 수장, 장각
만약 장각이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에 꿈꿨던 숭고한 생각들을 죽는 그 순간까지 관철했다면
중국은 이후 삼국시대를 거쳐 5호 16국 시대라는
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겪지 않고
보다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이상으로 천하를 무너뜨린 신세대의 이단아, 장각을 알아보자 마침
다음 인물은 세계 최강의 대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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