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나 귀신짤같은건 없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서 무서운 느낌이 들만한 사진은 있음

한 시대를 풍미했었던 게임기가 있다.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크게 개척해낸 물건, 닌텐도에서 출시했던 게임기인 '게임보이'

이 당시 게임보이는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혁신적이었고, 닌텐도의 간판게임 포켓몬과 슈퍼마리오의 판매량에 박차를 가할 정도로 대단한 게임기였다.

언제 어디서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했지만 사람들을 한번 더 놀라게 만든 것이 있었는데, 바로 '주변기기'이다.

게임보이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만큼 게임보이에 관련된 상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 위의 사진처럼 게임보이로 라디오 역할을 만들어주는 주변기기라던가,

게임보이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20M안의 물고기를 탐지하는 어군탐지기 (반다이 제작)

게임보이를 오락실 기계처럼 만들어주는 주변기기 '하이퍼보이'도 있었고,

심지어 게임팩을 사면 번들로 제공되는 전자동 재봉틀도 주변기기로 존재했다.

게임보이 컬러와 연결하여 패턴을 입력하면 재봉틀이 입력한 패턴대로 바느질을 해주는 형식.

그리고 게임보이를 카메라로 만들어주는 주변기기, '게임보이 카메라'도 있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것은, 게임보이에 연결하여 사진을 촬영하면 8Bit로 이루어진 사진이 표되는 방식이었는데

이렇게 촬영한 사진은 주변기기 프린터와 연동해 실제로 인쇄할 수 있었으며 180도로 회전하는 렌즈덕분에 셀프카메라 촬영도 가능했다.

이런식으로 닌텐도의 게임들을 패러디한 미니게임들이 여러개 내장되어 있었다. 사진의 '스페이스 피버'는 제목만 봐도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패러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진 촬영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는 꽤나 알찬 주변기기였는데, 당시 게임보이 카메라를 사용하던 사람들 사이에는 '귀신에 씌인 게임보이 카메라가 있다'라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포켓몬스터의 패러디 게임으로 짐작되는 한 미니게임

이 미니게임은 포켓몬과 비슷하게 사격, 아이템, 마법, 도망가기 등의 선택지로 전투를 벌이는 턴제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에서 계속 도망가다보면 귀신이 튀어나온다는게 소문의 내용이었다.

이 '도망간다'라는 선택지를 선택하게 되면 아프리카 지도와 함께 "당신은 적도를 지나고 있다"라는 문구가 출력되고

다른 상대와 마주하는 전투화면이 나오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하염없이 '도망간다는 선택지를 반복하던 그 순간. 뭔가 이상한 사진이 스쳐지나간다.

"누구로부터 도망치는 거니?"

잘못봤나 싶어 눈을 비비고 게임보이의 화면을 다시 들여다봤지만 화면에 출력되고 있는 것은 이상한 문구와 얼굴이었다.

더이상 게임은 진행되지 않았다.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얼굴 위에 마구잡이로 낙서를 해놓은 모양새의 사진이었지만, 조악한 화질과 당시 게임보이 카메라의 한계로 인해 흑백으로 표현된 이 사진은 매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멈춰있던 화면이 전환되며 다시 한번 기괴한 얼굴이 나타난다.

게임보이에선 기묘한 배경음이 재생되고 있었다.

"쓸데없는 짓 하지마."

보라타운에 버금갈 정도로 기분나쁜 고주파가 재생되고있다.

게임보이 화면속 남자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마"라는 말과 함께 도망가기를 선택한 플레이어를 다시 전투화면으로 복귀시킨다.

결국 이 게임보이 카메라의 미니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귀신 들린 게임보이 카메라가 있다는 소문은 어느정도 맞는 말이었다.

정확히는 귀신 사진이 아닌,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짓고 있는 사람 얼굴에 낙서를 해놓은 사진이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것 뿐이었지만

당시 게임을 플레이 하던 사람들의 주 연령대는 10대였고, 자글자글한 화질+흑백으로 표현된 사진은 어린아이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닌텐도는 무슨 의도로 이런 이스터에그를 넣었을까?

글의 흥미를 위해 각색된 부분이 존재함

이 괴담은 팬메이드 영상이 아닌, 실제로 게임보이 카메라에 숨겨져있던 이스터에그다.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