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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 팔자 따라간다는 말 ... 무시해도 됌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1.200) 2022.12.19 15:15:39
조회 7456 추천 411 댓글 69

나는 깡촌에서 자랐다.
무능력한 아빠와 착하고 순한 엄마 밑에서 자랐다.
아빠는 자신의 무능력함과
사회적으로 초라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도 게으르게 살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자존심은 엄청나게 세서
그런 처지의 자기자신에게 화가 나면
엄마와 자식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었다.
티비에 나오는 알콜중독자에 도박꾼..
그런 극단적인 사람들처럼
아주 망나니까진 아니었지만
자식들한테 손찌검도 몇번 했고
엄마에게 의자를 집어던지는 시늉도 하고
무엇보다 하루걸러 하루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서
우리집 분위기는 언제나 얼음장 같이 차갑고 무서운 상태였다.
워낙 감정기복이 심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욱하는 성질머리의 가난한 가장.

주인집 아줌마는 그런 우리 아빠를
시한폭탄이라고 불렀다.
우리엄마랑 얘기 할때
저런 시한폭탄이랑 어떻게 사냐면서
우리 엄마에게 농담섞인 위로를 건네던 모습이 기억난다.

아무튼 우리 엄마는 그런 남편도 가장이라면서
한번도 우리 앞에서 아빠에게 화도 안내셨고
끝까지 자식을 위해 이혼도 하지 않고
홀로 고생하면서 생계를 꾸려오셨다.
시장에서 야채도 파시고 요양보호사 일도 하시면서
나 포함 자식 둘을 다 대학에 보내셨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그건 인정하지만
그 모든 순간을 보고 자란 나는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다.
그래서 아주 어릴때부터 내 삶의 목표는
재능을 펼칠 꿈이나 성공, 돈 보다도
우선 "엄마 팔자 닮지 않기"가 되어버렸다.

아빠가 목소리가 너무 커서 한번 소리지르면
오줌을 지릴정도로 무서웠기 때문에
나는 나중에 크면 꼭 벙어리 남자를 만나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이상형은 무조건
"아빠랑 정 반대인 사람"으로 설정하고
성격은 물론이고 얼굴, 키, 체형 모두
무조건 아빠랑 정 반대인 사람만 만나려고 노력했다.
만나다가 조금이라도 우리 아빠랑 비슷한 성향이 보이면
가차없이 헤어졌다.

그렇게 몇번의 연애를 했고
나이가 들고 결혼이라는 걸 했는데
우리 신랑은 아빠와 달리 인상도 편안하고
언제나 여유가 있고 말과 행동이 차분하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재미있는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러니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자주 나고
집이라는게 얼마나 따뜻하고 정다운 공간인지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아주 작게
에이씨~ 정도가
이 사람이 내뱉을 수 있는
최대한의 데시벨이자 욕이다.

어릴때는 꽁꽁 언 얼음판 같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학원이나 친구집이 더 편했었는데..
이제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 따뜻한 신랑으로 인해서
너무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이 사람과 결혼해서 살아보니
이빠가 더더욱 용서가 안되고 이해가 안되지만..

뭐 아빠 욕을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니고..ㅋ
그건 내가 해결해야 할 앞으로의 숙제고
고맙게도 옆에서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내가 이 글을 왜 여기에 쓰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결혼 하기 전에 나는 약간의 우울함이 있었는데
사람이 우울하면 미신, 사주팔자, 역학, 종교 이런거에
조금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래서 그때 이 역학 갤러리를 들어왔었고
솔직히 영양가 없는 글도 많은 곳이지만
몇몇개의 글은
굉장히 위로가 됐던 경험이 있어서
지금도 가끔 심심할때 들어와 본다.

혹시라도 현재
가난하고 처절하게, 혹은 남편때문에 고생하는 엄마 밑에서
지내고 계시는 갤러님들이 있다면..
그래서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는 말에
무서워하고 계시는 분들이 혹시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당신은 어머니와 전혀 다른 존재이며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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