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초딩 때부터 지금까지 세상이 나를 착하고 바르게 살도록
만드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운동장 지나는데 쓰레기가 있어서 주웠더니
그걸 우연히 본 선생님이 나를 모범어린이상을 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다들 나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착한 행동 하는 애로
인지하는 바람에 억지로라도 그렇게 살았거든ㅋㅋㅋㅋㅠ

대학 와서는 진짜 망나니같이 살고 싶었는데
조교 언니가 레포트 들고 가는 게 무거워 보이길래
잠깐 도운 걸 교수님이 본거임ㅠ 진짜 딱 한 번 도움
근데 그런 나를 데려다가 막 이것저것 묻더니 대학원으로 납치해서
지금까지 키워줬고 내가 자격증 따서 회사 취직 한다니까
교수님 지인이 상무로 있는데에다가 추천서 넣어줘서 밀어줌ㅠ
나 엄청 성실하고 바르고 요즘 보기드문 건실한 애로 소개해줘서
나 억지로 그렇게 살고 있음ㅋㅋ큐ㅠㅠ

입사 하니까 상무님이 방으로 델꼬 가서 내 신상 묻고 덕담 해줬는데
그걸 계기로 모두들 나한테 잘 해보라면서
큰 프로젝트에 다 밀어주고 있음ㅠ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라고 하면서 나를 그렇게 되도록 몰아가ㅠㅠ
낙하산이 아닌데도 낙하산이라고 불릴 거 같은 생각에
오늘도 지금까지 일했어..ㅠㅠㅠ
나 회사 마치고는 외국어 학원도 다닌다ㅠㅠㅠ

이거뿐만 아니라 아파트 사람들도 나 착한 줄 알아
걍 무거워 보여서 엘베에서 짐 들어주고
아기 울고 있는 거 데려다가 관리실에 맡기고
안색 나빠 보이길래 안부 묻는 게 단데
진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했을 뿐인데 과하게 포장되는 듯

이건 전우주적으로 날 착한라이팅 하는 거 같음..
마구잡이로 개망나니 같이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