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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잡으면 인간은 어떻게 변하는가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12 2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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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v.daum.net/v/20220211050606263


권력지향적 인간이 권력 획득에 더 능해
권력 쥐면 공감능력 떨어지고 건강은 더 좋아져
감독기구·순환근무 체제 만들어 견제·감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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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심리학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서종민 옮김 l 웅진지식하우스 l 1만8000원

최근 미국 백악관의 과학기술 최고 참모인 에릭 랜더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사임했다. 백악관 조사에서 그는 부하 직원들을 윽박지르고 동료들 앞에서 창피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저명한 수학자·생물학자였던 랜더 실장은 애초 부하들을 괴롭히는 성품의 소유자였을까? 아니면 백악관의 고위직이라는 자리가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조직에서 ‘진상 상사’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질문이다.

크든 작든 인간이 모여 사는 조직에서는 위계질서가 생겨나고 그 속에서 ‘권력’의 행사가 이루어진다. 적지 않은 경우 그 권력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 권한을 남용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다른 조직원들을 압박한다. 한마디로 부패한다.

<권력의 심리학>에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국제정치학과 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저자는 권력과 권력자의 속성에 대해 다각도의 질문을 던진다. 권력에 관한 어쩌면 가장 유명한 격언일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가 그 중심에 있다. 과연 그런가? 혹시 그 반대는 아닐까? 권력을 잡은 이들이 부패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할 만한 이들이 권력을 잡는 것이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의 대답은 ‘둘 다 맞다’이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권력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특정 유형의 사람들이 권력을 탐하고 권력을 손에 넣으려 애쓴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권력에 중독돼 있고, 누군가는 권력을 회피한다. “권력에는 ‘언제나’ 자기 선택 편향이 존재한다. (…) 권력은 그 권력을 위해 다른 이들을 제어하려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더 부패하기 쉬운 사람들이 권력을 더 원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 더 능하다. 더 승승장구한다. 이들 중 최악은 지은이가 ‘어둠의 3요소’라고 지칭하는 신호를 드러내는 경우다.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스 성향이 그것이다. 이들은 채용 면접에서 자신 있고 세련된 태도를 보이고 모든 질문에 능숙하게 대답한다. 이야기를 지어내고 과장하기도 한다. 긴장을 잘하고 소심한 이들보다 훨씬 유리하다. 7개 기업의 임원 200명을 연구한 결과 8명이 사이코패스 기준을 넘어섰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500명당 한명 정도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지도자를 선택할 때 비이성적인 요소가 개입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석기시대적 뇌의 영향으로 더 크고 힘센 사람, 즉 여성보다 남성, 키 작은 남성보다 키 큰 남성을 선호한다. 또 소규모 공동체 생활의 잔재 탓에 우리와 닮지 않은 사람보다 우리와 닮은 사람에게 우선순위를 둔다. 능력이 떨어지지만 같은 대학 출신인 사람과 유능하지만 다른 대학 출신인 사람을 제시하면 전자를 선택한다.

이제 가장 중요한 명제로 들어가보자. “권력은 부패하는가?” 그렇다. 많은 연구와 실험 들이 권력이 우리를 더 나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권력이 사람을 더 선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스탠퍼드 실험’은 잘 알려져 있다.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18명의 대학생을 모집해 9명에게는 간수 역할을, 9명에게는 죄수 역할을 맡겼다. 간수들은 곧바로 죄수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죄수들을 소화기로 구타하고 매트리스를 뺏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게 했으며, 죄수들을 줄세워놓고 수치심을 자극했다.

권력자들은 자제력을 잃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강력한 사람이라는 기분이 들수록,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을 덜 쓴다.” 타인과 공감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은 규칙이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한다.” 또한 권력이 커질수록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지난날 승리한 경험이 있는데다, 더 많이 잃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권력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감당할 수 없으므로 위험을 피해야 한다. “권력자가 된다는 것은 더 이기적이고, 동정심 없고, 위선적이고, 힘을 남용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권력은 사람의 마음뿐 아니라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 흔히들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건강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 결과는 반대였다. 같은 시기, 같은 직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집단을 추적해 승진과 건강의 관계를 살펴봤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사망률이 낮아졌다. 높은 직급 탓에 상당한 압박감을 받더라도 스스로 상황을 이끌 수 있는 지배력이 있다고 느끼면 괜찮았다. “자신이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건강에 훨씬 해로운 영향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부패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권력을 원하고 권력을 더 잘 얻는다. 좋은 사람도 권력을 손에 넣으면 부패하기 쉽다. 이런 경향을 최대한 막기 위해, 저자는 몇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먼저 권력의 자리에 대한 지원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격 있는 지원자가 적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부패하는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로 감독 기구를 만들어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비뽑기를 통해 선정된 사람들로 민회를 열거나 그림자 이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한자리에서 오래 일함으로써 야기되는 비리를 막기 위해 순환근무 체제를 도입하고, 권력자들이 항상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감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집중적인 노력과 적절한 개혁으로 무게추를 떠밀어, 권력을 추구하고 남용하고 부패하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다른 이들을 초대할 수 있다”며 “그러면 마침내 우리는 부패하지 않는 사람이 권력을 가지는 사회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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