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냅킨·이쑤시개를 음식물쓰레기로 버린 결과.. 놀랍네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18 19:52:16
조회 62 추천 1 댓글 0

https://news.v.daum.net/v/20220218061500530


자연에서 왔다가 다시 자연으로.. 캐나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법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정아 기자]

한국에서 나는 아파트에 살았었다. 매주 재활용 쓰레기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 익숙했고, 우리나라가 나름 이런 것들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더불어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 금지 리스트를 보면, 딱딱해서 분쇄기가 감당할 수 없는 동물의 뼈까지는 이해하더라도 달걀 껍데기도 버리지 말라고 되어 있다. 파 뿌리도 안 되고, 옥수수 껍질도 안 되고... 안 되는 게 너무 많아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라는 것인지 음식물을 버리라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었다.

이렇게 엄밀하게 버릴 수 있는 종류를 따지는 건, 음식물쓰레기가 동물의 사료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가보면 정말 코를 찌르는 나쁜 냄새에 온갖 나쁜 균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데, 과연 이것을 어떤 동물의 사료로 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이곳 캐나다에 와서 살면서 보니, 여기는 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이 좀 달랐다. 일단 음식물쓰레기라고 부르지 않고, 컴포스트(compost, 비료)라고 부르고, 우리와 종류도 사뭇 다르게 모았다.

입 닦은 냅킨도 집어넣고, 이쑤시개도 들어가고, 고기 로스트 할 때 묶었던 면실도 같이 통으로 들어갔다. 달걀 껍데기 등은 당연하고 파 뿌리도 커피 찌꺼기도, 차 마시고 난 티백도 그대로 넣는 남편을 보면서 나는 경악했다. 이런 걸 그렇게 넣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놀라서 물었다.

사료 아닌 비료

남편은 오히려 나의 반응에 의아해 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음식물쓰레기는 사료로 쓰이지 않으며, 비료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모든 오가닉 재료(organic matter)들은 다 그쪽으로 분류가 가능한 것이다. 내게 있어서 오가닉은 그저 유기농 농산품이라는 이미지만 있었지만, 사실 더 넓게 보자면,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모든 유기물질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다. 

흙과 함께 섞여서 썩을 수 있는 재료들은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놀랍고 즐거운 발견이었다. 대단한 기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간과 자연이 협동해서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니 이 어찌 경이롭지 않겠는가 말이다. 

내가 비료 만드는 걸 처음 본 건 20년 전 방문했던 미국의 사촌동생 집에서였다. 다듬고 난 야채를 넣거나, 마당을 가꾸며 잘라낸 것들을 컴포스트 통에 넣은 후 돌리는 것을 보았지만, 그때도 나는 감이 잘 오지 않았고, 아주 비싼 특별한 기계라고 생각했었다. 
 

20220218061501483ivqt.jpg

🔼  사촌 동생이 가지고 있던 비료 만드는 통
ⓒ 김정아
 
사촌동생이 생물학 교수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갈색 재료와 푸른 재료의 비율에 대한 설명을 들어서였을까? 복잡하게 비율을 계산해야 하고, 엄청난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고 막연히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남편은 너무나 편안하게 이 컴포스트를 대했다. 그저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관리했다. 아마 어릴 때부터 쭉 그렇게 접하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도 처음에는 제대로 이해를 못 했었다.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부엌에서 모아서, 마당에 있는 비료 통으로 옮기는 일은 남편이 했는데, 나는 결혼 초만 해도 뒷마당에 혼자 나가길 꺼렸다. 관리되지 않던 뒷마당에는 곰이 종종 나타났고, 몹시 침침하고 을씨년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마당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이 컴포스트 개념이 서서히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남편이 모았던 음식쓰레기는 흙이 되어서 화단에 뿌려졌는데, 그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20220218061502632dktg.jpg

🔼  두개의 통 중 하나는 휴지기를 거치는 중이고, 나머지 하나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
ⓒ 김정아
 
우리는 원래 상점에서 구입한 그리 크지 않은 통을 사용했는데, 재작년 가을, 곰이 와서 망가뜨리고 그 안의 음식물을 꺼내 먹는 바람에 우리는 그 통을 포기하고, 남편이 새로이 큼직한 통을 두 개 설치했다. 곰이 아무리 와서 두드려도 그저 돌아기만 할 뿐, 절대 열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이 통은, 예전에 가지고 있던 통보다 훨씬 컸다. 그만큼 우리가 마당에서 사용할 것들도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에 모든 음식 쓰레기를 넣는다. 비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푸른 재료(야채, 과일 껍질, 마당의 풀 등)와 갈색 재료(마른 나뭇잎, 나뭇가지, 종이 등)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야 한다.

냄새가 많이 난다면, 그것은 질소 비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즉, 푸른 재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마당에 돌아다니는 마른 나뭇잎이나 흙을 넣어주면 좋다. 다만 이 마른 재료가 너무 많으면 제대로 썩지 않아 비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만 염두에 두면 별 어려움 없이 비료를 만들 수 있다. 

집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중에는 새우 머리도 있고, 바나나 껍질도 있고, 달걀 껍데기도 있다. 커피 찌꺼기도 아주 좋은 비료의 재료이다. 이런 것들이 들어간 음식 비료는 유기농 재료로 아주 훌륭하다. 

물론 우리는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있으니 이런 일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도 음식물쓰레기 분류는 역시 비료를 기준으로 해서 한다. 분해가 되는 봉지에 담아서 그린빈(Green Bin)이라고 부르는 전용 통에 버리면, 시에서 그것들을 수거해다가 비료로 만든다.
 

20220218061503806zguj.jpg

🔼  도시의 각종 폐기물을 관리하는 곳인데, 아주 깨끗하게 관리 되고 있었다
ⓒ 김정아
그렇게 만들어진 비료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한데, 일반인들이 마당을 가꾸기 위해서 이 비료흙을 직접 가서 구입할 수도 있다. 우리는 딱 한 번 가봤는데, 비료흙을 산처럼 쌓아놓고 직접 담아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흙의 질도 아주 좋았고, 저렴했다.

처음 입구에 들어갈 때, 차의 무게를 재고, 흙을 담아 나올 때의 무게를 다시 재는데, 미니밴 같은 일반 가정집 차에 되는 대로 가득 실어도 5000원이 넘지 않는다. 다만 직접 삽으로 퍼담아서 실어야 한다는 것이 힘들 뿐이다.

흙으로 돌아간 쓰레기 
 

20220218061504943gdfj.jpg

🔼  완성된 비료
ⓒ 김정아
어느덧 한국도 입춘이 지났고, 캐나다도 봄을 기다리는 시즌이 왔다. 그래서 우리는 마당을 정비하면서, 음식물 비료 통을 하나 비웠다. 저 큰 통에서 나온 비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삭으면서 양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물의 형태는 보이지 않고 다 흙이 되었다. 약간의 나뭇가지가 남아 있고, 굴 껍데기가 하나 보이지만, 우리는 이대로 마당 텃밭에 쏟아주었다. 

이 거름흙을 먹은 텃밭은 아직 한 달여 동안 계속 삭을 것이고, 우리가 씨앗과 모종을 심을 때쯤이면 완전히 안정되어서 우리의 작물을 무럭무럭 키워줄 것이다. 그 작물에서 생산해내서 소비하고 남은 것은 다시 또 흙으로 돌아갈 것이고, 나는 이렇게 자연의 사슬을 실감하며, 오늘도 경외감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흙을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본업은 완벽해 보이지만 일상은 허당일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2/17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1827486 어릴때그냥 운동할걸. 체리(211.246) 22.05.17 26 0
1827485 순대국밥 먹는데 지금 소주한병 쳐먹으면 미친건가 ㅇㅅㅇ... [2] ㅇㅇ(223.39) 22.05.17 32 0
1827483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싶다고? ㅇㅇ(211.36) 22.05.17 26 0
1827482 일지 편관들은 멀리서 보는게 좋아버임 [3] ㅇㅇ(118.235) 22.05.17 200 3
1827479 무비겁 관인다들 하나같이 ㅈ노잼임 ㅇㅇ(118.235) 22.05.17 82 0
1827477 경오가 최고다 ㅇㅇ(118.235) 22.05.17 112 9
1827475 시발 ㅇㅇ(223.62) 22.05.17 28 0
1827474 철저히 분리되고 떨어지라고 하셨다. 아기삵(223.38) 22.05.17 34 0
1827471 김정은 원수님 제발 남조선에 핵탄두 세례 좀 퍼부어주세요 모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7 17 1
1827468 돈이 없어 너무 우울하고 비참한 인생이야 ... ㅇㅇ(223.39) 22.05.17 26 1
1827466 나 어릴때 나무 타는거 좋아했어. 체리(211.246) 22.05.17 24 0
1827465 국회의원들. 정신차리세요 다들 무엇잘못되엇는지 ㅇㅇㅇㅇ(118.235) 22.05.17 12 0
1827464 운을 피할수 있다고 보냐 [2] ㅇㅇ(118.235) 22.05.17 38 1
1827462 나 여기 개념글만 눈팅하는 갤러인데 흔한역갤러(106.102) 22.05.17 26 0
1827460 국회의원들 정신차리세요 ■■ ㅇㅇㅇㅇ(118.235) 22.05.17 14 0
1827458 무인성이 본 인다 신기한점 ㅇㅇ(150.37) 22.05.17 340 8
1827457 박형식ㅡ 옥주현. 사촌관계. 현재 옥주현절친 송혜교소속사ㅇㅇ ㅇㅇㅇㅇ(118.235) 22.05.17 263 0
1827456 나도 다 보고를 받고 있다 모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7 23 0
1827455 이미 다 파악한 사실이고 예측하고 있었다 모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7 16 0
1827453 일반인 악용해서. 피코질하면서. 탈세위한 명분을 ㅇㅇㅇㅇ(118.235) 22.05.17 16 0
1827452 응 윤석열 독재 정권 시작 [2] ㅇㅇ(223.39) 22.05.17 43 1
1827448 유난히어딜가든 구설수 있는 사람이 [5] ㅎㅎㅎ(121.133) 22.05.17 121 4
1827447 난 어릴때 경찰과 도둑 놀이 싫던데.... 체리(211.246) 22.05.17 15 0
1827445 탈세 막기위한 국회의원들의. 범죄 개입시도■■ ㅇㅇㅇㅇ(118.235) 22.05.17 12 0
1827443 유재석 탈세 햇는지 확인 요청 ■■ ㅇㅇㅇㅇ(118.235) 22.05.17 29 0
1827442 난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왜 스토킹 당해? 체리(211.246) 22.05.17 47 0
1827441 ■ 탈세 막아내기위한 한사람 악용해서 가스라이팅 ㅇㅇㅇㅇ(118.235) 22.05.17 14 0
1827438 도화살 사주 고수들만 투표 ㄱ ㄱ ㅇㅇ(118.235) 22.05.17 239 0
1827434 진짜 저사람은 문제있다고 느낀 인간들 삼주 다 가져와봄 [7] ㅇㅇ(112.145) 22.05.17 78 2
1827433 교운기 마지막해까지는 결과가 좀 안나올 수도 있어? ㅇㅇ(211.246) 22.05.17 121 0
1827429 나일지홍염에 일간투출해서 홍염강한데 [1] ㅇㅇ(106.101) 22.05.17 191 2
1827428 25인간관계념글 ㅇㅇ(27.119) 22.05.17 23 0
1827425 못생겼는데 보고 싶은 이유 몰까.. ㅇㅇ(123.111) 22.05.17 33 0
1827424 형아가 문방구 뽑기 이겼어요 아기(223.39) 22.05.17 35 3
1827422 김치코인 사는 애들 다 정박아로 보임 모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7 31 0
1827421 공격안당하는법 ㅇㅇ(27.119) 22.05.17 34 0
1827420 축술미 삼형살, 삼재 같이오던데 [2] ㅇㅇ(175.212) 22.05.17 93 0
1827419 이 남자 어떰? (106.101) 22.05.17 24 0
1827418 회사다니는 여자 들어와봐 선자리 소개팅한 다음날에 [4] ㅇㅇ(175.223) 22.05.17 72 0
1827416 아기는 혼자에요 아기(223.39) 22.05.17 29 0
1827413 현실적으로 눈이 낮은건지?? [1] ㅇㅇ(182.227) 22.05.17 24 0
1827412 대운 바뀌기 직전, 교운기 마지막해에 원래 손절 개쩜? [1] ㅇㅇ(211.246) 22.05.17 451 7
1827409 나라에 핵 한 방만 떨궈주면 좋겠다 모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7 14 0
1827408 삼형살대운 막바지 원래 힘드냐 ㅇㅇ(211.246) 22.05.17 36 0
1827397 시계 사러 백화점 왔어 흔한역갤러(106.102) 22.05.17 39 0
1827396 남자들은근히 좋아하는 여자한테 불행한척함 [3] 체리(211.246) 22.05.17 158 7
1827391 밥은 안먹고 싶고 ㅇㅇ(117.111) 22.05.17 13 0
1827376 정신력약해서 술마니 마시니까 나한테 술 마시지말래 체리(211.246) 22.05.17 23 0
1827373 이런경우 술사가 신기있는건가? ㅇㅇ(175.212) 22.05.17 25 0
1827368 난 뭔가 정신적인 근력이 굉장히 약한거같음 체리(211.246) 22.05.17 27 0
뉴스 진영♥다현 극장 출격…‘그 시절, 우리가’ 1·2주 차 무대인사 확정 디시트렌드 02.1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