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한국, 왜 우경화하나?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3 20:25:47
조회 78 추천 0 댓글 0

평생 하던대로 하는 행동의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우경화


https://news.v.daum.net/v/20211130182613707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한국의 젊은이들보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젊은이들이 훨씬 더 급진적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한국의 여론 주도세력들이 부동산 문제의 심화나 비정규직 양산 등을 '진보 정권' 탓이나 '귀족 노조' 탓으로 성공적으로 돌려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 시작된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을 위한 세제 특혜도 폐지하지 못하는 현 정권이 과연 '진보'인가?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20211130185611011rora.jpg

박노자 |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한국학

나는 요즘 흥미로운 현상 하나를 보게 된다. 내가 잘 아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회주의’가 한창 긍정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18~24살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주의’ 지지율은 50~55% 정도로, ‘자본주의’ 지지를 앞지르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사회주의’는 노르웨이 같은 사민주의적 국가 정도를 의미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자유주의의 아성이었던 미국에서 이와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미 사민주의 사회가 존재하는 노르웨이에서는 급진 좌파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지금 오슬로대학교 같으면, 전체의 3분의 1이나 되는 학생들이 급진 사회주의 정당인 적색당이나 사회주의좌파당을 지지한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가장 주시하는 외국이라면 독일일 텐데,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서는 최근 대형 부동산회사의 보유주택 20만여채를 몰수해 공유화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이 이에 찬성했다. ‘몰수’와 ‘공유화’는 다시 인기 있는 표어가 되어가는 추세다. 권위주의 정권인 러시아에서도 지금 독재의 대항마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세력은 바로 최근 총선에서 의석을 크게 늘린 연방공산당이다. 내가 아는 어느 사회를 둘러보아도, 팬데믹과 경제, 환경 위기 속에서 좌파가 득세하고 있는 것 같다.

두개의 예외를 이야기하자면 바로 일본과 한국이다. 한국의 경우는 4년 전에 촛불항쟁으로 물러난 강경 보수 세력들이 부활하여 대선 정국의 ‘강자’로 부상했다. 구미권으로 가면 갈수록 ‘희망’을 의미하게 된 ‘사회주의’는 이들 세력에게는 욕 중의 욕이다. 이들은, 객관적으로 보면 중도의 사회적 자유주의 정도로 규정될 수 있는 현 집권 세력을 공격할 때에도 늘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식의 비난을 퍼붓는다. 정작 ‘사회주의’로 불릴 만한 그 어떤 정책도 지난 4년 동안 전혀 시행된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강경 보수의 ‘힘’이 과시되는 우경화 분위기 속에서 극우의 행동대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망동도 종종 벌인다. 몇주 전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에 ‘자유연대’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극우 단체 회원들이 나타나서 “위안부 강제 동원은 거짓말”과 같은 표어를 들고 일장기를 흔드는 광경을 인터넷으로 지켜보면서 믿을까 말까 한 적이 있었다. 몇년 전만 해도 극우들이 일장기를 들고나와서 피해자들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모독하지는 못했을 터인데, 이제 이런 공개적 행동이 가능해질 정도로 이 사회의 제재력이 약해진 것이다. 일장기를 흔들면서 전쟁 피해자들을 모욕해도 이 망동을 막을 만한 시민들의 ‘공분’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구미의 다수 국가에서 급진 좌파의 인기가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크게 오르는 이유들은 쉽게 이해된다. 첫째,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적 재앙들을 이윤추구 시스템을 통해선 해결할 수 없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십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가면 갈수록 젊은 세대로 하여금 안정된 직장이나 내 집을 마련하여 가정을 이룰 꿈을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 평균적인 영미권 20대는 플랫폼 노동을 하거나 불안한 직장에 다니며 계속 비싸지는 주택 임대료를 내고 대출받은 학자금을 상환하느라고 거의 저축을 할 수 없는 ‘현대판 무산자’다. 재산을 가지지 못한 사람일수록 사회적 자원의 공유를 지지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않은가? 셋째, 역사적 기억들은 좌파 부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구미에서는 1950~60년대에 재분배 정책의 대대적인 실시와 함께 대중의 삶이 크게 좋아진 경험이 있으며, 역사 교육이나 언론 등은 이 경험에 대한 집단 기억을 유지시키고 있다. 사민주의자들의 장기 집권을 경험한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급진 좌파가 집권해 ‘덜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펴서 다수의 삶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기대한다. 러시아에서의 괄목할 만한 좌파의 부활 역시, 모두가 안정된 직장을 영위했으며 국가로부터 무료로 주택을 배분받을 수 있었던 소련 시절에 대한 기억에 기대는 편이다.

한국의 상황은 이와 꽤나 다르다. 첫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애써 외면한다. 죽도록 피곤한 일상에 지칠 대로 지친 다수의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미래 걱정’ 자체는 ‘사치’로 보일 수 있다. 현 정권의 그린뉴딜은 결국 탈성장이 아닌, 단지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방식의 기술 집약적 성장인데, 이처럼 전혀 급진적이지 않은 기후 정책에 다수의 한국 젊은이들은 그다지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둘째, 젊은이들의 박탈감은 구미권보다 한국에서 더 심한데, 문제는 박탈이라는 상황을 언론 등 여론 주도세력이 어떻게 포장하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20대의 자가 주택 보유율을 보면 한국은 24%에 그친다. 반면 미국 20대는 34%나 자신이 사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의 20대 근로자들 중에 무려 40%가 비정규직인 데 비해, 노르웨이의 경우는 15~24살 근로자의 27%, 그리고 24~29살 근로자의 15%만이 비정규직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젊은이들보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젊은이들이 훨씬 더 급진적인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한국의 여론 주도세력들이 부동산 문제의 심화나 비정규직 양산 등을 ‘진보 정권’ 탓이나 ‘귀족 노조’ 탓으로 성공적으로 돌려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 시작된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을 위한 세제 특혜도 폐지하지 못하는 현 정권이 과연 ‘진보’인가? 유럽과 달리 경영 참여도 못 하는 노조는 과연 ‘귀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이와 같은 물음들은, 이미 보수적 여론 주도세력의 프레이밍에 익숙해진 많은 이들에게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셋째, 이미 유권자들을 많이 실망시킨, 진정한 의미의 ‘진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현 정권보다 더 급진적인 정치세력들은 구미권과 달리 한국에선 집권한 적이 없다. 그들은 승리의 기억에 의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하는데,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쉽게도 한국인의 표심은 강경 보수 대 사회적 자유주의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진자처럼 왔다 갔다 하곤 한다. 강경 보수의 적폐에 대한 분노가 쌓이면 자유주의 세력들을 택하고, 자유주의 세력이 집권해 부동산과 불안 노동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다시 강경 보수의 인기가 오른다. 이 폐쇄회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정치에 과연 희망이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의 유혹에 쉽게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2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816190 이상하게 생각해도 어쩔수없어 반했으니까 ㅇㅇ(211.36) 21.12.23 29 0
816189 트와이스 하트쉐이커가 벌써 5년전임 ㅇㅇ(223.38) 21.12.23 27 1
816188 확인 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했을 수도 있겠지만 ㅇㅇ(1.233) 21.12.23 29 0
816185 난 편인격 인다인데 ㅇㅇ(180.64) 21.12.23 215 0
816182 내 부처는 할배래 ㅇㅇ(222.238) 21.12.23 25 0
816180 누 자 여러분(118.235) 21.12.23 17 0
816178 놀라운 사실 ■■(1.230) 21.12.23 36 1
816179 나 눈 어때?? [7/1] ㅇㅇ(58.140) 21.12.23 92 0
816176 표정 관리해 어색하지않게 말투는 쿨 쿨 긴장할 필요없어 ㅇㅇ(223.38) 21.12.23 33 0
816172 바보처럼 안기다려 네게 말할래 반해버렸다고 ㅇㅇ(223.38) 21.12.23 29 0
816171 크리스마스에 다 뒤져라 홍삼(221.163) 21.12.23 30 0
816170 구남친 ..퇴근시간이다.. 매일 이시간을 기다렷엇는데 waterlil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29 0
816169 잘생겼단 소리들었는데 유심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52 0
816167 원국 인사신 삼형 특징 좀 알려줘 [1] ㅇㅇ(61.80) 21.12.23 330 0
816166 귀엽고 야하고 변태같은 옷 ㅇㅇ(183.107) 21.12.23 31 0
816161 부질이 없어 하잏(221.162) 21.12.23 29 0
816160 이상하게 생각해도 어쩔수없어 반했으니까 컴마허세이커세이커 ㅇㅇ(223.38) 21.12.23 25 0
816159 나 사주 알못인데 경진일주인데 윤석열 찍을까 ㅇㅇ(116.40) 21.12.23 84 0
816158 젖1탱이 나가국(35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51 0
816155 클럽가보고 싶다.. 춤추자~ 코로나 시국에 waterlil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24 0
816154 ※타인 명의 도용할것… 여러분(118.235) 21.12.23 24 0
816152 근데 낼부터 또 한동안 역갤 안올려고 ㅇㅇ(61.80) 21.12.23 19 0
816151 엄마가 아니었으면 인생 막 살았을거같다 글피(119.201) 21.12.23 26 0
816150 노래방 같이갈 남친이 없어서 여기다 부른다 홍삼(221.163) 21.12.23 32 0
816149 솔로들아 클스에 머해야돼 진짜? [5/1] 중이치(58.227) 21.12.23 65 0
816142 근데 대체 은색가방 이런건 누가사는거임?? ㅇㅇ(175.223) 21.12.23 23 0
816137 근데 크리스마스 굳이 뭐 바쁜척 할 필요있냐 ㅇㅇ(61.80) 21.12.23 31 0
816133 너무 싫어 ㅇㅇ(175.206) 21.12.23 30 0
816132 노무현 자살한거 왜 기억이 안나지 [1] ㅇㅇ(117.111) 21.12.23 37 1
816131 페펭 현짱(175.200) 21.12.23 67 0
816130 념) 여초에서 난리난 젖가슴 맘마통 찢었다...jpg ㅇㅇ(154.16) 21.12.23 50 0
816126 월지가 ㅈㄴ 쎈게 월지 인성이거나 정인격이면 인다남 느낌 [1] ㅇㅇ(61.80) 21.12.23 346 9
816124 고닉들 크리스마스 당일날 특징 [11] ㅇㅇ(223.38) 21.12.23 2057 75
816122 윤석열 위조 오져서 사기꾼이라고 했더니 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래 [12] ㅇㅇ(223.39) 21.12.23 96 2
816121 비다는 정치질이아니고 정치아님? ㅇㅇ(180.64) 21.12.23 72 2
816120 씨발 개좆같은 새끼야. 뭐?? 조교???? .(49.163) 21.12.23 26 0
816119 어제 동지 갑진일 뭔 날이냐 ㅇㅇ(49.175) 21.12.23 77 1
816113 관다녀들 ㄹㅇ 남친 발바닥 빨아줘? [1] ㅇㅇ(223.39) 21.12.23 143 2
816112 나 왜케 주인공이 흑화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좋냐 [2] ㅇㅇ(61.80) 21.12.23 46 0
816111 Why not 홍삼(221.163) 21.12.23 43 0
816110 홍삼 저년 목소리 존나 좋네 [1] ㅇㅇ(117.111) 21.12.23 60 1
816109 지지는 관인상생이고 천간은 금생수인데 넘 이타적임 ㅇㅇ(94.140) 21.12.23 50 4
816108 1800년대 후반 패션을 좋아함 [4] 글피(119.201) 21.12.23 69 0
816106 조만간 그 유명한 퀸스갬빗도 볼려고 [3] ㅇㅇ(61.80) 21.12.23 51 0
816104 남자들이 ㅈ뻔뻔 양아치를 넘어 개새끼 도둑 심보 이상인이유 ㅇㅇ(211.36) 21.12.23 61 5
816103 Baby [2] 홍삼(221.163) 21.12.23 54 0
816102 난 동지 지나니까 마음이 무거워 지는데 999(58.123) 21.12.23 70 2
816101 베콜사 시즌5까지 다 본사람 들어와봐 [2] ㅇㅇ(61.80) 21.12.23 28 0
816099 나도 전문대라도 가고싶다... waterlil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3 40 0
816098 임인년 기운 들어온거 체감함ㅋㅋㅋㅋㅋㅋㅋㅋ [2] ㅇㅇ(223.62) 21.12.23 460 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