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이 성폭행 가해자 50명과 이러한 성범죄를 벌인 남편을 공개 법정에 세운 후 ‘용기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현지에서 큰 응원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에선 지난 2011년부터 약 10년간 아내의 의식을 잃게 만든 뒤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도미니크 펠리코와 성폭행 가해자 50명을 상대로 재판이 열리고 있다.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는 지난 4일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한 검찰에 맞서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사건의 실체를 만천하에 밝히기 위한 지젤의 결단은 프랑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지젤은 용기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재판에서 피고인 측은 지젤이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는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지젤의 주장을 뒤집으려 했다.

하지만 지젤은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여기서 나를 죄인처럼 보이게 하려고 무엇을 찾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프랑스 역사학자인 크리스텔 타로는 피해자를 죄인으로 바꾸는 현상이 재판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아픔을 이기고 법원에 출석하는 지젤 곁엔 수많은 지지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젤이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법원에 와서 지젤을 응원하며, 재판이 끝나고 지젤이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최근 재판이 시작되기 1시간 30분 전 법원에 도착한 캐서린 아르망(62)은 지젤의 존엄성과 관련해 언급하며 “지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망은 “나는 지젤을 존경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학생인 기샤르동(20)은 법원에서 지젤을 응원하기 위해 기다리며 “지젤은 용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판이 끝날 때마다 지젤의 모습은 당당하다”고 강조했다.

기자 겸 작가인 엘렌 데빈크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를 통해 “가해자들이 함부로 대한 사람은 지젤만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하찮은 존재라고 말한다”며 “지젤의 용기는 우리에게도 용기를 준다. 이 위대한 선물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선 지젤을 지지하는 군중이 집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