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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향해 욕정을 품고있었지만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1.10.13 16:53:05
조회 61 추천 0 댓글 0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난 그녀 말대로 성불구자니까
나는 늘 불쾌한 존재였지
늘 음침하게 그녀의 뒤를 쫓으며 그녀를 지켜봤어
그리고 그녀가 당신과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지
아.. 너무 괴로웠어
하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남자구실도 못하는 내가, 이 눅눅하고 습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지하에서 살아가는 내가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수는 없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사실 나같은 게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욕정일 뿐이지
자네가 그녀에겐 어울린다는 것을, 자네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해봤자 이런 내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난 알고있었어
그러나 내 텅 빈 가슴은 미친듯이 괴로웠고, 괴로움으로 요동치고 발버둥치고 있었지
난 지하에서 혼자 한 마리의 벌레처럼 침을 흘리며 발작하고 있었어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환하게 웃을때도, 자네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때도 나는 점점 더 미쳐갔지
그리고 아름다운 축복의 날에 난 모든 것을 저주했어
잘 꾸며진 화려한 예식장도, 축복하는 사람들도, 자네도, 그녀도...
그러나 내가 가장 저주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저주하고 그 상황을 미워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였지
끔찍하고 추악하게 썩어문드러진 난, 그렇게 혼자 땅속에서 발작하고 갇혀 있어야 하는게 아름다운 날을 위한 최선의 행동이었던거야
아, 그 사실을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거야
심지어는 나 조차도...
나는 그래서 한참을 발작하고 울다가 결국 현실을 받아들였지
그리고 내 몸에 남아있는 모든 선의를 끌어모아 너희를 축복하기로 했다
비록 모든 것을 저주하고있던 나였지만 아주 약간의 선의는 남아있었고,
그리고 너희를 축복했다
눈에서는 하염없이 썩은 물이 흘러나오고 내 몸과 가슴은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지
하지만 나 따위는 찢어발겨져도 상관없다는 듯 모든 것이 너무나도 찬란했다
자네와 그녀의 환한 웃음도, 밝은 예식장의 모습도, 감미로운 음악들도, 너희를 축복하는 모든 사람들도..
아... 거기서 나같은 것은 낄데가 없었어
내 끔찍한 몰골과 악취가 너희에게 들키지 않았음에 감사해야할 따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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