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효율성 추구하는 사회일수록

목적이 배제된 행위, 의미화되기 힘든 일에 대해서

일종의 자책감을 느끼게 만들도록 강요함 

알게 모르게 정신적으로 우리는 그렇게 훈육되었음

세상이 인정하는 가치를 추구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환상 안에서만 강요된 의미를 소유하라고. 

어떤 패턴화된 자본주의적 소비가 아니라

순수하게 즐거운 낭비를 하려는 욕망은 나이들수록 거세당함. 

그런 것을 향유하는 방법조차 잊게 됨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었던,

내 삶이 원했을 법한 가능성의 목적을 찾아서

행복을 느끼는 일을 경험하는 것은 쉽지 않음

의도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다가 그런 행위에서 나름의 목적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는 낭비를 허용하지 않음. 

나 자신이 그렇게 합리성을 조정해가는 인간이 되어있음.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임 

사랑에 회의하고 계산적인 방식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는

의식이 강해진 시대에서는 무목적의 즐거움은 

더더욱 실종되어가고 있음

삶의 의미 타령이 공허한 외침일 수밖에 없는 이유임

이 세상이 강요하는 환상밖에 꿈꿀 수 없는 인간들이

말하는 삶의 의미들은 모조리 효율성과 합리성의 그물망에

걸려서 퍼덕이는 의도된 가짜 의미들이기 때문임

아무것도 순수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딘가 있을지도 모르는 진짜 의미를 찾겠다고 나서는 건데,

자신이라는 자아를 중심으로 당신이라는 세상을 효율과 합리로 

떨어뜨리려는 강박에 가득한 이들이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의미는

기만과 허위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칼라풀한 누더기에 불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