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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에 네이팜탄 쏟아부은 미군... 민간인 기총소사까지 [박만순의 기억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4.51) 2022.02.12 22:37:27
조회 71 추천 0 댓글 0

늦여름과 초가을의 경계인 1950년 9월 9일 저녁 8시. 해가 지긴 했지만 아직 사방에 어둠이 남아 있었다. 인천 월미도에 살던 이범기(1932년생)는 형 이경윤과 아버지 이두성과 함께 집을 나섰다.

야트막한 월미산 허리 부근에는 인민군이 공들여서 판 참호(방공호)가 길게 이어졌다. 월미도 주민들이 모이자 인민군은 작업을 할당해 주었다. 형이 곡괭이로 파헤친 흙을 이범기는 삽으로 퍼서 방공호 밖으로 던졌다. 아버지는 괭이로 흙벽을 가다듬었다. 벌써 두 달째 하는 작업이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호흡이 맞았다.

저녁 8시에 시작한 일은 다음날인 10일 아침 5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사방에서 "아이고" 소리가 저절로 터졌다. 9시간이 넘는 중노동이었다. 일부 인천시민들과 월미도 주민들은 인공 시절 내내 월미산 진지구축을 위한 참호 파기에 동원됐다.

물에 젖은 솜처럼 된 육신을 끌고 이범기 부자가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와 형은 이내 골아떨어졌지만 이범기는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았다. 6시 10분에 해가 부옇게 뜨고 이범기가 집 안팎 청소를 하다 보니 어느새 7시가 되었다.

갑자기 "우웅"하는 소리에 하늘을 보니 전투기 4대가 낮게 날아왔다. 작약도 방향으로 간 비행기는 선회하더니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잠시 후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지축이 울렸고 검은 연기가 사방을 감쌌다.

'아이고', '쾅', '펑'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네이팜탄이 마을 한가운데 터지는 소리였다. 네이팜탄은 3000℃의 고열을 내면서 반경 30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폭탄으로, 사람이 타죽거나 질식해 죽는다.

안방에서 자던 아버지 이두성과 형 이경윤도 폭격 소리에 놀라 맨발로 마당으로 뛰어나왔다. 폭격을 맞은 이웃집의 불똥이 이범기의 초가에도 튀었다. 이두성은 입을 '딱' 벌리고 있던 아들 이범기의 소매를 잡아끌고 무작정 수산시험장으로 뛰었다. 그렇게 주민들이 월미도다리 방향으로 뛰는 내내 폭격은 이어졌다.

당시 이범기는 전투기 4대를 목격했다. 실제로는 이날 인천 월미도 상공에서 네이팜탄을 1차로 투하한 전투기는 총 14대였다. 미 해병대 소속 콜셰르 폭격기 8대가 항공모함 시실리호에서 이륙한 시각은 이날 오전 6시였다. 같은 시각 같은 기종의 폭격기 6대도 항공모함 바딩 스트레이트에서 이륙했다. 총 14대로 이루어진 폭격기 편대는 '월미도 동쪽 지역의 집중 폭격 또는 전소' 임무를 맡았다.(강변구, 『그 섬이 들려준 평화 이야기』, 2017)

이날 폭격은 오전 7시, 7시 40분, 9시경 각각 전투기 14대, 15대, 8대가 동원됐다. 600명이 사는 작은 섬 월미도에 네이팜탄 95발이 투하됐다.


수산시험장 앞까지 간 이범기 가족은 순간적으로 개펄에 몸을 던졌다. '두두두' 하는 소리와 함께 기총소사가 이어졌다. 개펄로 뛰어든 사람들 속에서 "억", "아이고" 소리가 터져나왔다. 흰 옷을 입은 탓에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쉽게 식별이 돼 조준 대상이 되었다.

폭격기가 월미산 서쪽으로 날아가자 주민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진흙을 온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전투기가 돌아왔지만 기총소사를 하지 않고 서쪽으로 물러났다. 주민들의 꾀(?)가 통한 것이다.

폭격기가 물러갔지만 사람들은 개펄에 납작 엎드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언제 비행기가 되돌아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월미도 주민들은 개펄에 엎드려 있었다. 아침, 점심도 먹지 못하고 젖은 몸으로 있다보니 몸도 으슬으슬했다. 하지만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땅거미가 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하나둘 일어섰다.

이범기도 몸을 일으켜 바닷물에 몸을 씻고 집으로 갔다. 그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집터에는 까맣게 타버린 나무만이 연기를 피우며 쌓여있었다. 가족들은 마당에 털썩 주저앉아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사람이 죽지 않은 이범기 집안은 운이 좋은 축이었다. 사방에 곡소리가 났다. 120가구 600명이 살던 마을은 완전히 불타버렸다. 초가집은 폭삭 주저앉았고, 어제까지 물을 길어 먹던 우물가에도 불탄 시신이 널려 있었다.

이날 폭격으로 약 100명의 월미도 주민이 사망했다. 특히 황성례 3남매의 사연은 애틋하다. "이 삼남매는 부모가 콜레라로 죽어 밤늦게까지 철책을 치거나 방공호를 파는 인민군 노역에 동원돼 쌀을 구해서 살아가다가 폭격 당일 아침에 사방에 불이 붙자 서로 껴안고 죽었다" 한다.(강변구 책에서 재인용)


미군의 월미도 폭격은 1950년 9월 10일에 시작돼 다음 날은 건너뛰고 12~14일까지 계속됐다. 월미도 폭격은 한국전쟁사의 금자탑으로 기억되는 인천상륙작전의 1단계에 해당한다.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소련의 최신식 T34 전차를 앞세운 인민군의 파죽지세에 대한민국 국군은 후퇴를 거듭했다. 6월 28일 서울, 7월 20일 대전이 인민군에 함락되었고, 그해 8월 1일 낙동강에 남북이 대치하는 전선이 형성되었다.


미군의 월미도 폭격은 1950년 9월 10일에 시작돼 다음 날은 건너뛰고 12~14일까지 계속됐다. 월미도 폭격은 한국전쟁사의 금자탑으로 기억되는 인천상륙작전의 1단계에 해당한다.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소련의 최신식 T34 전차를 앞세운 인민군의 파죽지세에 대한민국 국군은 후퇴를 거듭했다. 6월 28일 서울, 7월 20일 대전이 인민군에 함락되었고, 그해 8월 1일 낙동강에 남북이 대치하는 전선이 형성되었다.

미국은 공산주의를 막아내고 자국의 이익을 지킨다는 목표 아래 6월 27일 UN군의 한국전쟁 참전 결의를 이끌어 냈다. 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전선이 낙동강에 고착되자 '크로마이트 작전'으로 명명된 인천상륙작전을 구상한다. 인민군의 보급로가 38도선 지역부터 낙동강까지 길어지고, 이를 유지하기 어려운 시점에 측면을 치고 들어가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서울을 수복한다는 작전이었다.

미군은 작전 지역으로 원산, 군산, 인천을 꼽았는데, 미합동참모본부는 인천을 극력 반대했다. 조석간만의 차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작전 성공 가능성을 1/5000로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맥아더는 군사적으로는 중요하지만 방어가 허술한 인천을 고수했다. 인천상륙작전만 성공하면 한강을 경유해 서울을 수복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는 월미도였다. 그런데 월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조석간만의 차가 심한 곳이다. 자칫 공격이 지연되면 탱크와 군인들이 뻘에 빠져 고립될 수도 있었다. 이런 위험성에 반해 월미도를 점령하면 군사적으로 월등한 이점이 생긴다. 월미도 한가운데에는 높이 105미터의 월미산이 있어 인천항이 한눈에 보였다. 월미도를 점령하면 인천상륙작전은 식은 죽 먹기였다.

다만 당시 월미도는 인민군 점령 하에 있었고 월미산에 인민군이 구축한 방어진지 화력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인민군과 UN군의 화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컸지만, 인민군의 기관총과 박격포는 상륙군의 후방을 공격할 수도 있었다. 이에 맥아더는 군사적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월미도 무력화' 전술을 취했다. 즉, 월미도에 대한 사전정탐을 기초로 해 마을을 완벽히 없애는 '절멸'정책을 택했다.


월미도 폭격이 오폭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당시 월미도에는 마을 민가와 큰길 사이에 해군부대 막사가 있었다. 해방 직후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은 월미도에도 주둔했다. 1949년 미군이 철수한 자리에는 해군이 들어왔고, 미 군사고문단이 파견되기도 했다. 1950년 9월 월미도 폭격 당시 이 해군 막사는 해를 입지 않았다.

혹 미군은 주민들이 살던 마을과 인민군 본부를 구분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다. 인민군 본부와 마을간 거리는 약 300미터에 불과했다.


미 전투기를 코앞에서 목격한 이범기는 비행기에 탄 조종사가 보일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이 정도로 저공비행을 했다면 민가와 인민군 진지를 구분 못할 수는 없다. 또 향후 군사적으로 이용 가능한 해군부대 막사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미군이 공격 이전에 월미도 지형을 철저하게 파악했다는 반증이다. 민가를 오폭한 것이 아니라 '조준폭격'했다는 결론이 타당하다.

(사)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최태육 소장은 "해군첩보대는 인천지역 출신 청년들을 차출했어요. 이들은 월미도 지형을 손바닥 보듯이 훤히 알고 있었고, 인천상륙작전 이전에 미군에게 정보를 제공했죠"라고 밝혔다.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폭격 이전 폭격지점 선정에서나 폭격 중 식별할 수 있었던 민간인들에 대하여 그들의 희생을 줄이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월미도를 집중폭격하고 주민들에게 기총소사까지 한 것은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했다.(진실화해위원회, 『2008년도 상반기 조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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