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돈이 없어서 오늘 굶은 사람보다야 행복하겠지

돈이 많을 수록 행복할까?
돈이 많아질수록 행복도는 비례해서 올라가다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상승 곡선은 완만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재용 정도 되면 행복하지 않을까?

이재용도 그 나름대로의 애환과 고통이 있다
다만 일반인과 종류가 다른 고통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재용이 가장 행복한 사람일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천석군은 천 가지 고민이 있다

가령 탈모로 고민인 사람은 풍성충이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풍성충이라고 머리에 대한 고민이 없겠는가
지나치게 많은 건 없는 것보다 더한 고민이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에 빠지고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정작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선 당연하다 생각하고 관심 밖에 둬버린다

사주마다 각자 지향점이 다르고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기준점을 나름대로 만들어서
나는 평균 이하라고 단정하고 행복할 수 없다고 낙심한다

나에게 어떤 십신이 없다면
그 분야는 하지 않아도 된다

가령 내가 육상 선수라 해서 100m 달리기와 마라톤을 다 잘 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해당 십신이 없다면 그 분야에 대한 개념이 머릿속에 없다는 얘기다

남들 기준에 맞춰 꾸역꾸역 조건을 채워나간다 해도 결국엔 아무 의미 없는 일이란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다만 지장간에라도 그 십신이 있다면
운이 왔을 때 그 분야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초점이 맞춰진다는 건 그 외의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단 소리다
불나방이 모닥불로 달려가듯 뭐에 씌인 사람 같다는 말이 이런 경우일 것이다

예를 들자면 화가 없는 사주인데 정화 세운이 들어온다고 치자
미토나 술토를 가진 사람이라면
지장간의 정화가 쓰임을 얻으려고 들썩일 것이다
지장간에 있다는 건 없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잠재력이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이 경우 정화를 쓴다면 미토나 술토는 토의 역할을 잃어버린다
토가 기구신이었다면 한 해 동안 정화를 쓰면서 만족할 것이다
남들로부터 저 사람한테 저런 면이 있었어? 하고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반대로 토가 용희신이었다면 남들이 저 사람 이상해졌다고 갸웃거릴 것이다

한 해가 지나고 나서야 헛짓했다고 후회하게 되지만 그게 운명인 것이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식은 빙산의 일각일 뿐
무의식이라는 큰 빙하가 수면 아래 있다
인간은 무의식의 명령을 거스르기가 힘들다

달이 밀물과 썰물을 만들듯이
특정 운이 찾아 오면 무의식은 강력하게 어떤 쪽에 관심을 두도록 이끈다

마무리로 정리하자면
모든 것을 돈에만 기준으로 두고 좋은 사주니 안 좋은 사주니 하는 건 틀린 관점이다
그렇다고 좋은 사주가 되려면 모든 퀘스트를 다 깨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사주를 들여다보고 포기할 부분이 보인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감당할 수 있을만한 것 잘 해낼 만한 것 해내고 나면 행복할 것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주어진 사주는 없다
한정되게 주어진 각 요소들을 잘 써먹을 수 있게 순환시키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그것이 사주를 이용해서 행복해지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