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중반, 하던 사업 망하고 잠깐 편의점 알바를 했음.
자주 오시던 남자 손님이 한 분 계셨음
내 어떤 행동이 이 분의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음
내가 추측하는 바, 예의바른 행동과 밝은 인사성이 아닐까 싶긴 함
어찌됐든 그 손님이 알고보니 옆 건물 철학관을 운영하시던 분
어느날 계산하는데 갑자기 대뜸 늘 친절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식으로 말을 꺼내시면서 (그날 처음 얘기해 봄) 본인 이런 사람인데, 시간되면 무료로 사주 봐주겠다고 오라고 하심 그래서 그날 바로 약속 잡음 (사실 사이비인 줄 앎)
약속날 사주 까보니 역시라고 하시면서 좋은 사주라고 하심. 그 당시에 궁금한 거 물어보고 그랬는데, 내가 받은 인상은 이 분이 본인의 감(?) 같은 걸 시험해 보신 것 같단 인상이 강했음. 한참을 내 사주를 보면서 혼자 끄덕이심. 뭔가 그 분이 했던 예상과 사주를 확인하시는 느낌. 말씀도 약간 그런 식으로 하셨음 '-해 보였는데, 사주도 -하네요.'
결론은 그 분이 좋은 사주라고 해서 여지껏 믿고 살았어요. 그렇다고 사주만 믿고 탱자탱자 놀았던 것도 아닙니다. 본래 성격이 탐구심이 강해 남들보다 책도 많이 읽고 여튼 인생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인생이 잘 안 풀리는 거 같아서 여기 계신 분들의 진단이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