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백수였고 동생은 재수생이었는데 

내가 동생이 공부를 너무 안 하고 게임만 하는 거 같아서 

너 이렇게 살아도 되냐고 애를 닦달했거든? 

근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게 내 불안을 동생한테 투사한 거였음 

집이 어려운데 동생이 생산성 없게 산다고 걱정하는 역갤러는 

자기 마음을 잘 돌아봐야 할 거 같아. 

정말 동생이 걱정 돼서 그런 것보다는 

친정이 현재 어려운데 

동생이 경제적으로 전혀 보태지 못하니까 

그게 자기한테 부담으로 돌아오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어.

또 정신을 못 차리고 사는 동생에 비해서 

나는 결혼도 했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다, 이런 식의 

우월감이 글에서 느껴지거든. 

그게 느껴지니까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글쓴이에게 동조가 안 되고 동생을 편들게 된다.  

사람이 어려운 친정 돌봐야 할까봐 걱정될 수는 있는데 

당장 쌀이나 월세를 보태줘야 할 상황이 생긴 것도 아니잖아. 

일단 자기 마음을 안정시키는 게 제일 중요한 듯하다. 

자기가 깨닫지 못하는 불안 때문에 

괜히 동생한테 으름장 놓아봐야 나중에 패배감만 커져. 

응...이거 내 얘기야...

그때 동생한테 화낸 거 때문에 난 지금도 미안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