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잃은 시대'라는 명목으로 한국 사회가 일제시대에 비분강개하고
일본 제국의 통치가 어떠하든 나라를 잃었다며 이를 절대악으로 규정함

애초에 나라를 잃었다는 명제에는 그 전까지 나라의 주인이라는 전제가 필수적임
그런데 조선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왕의 사유물이므로 명제가 어불성설임

국민의 권리가 한 마디도 없는 대한제국의 근대화 헌법에 경악을 금할 수 없음
근대부터 전체주의 체제도 헌법에는 형식적일지 몰라도 국민의 권리를 명시함

악명 높은 연좌제가 갑오개혁으로 소멸되나 이후 조선 정부가 되살리려고 애를 쓰고
백성을 옭아매는 노비 제도도 갑오개혁 당시 일본 제국의 압박으로 마지못해 폐지함


일제시대에는 조선인이 도쿄 한복판에서 독립을 선언해도 멀쩡하고 변호사가 도움을 줌
다른 데서 그렇게 하면 식민지인은 물론 본국 시민도 기마 경찰의 말발굽에 봉변을 당함

또한 일본에서 '살아있는 신(神)'인 천황을 조선인이 암살하려고 시도해도
당시 법에 근거하여 본인만 처벌을 받고 연좌제도 그 밖의 보복도 없었음

만약 서부 개척 시기 인디언이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하면
그 인디언이 속하는 부족을 통째로 지워도 결코 이상하지 않음

결론적으로, 일제시대는 백성이 왕의 사유물에서 탈피하여 일본 제국 시민으로 탈바꿈하는 시기임
냉정히 말해서, 나라를 잃은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나라를 얻은 시대임을 한국 사회만 애써 외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