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평등한 세상' 꿈꿨던 동학 창시자 최제우의 불꽃같은 삶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31 06:12:30
조회 127 추천 0 댓글 0

https://www.ziksir.com/ziksir/view/9599


🔼 수운 최제우



1864년 3월 10일 오후 2시, 대구 남문 밖 아미산 아래 관덕당 뜰에서 동학의 교조 수운 최제우(1824∼1864)가 참수됐다. 죄목은 ‘사도난정’, ‘서양의 요사한 가르침을 그대로 옮겨 이름만 동학으로 바꾸고 세상을 헷갈리게 하고 어지럽힌 죄’였다.


1860년 4월 깨달음을 얻고 동학의 가르침을 시작한 뒤 불과 4년 만에 그는 불꽃 같은 삶을 형장에서 마감했다. 향년 40세. 1863년 12월에 체포돼 다리뼈가 부서지는 혹독한 고문을 이겨낸 뒤였다. 두 눈을 부릅뜬 그의 머리는 사흘 동안 대구 남문 밖 길가(오늘날 약전골목)에 내걸렸다.


최제우는 경북 경주의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경주, 자는 성묵, 호는 수운·수운재로 썼다. 부친 최옥은 정통 유학의 학맥을 이어 영남에선 널리 알려진 유학자였지만, 등과하지는 못했다. 최제우는 63세의 아버지와 30세의 과부 한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총명해 일찍부터 경사를 익혔으나 재가녀의 아들이라 문과엔 응시할 수 없었다. 신분 사회의 족쇄가 그를 옭아매자 그는 새로운 세상을 위한 다른 선택을 했다. 수운은 10년을 넘게 전국을 떠돌며 고통당하는 민중의 참담한 생활을 직접 체험했다.


세상을 깨달으면서 그는 낡은 유교 신분체제의 억압과 차별을 넘어 모두가 평등한 새 세상을 여는 개벽을 꿈꿨다. 수운은 자신의 좌절을 넘어 모든 사람이 똑같이 삶을 누리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대동 사회를 그렸다.


1856년 여름 천성산으로 들어가 시작된 수운의 구도는 이듬해 적멸굴에서의 49일 정성, 그리고 울산 집에서의 계속된 공덕 닦기로 이어졌다. 1859년 10월, 처자를 거느리고 경주로 돌아온 뒤 구미산 용담정에서 그는 수련을 이어갔다.


이 무렵 가세는 절망적인 상태에 이르렀고 국내 상황은 삼정의 문란 및 천재지변으로 크게 어지러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주님의 뜻을 알아내는 데 유일한 희망을 걸고 그는 이름을 ‘제우’로 고치고 구도행을 이어갔다.


1860년 4월 5일, 마침내 최제우는 결정적인 종교체험을 하게 된다. 이른바 ‘천사문답’이라고 불리는 하느님과의 문답 끝에 1860년(철종 11년) 천주 강림의 도를 깨달은 것이다. 그 무렵 열강의 침략이 이어지는 등 민족적 위기의식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서학(천주교)이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다.




‘서학’에 대항한 민족 고유신앙 ‘동학’


이에 최제우는 ‘서학’에 대항하는 유교·불교·선교 등의 교리를 종합한 민족 고유의 신앙인 ‘동학’을 창시했다. 동학은 우리 민족사에 응축된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그는 <논학문>에서 동학의 도를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우리 도는 지금도 듣지 못하고 옛적에도 듣지 못하던 일이요, 지금도 비교하지 못하고 옛적에도 비교하지 못하는 법이라. 닦는 사람은 헛된 것 같지만 열매가 있고 듣기만 하는 사람은 실지가 있는 것 같지만 헛된 것이라.”


최제우는 동학의 사상을 한문으로 된 <동경대전>과 한글 가사로 된 <용담유사>, 두 책에 담았다. 동학은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 글과 노래, 부적, 주문 등 다양한 방법을 써 포교했다. 사대부 지식층에겐 한문으로, 농민과 부녀자 등에겐 한글로 동학을 가르친 것이다.


두 경전과 함께 통문과 부적, 21자로 된 한문 주문도 활용했다. <용담유사>엔 용담가, 교훈가, 안심가, 도수사, 권학가, 몽중노소문답가, 도덕가 같은 노래에 가르침을 담았으니 민중들에게 노래로 교리를 가르친 것은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content_1586850130.jpg

🔼 수운 최제우 동상. 왼쪽은 동학의 성지인 경주 용담정에 있고 오른쪽은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진 동상이다.



당연히 민중의 반응도 뜨거워 1861년 포교를 시작하자 숱한 사람들이 동학의 가르침을 따르게 됐다.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동학이 주창하는 평등의 이념이었다. 동학은 인간 누구나 마음을 닦고 기운을 바르게 하면 군자가 될 수 있고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평등의 믿음을 줬다.


‘나의 마음은 곧 네 마음이니라.’


‘한울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니라.’



content_1586850161.jpg

🔼 동학의 한문 경전 <동경대전>



동학은, 인간은 하늘 즉 천주 앞에 모두 평등함을 역설했다. 최제우는 가정에서부터 평등을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가부장의 기득권을 버리고 그는 부부 평등과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했다. 데리고 있던 두 여종의 족쇄를 풀어 주면서 한 사람은 며느리로, 또 한 사람은 딸로 맞이하기까지 한 것이었다.


동학이 민중들에게 구원의 가르침으로 다가가자 1862년 9월, 최제우는 사술로 백성들을 현혹한다는 이유로 경주 진영에 체포됐다. 그러나 수백 명의 제자가 석방을 청원해 무죄 방면됐다. 이 사건이 동학의 정당성을 관이 입증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신도는 더욱 늘어났다.




부부평등과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하다


그해 12월 각지에 접을 두고 접주가 관내의 신도를 다스리는 접주제를 만드는 등 교세를 불리기 시작했다. 교세는 경상도, 전라도뿐만 아니라 충청도와 경기도에까지 확대돼 1863년에는 교인이 3천여 명, 접소가 13개소에 이르렀다.


동학이 놀라운 기세로 세력을 얻게 되자 유림에서 비난의 소리가 높아졌다. 유생들이 띄우는 통문을 통해 동학에 대한 폄훼가 서원을 통해 전파되면서 동학에 대한 관의 탄압이 준비되고 있었다.


“동학은 귀천의 차등을 두지 않고 백정과 술장사들이 어울려 엷은 휘장을 치고 남녀가 뒤섞여 홀어미와 홀아비가 가까이하며 재물이 있든 없든 서로 돕기를 좋아하니 …… 이는 오랑캐들과 이 땅에서 섞여 살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


1863년 7월, 수운은 제자 최시형(1827~1898)을 북접 주인으로 정하고 해월이라는 도호를 내린 뒤 8월 14일 도통을 전수해 제2대 교주로 삼았다. 관헌이 주목하고 있음을 알고 미리 후계자를 정한 것이다. 11월 20일, 동학의 교세 확장을 두려워한 조정에서는 제자 20여 명과 함께 최제우를 경주에서 체포했다.


서울로 압송되는 도중 철종이 죽자 수운은 이듬해 1월 대구의 경상감영으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수운은 뼈가 부서지는 등의 가혹한 심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조선 시대 무과의 하나인 도시를 행하던 도시청이었던 관덕정에서 그는 마침내 순도했다.



content_1586850192.jpg

🔼 대구읍성의 남문이었던 영남제일문. 이 문밖 서남쪽 200보 지점에 관덕정이 있었다.



관덕정은 대구읍성의 남문이었던 영남제일문 밖 서남쪽 200보 지점에 있었다. 관덕정의 앞뜰은 중죄인을 처형하는 형장이기도 했다. 이 관덕정에서 천주교인 24명이 처형되고 31명이 옥사했다. 서학 교도들이 순교한 곳에서 동학의 교조가 사도난정의 죄로 처형된 것이다. 대구 관덕정이 천주교와 동학(뒷날 천도교)의 성지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순도 후 30년, 갑오농민전쟁으로 불타오르다



content_1586850210.jpg

🔼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과 3대 교주 손병희



모두가 평등한 삶을 누리는 대동 세상을 꿈꾸었던 사람,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갔던 혁명가 수운 최제우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수운이 본격적으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기간은 득도한 이듬해인 1861년 6월부터 1863년 12월까지 약 1년 반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으나 그의 유산은 크고 무거웠다.


수운이 처형되고 나서 30년 뒤에 동학은 이 땅에 들불처럼 타올랐던 갑오농민전쟁(1894)으로 이어졌고, 동학군을 이끌고 항전을 계속하던 2대 교주 최시형도 4년 뒤에 처형(1898)됐다. 동학의 두 교주의 죄가 풀린 것은 1907년이 되어서였다. 동학은 1905년, 3대 교주 손병희에 의해 ‘천도교’로 개편되면서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을 종지로 내세웠다.


철학자 김용옥은 수운 최제우를 예수와 공자, 모하메드, 소크라테스, 싯다르타와 비긴다. 그것은 반만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민족주의적 신앙인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의 불꽃 같은 삶에 올리는 최고, 최상의 헌사다.


“기나긴 탐색 끝에 3년의 공생애를 살았다는 것은 예수와 비슷하고, 늙은 아버지와 젊은 엄마 밑에서 불우한 처지로 태어난 것은 공자와 비슷하며, 생애의 어느 시점에 어쩔 수 없는 운명적 힘에 의하여 계시를 받았다는 것은 무함마드와 비슷하며, 시대를 어지럽혔다는 사회적 죄목으로 참형을 받은 것은 소크라테스와 비슷하고, 기존의 사유체계와 가치관을 완전히 뒤엎는 새로운 논리적 사고를 하였다는 측면에서는 싯다르타와 통한다.”


- 김용옥 역주, <도올 심득 동경대전1-플레타르키아의 신세계>(통나무, 2004)



content_1586850230.jpg



직썰 필진 낮달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 했으면 국가대표로 올림픽 출전했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8/05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2/28 - -
556429 야 진짜 50년 안에 인간은 멸종할거 같지 않냐긔 [2] 하잏(223.38) 21.11.18 32 0
556426 너무 살기힘들면 죽어야 되겠지? ㅇㅇ(125.243) 21.11.18 14 0
556425 무시받을만한 행동을 하니깐 무시당하지 ㅇㅇ(183.109) 21.11.18 50 2
556424 계수가 음 중의 음 이라 그런가 ㅇㅇ(211.36) 21.11.18 114 1
556421 근데 자식 낳는거 다 지들 욕심아님? ㅇㅇ(125.243) 21.11.18 44 1
556419 제일 우울한게 내가 암걸릴까봐 ㅇㅇ(125.243) 21.11.18 32 0
556418 그럼 다행이야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17 0
556417 이거 인성고립임? ㅇㅇ(220.84) 21.11.18 94 0
556412 남 죽으라고 괴롭히던데 ㅇㅇ(39.7) 21.11.18 35 0
556411 촉점같은거 왜봄 거울을봐그냥 [3] ㅇㅇ(118.235) 21.11.18 44 0
556410 건강한 햄스터 [3] ㅇㅇ(223.62) 21.11.18 55 0
556409 다들 너무하네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24 0
556408 인간은 시간속에서 한없이 나약한 존재지 [3] ㅇㅇ(125.243) 21.11.18 43 0
556407 임인년 기운 10월쯤인가 그때 슬슬 왔다니깐 [3] ㅇㅇ(223.62) 21.11.18 620 17
556405 자살할사람없나 ㅇㅇ(111.118) 21.11.18 28 0
556404 교운기에 <현타 오는 팔자>는 ㅇㅇ(175.223) 21.11.18 863 12
556403 달콤이 더럽히고싶다 [1] 빼박(223.38) 21.11.18 34 0
556402 상관대운에 공부하면 효과좋나? [1] 꾸기(223.62) 21.11.18 206 0
556401 우리앞집 개 키우던데 1년넘게 개가 집밖으로 한번도 안나오네 [2] ㅇㅇ(49.175) 21.11.18 33 0
556400 건강한 햄스터 ㅇㅇ(125.179) 21.11.18 30 1
556399 아 존나 웃었네 ㅋㅋㅋㅋ 틈만나면 촉점 타령하다가 [1] ㅇㅇ(39.7) 21.11.18 28 0
556398 이래서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잔 감성적이다 개소리로 치부함 [5] ㅇㅇ(183.109) 21.11.18 86 7
556396 저 덩치에 개 안잡아먹은게 어디냐 ,,, ㅇㅇ(193.34) 21.11.18 31 4
556395 부처님 싸튀충썰 개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15.142) 21.11.18 21 0
556393 목매달면 한평생 고민이 끝나는데 ㅇㅇ(125.243) 21.11.18 45 0
556392 건강한 보더콜리 성격좋아? [1]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36 0
556391 이젠 일 자리 구해져도 입사하기가 두렵네.. ㅇㅇ(223.38) 21.11.18 38 2
556389 임인년부터 풀리는 애들 지금 변화왔더라 [1] 극동방송(106.102) 21.11.18 1044 29
556385 동물 어떻게 키우냐 더러워서 ㅇㅇ(223.62) 21.11.18 22 0
556383 순박산뜻 너무 좋아요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16 0
556382 햄스터 우엑 ㅆㅂ ㅇㅇ(125.179) 21.11.18 34 1
556381 겁재 상관 동주가 제일 극귀로 잘 풀리려면 [26] ㅇㅇ(1.252) 21.11.18 1366 0
556378 그리고 끼리끼리 사귀는거 모르나 ㅇㅇ(183.109) 21.11.18 105 5
556377 식상다자들아 너희 정관대운, 편관대운 중에서 [1] ㅇㅇ(220.84) 21.11.18 315 0
556376 힘든 사주 특징 [2] ㅇㅇ(211.212) 21.11.18 852 4
556373 상관은 흉신맞아 극동방송(106.102) 21.11.18 73 3
556372 본인 인성용신인데 비겁운은 ㄹㅇ 제일 병신 같이 나빴고 ㅇㅇ(211.46) 21.11.18 102 1
556371 에기로 돌아가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17 0
556370 자존심쎈것도 사주에나옴? ㅇㅇ(111.118) 21.11.18 50 0
556369 진실을 말해줄게 ㅇㅇ(223.39) 21.11.18 35 0
556368 부랄낀 햄스터 ㅇㅇ(223.62) 21.11.18 41 1
556367 직장이 계속 들어오긴 하는데ㅠ올해는 일하지 말라네ㅠㅠ ㅇㅇ(223.38) 21.11.18 62 1
556366 허구언날 촉점 물어보러오는 사람이 여친 생길리가 있겠어요 [3] ㅇㅇ(183.109) 21.11.18 40 3
556365 햄스터 줘봐 차고놀다가 더러워지면 세탁기 돌려버리게 ㅇㅇ(125.179) 21.11.18 29 0
556363 병화인데 기토는 편한데 무토랑은 왜이리 어색하지 [5] ㅇㅇ(218.153) 21.11.18 233 1
556362 목매달면 15분안으로 죽는대 [6] ㅇㅇ(125.243) 21.11.18 199 0
556361 사주봐주라 [4] ㅇㅇ(175.201) 21.11.18 46 0
556360 태양신님 지구를 지켜주세요 지구를 지켜라(115.86) 21.11.18 14 0
556359 최근에 안 거. 인성용신자 운 보는 법 [9] 극동방송(106.102) 21.11.18 453 4
556357 그냥 십성별로 다 씹스러움 ㅇㅇ(1.252) 21.11.18 7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