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으면 믿고 말고 싶으면 말던지 하지만
여초 갤러리라길래
너님들이 그렇게 바라던 조건좋은 연하남과 페미니스트의 결혼과, 그 결말에 대해 간략히만 남기고 가고자 한다.

신상 털릴까봐 자세히는 얘기는 안하겠는데

내가 의대생때 연상 누님 다른 모임에서 만나서, 어쩌다 그냥 친해져서 연애후 결혼했다.
연애할 때는 페미니스트 기질 잘 몰랐고, 그 당시만 해도 아직 그런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기 전이러 그렇게 신경쓰이지도 않았다.
다만 이제 내가 인턴 들어가고, 여자쪽 나이가 30초반이니여자쪽 집안에서 푸시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와서, 어버버 하다가 결혼하게 되었다. 내쪽은 직업이야 괜찮지만 아직 결혼자금 모은건 없고 해서 처가에서 모은 돈으로 전세자금 좀 보태주고 하는 식으로...
이때 우리 아버지 반대가 어마어마했는데,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뭐 어찌되었든 뒤의 얘기는 ptsd 올라와서 길게 안 쓰련다. 의사양반들은 생각보다 인내심이 강하고 전공의는 시간도 없어서 점점 이제 페미쪽 얘기 나오면 얘기 돌리는 식으로 차갑게 식어만 갔는데.
결국은 요약하자면 뭐 강남역 시위도 나가고 혜화역 시위도 다 나가고 트위터니 다음까페니 다 하는 진성 래디컬 페미였고, (심지어 여성의당 당원)
내가 그런 주제 싫어하니까 안 꺼내려고해도 들어있는 사상이 그런데 이야기가 통하겠냐?

뒤늦게나마 느낀바가 많아서 이혼 절차 밟고, 새 삶을 시작하려 한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설거지론을 보고 느낀 점도 많다.

난 이제 아직 30중반일 뿐이고 오히려 그쪽에서 페미 끼를 숨기고 임신공격해서 퐁퐁남 되었으면 난 영원히 지옥에서 살았어야 할 텐데, 아직 애도 없고 이혼과정만 끝나면 내가 못 할거 뭐 있냐?

혼자서 이 시간을 만끽하고 앞으로 펼쳐질 자유를 생각하는게 너무나도 즐겁다.
페미니즘이 나에게 오히려 족쇄를 풀어주는 역설을 이야기하다니, 세상 참 아이러니한 것 같다.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는 중이다. 물론 일본도 유토피아 아닌거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지만, 적어도 첫 결혼의 실패에서 배운 바가 없는 빡대가리는 아니다. 할 사람 없으면 안 하면 되는거고, 연애만 하더라도 스시녀들이랑 연애하는게 100배는 나은 것 같다.

땡큐 페미니즘! 한녀 님들도 알아서 잘 사시던지 마시던지 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