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왔던 분노의 소리는 마음을 휘돌아 급기야 내 귓속까지 도달하고 말았다.
"당신은 을목에 환장하고, 당신은 계신기정에 환장하지."작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환장이란 거친 단어를 내뱉은 것에 대해 스스로 깜짝 놀랐다. 상대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단 한번도, 한 문장을 말하더라도 상처를 주는 단어따위는 계산하지 않았던 나였기 때문이었다.
일생동안 그 사람을 사랑하면서 일말의 가시로도 마음을 찌르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던 나는 다시금 내 존재를 투영한 인간에 대해 모멸감을 느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음속 유치하한 감정들마저 땅에서 끌려 올라오는 걸 느꼈다.
이렇게 감정을 쏟아내게 되면 그 사람과의 이별이 한발짝 눈앞에 다가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괴로움에 몸부림 치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는 아니야. 나는 양간이고 당신과 합을 하면서 내가 희생해야 할 몫을 따로 떼냈어. 내가 당신과 만나게 되어서 설사 나라는 존재가 합거되어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게 된다 할지라도! 그럴 자신이 있었어. 왜냐하..."

마지막 중요한 말은 하지 않았다. 고개를 떨군 뒤 세차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상의 지퍼를 올리고 마저 길을 걸었다. 한참이나 걸었을까? 후회스러움이 남아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냈다. 슬픈 멜로디를 재생시켰다. 음악이라는 선율과 함께 말했어야 할 마지막 말을 홀로 허공에 내뱉어 버렸다. '왜냐고?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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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슨일간이게? 맞춰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