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국이 병합이든 속국이든 동맹이든 한국에 별 욕심이 없음
이를 좋게 해석하면 야욕이 없으며 나쁘게 해석하면 관심이 없음

그러나 대립 세력에 선뜻 넘기기 껄끄러운 면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말 그대로 계륵임
따라서 '한국을 일본이 맡고, 일본을 미국이 통제한다'가 미국의 기본적인 극동 전략임

동맹 체결 요구에 관하여 미 행정부 관료가 '한국은 일본권(圈)'이라며 거절한 일화가 있음
그 밖에 존 F. 케네디가 비슷한 이야기를 거론했고 미국이 자위대의 역할 확대에 긍정적임

한편 미국이 일본을 지지하되 일본이 자신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무자비하게 공격을 가함
태평양전쟁 직전 미국이 석유 수출을 금지하고 헐 노트를 내밀었으며 현대에는 플라자 합의로 압박했음


한국인들이 미국과의 동맹을 당연시하는데 실제로는 매우 이례적인 상태임
미국이 한국 정부의 벼랑 끝 전술로 인하여 마지못해 동맹을 맺었기 때문임

이후에도 미국이 수시로 한국에서 나가려고 했으나, 여러 요인이 얽혀서 결국 없는 일이 되었음
그런데 지금의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전처럼 자신에게 직접적 연관성이 없으면 빠지는 기조임

공교롭게도 같은 시점에 일본이 제국 시절을 연상하는 모습으로 전환함
말을 탄 사무라이가 표지를 장식하는 국방백서가 이를 단적으로 상징함

태평양전쟁의 충격과 일본 정계의 요시다 독트린 등으로 잠시 보류했을 뿐, 미국의 극동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함없음
이제는 설령 합방을 요청해도 일본에서 거절할 듯하나, 어떤 형태든지 100년 전의 구도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