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도축장에서 일하다가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역갤러(39.122) 2025.03.13 15:22:20
조회 7582 추천 155 댓글 254

안녕하세요.


이런 얘기를 어디다 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에라도 써봅니다.


저는 지방에 있는 소 도축장에서 일했던 30대 중반 남자입니다.


지금은 그만둔 지 한 반년쯤 됐고 그냥 집에서 쉬고 있어요.


처음 도축장에 들어갔던 날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새벽 5시쯤 회사에서 보내준 승합차를 타고 도착했는데


공장 문이 열자마자 피냄새랑 분변냄새 섞인 특유의 비린내가 확 밀려왔어요.


그때 숨이 막혀서 "아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래도 사람은 적응한다는 말이 맞더라고요.


몇 달 지나니까 냄새는 익숙해졌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는 소를 기절시키는 작업이었어요.


화약총으로 소 머리를 맞추면 픽 쓰러지거든요.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마리씩 몇 년 동안 수만 마리를 그렇게 처리했죠.


처음 몇 달은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감각해졌습니다.


더 이상 소들이 살아있는 생명으로 보이지 않았고 그냥 처리해야 하는 작업 대상처럼 느껴졌어요.


근데 작년 어느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작업하고 있었는데 제가 총을 겨누던 소 한 마리가 이상하게 저를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사실 그런 눈빛은 수없이 봐왔고 별다른 감정 없이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근데 그날 따라 이상하게 총을 쏘는 순간 손이 미세하게 흔들렸습니다.


탄환이 정확히 맞지 않았고 소는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온몸이 굳어버렸어요 심장이 미친듯 뛰었고 숨이 막혀왔습니다.


옆에 있던 동료가 대신 처리해줬지만 그날 이후로 뭔가 저한테 문제가 생긴 걸 알았습니다.


그날 밤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꿈속에서 저는 텅 빈 도축장 한가운데 서 있었고 수많은 소들이 저를 빙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커다란 눈동자로 저를 계속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꿈에서 깨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있었죠.


점점 잠드는 게 무서워졌습니다 밤마다 불을 다 켜놓고 TV 틀어놓고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가족들하고 고깃집에 가면 고기가 익어가는 것을 보는 게 불편해졌고 가위질하는 모습에도 속이 울렁거렸죠.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아봤는데 PTSD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매일 반복적으로 죽음과 폭력을 목격하고 직접 가담하는 일이 전쟁터에서 겪는 정신적 충격과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일을 그만둔 지 반년 정도 됐지만 아직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도 점점 꺼려지고 하루 종일 멍하니 벽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 주 전부터 몸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손끝이랑 팔꿈치 관절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관절염인가 싶어서 병원 가봤는데 원인을 찾지 못하더군요.


근데 증상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제는 손목 어깨까지 통증이 번져서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입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답답한 마음에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무당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무당 집 들어서자마자 그분 표정이 굳어지더군요. 


제 얼굴 한참 뚫어져라 보더니 갑자기 대뜸 묻더라고요.


"너 피 보는 일 했냐?"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제가 도축장에서 일했던 건 가족들 외엔 아무도 몰랐거든요.


무당은 제 팔과 손목 만져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네가 죽인 짐승들 한이 네 몸에 붙어서 너를 갉아먹고 있는 거다."


저는 미신 같은 건 믿지 않았지만 무당 말투가 너무 단호해서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더군요.


결국 어머니 성화로 굿까지 하게 됐습니다. 


굿판에서 무당은 칼춤을 추며 소리를 질렀고 갑자기 저를 향해 "이미 늦었다"고 중얼거리듯 말하더군요.


굿을 하고 난 뒤에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점점 심해졌어요.


그리고 어젯밤 꿈속에서 저는 다시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텅 빈 도축장 한가운데였죠. 


이번엔 소들이 절 둘러싼 채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커다란 눈동자로 저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천천히 좁혀오는 겁니다.


저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소들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제 손과 팔의 통증이 극심해져 견딜 수 없었습니다.


소들이 제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는데 팔과 손목에 극심한 통증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손가락조차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습니다.


병원에서는 여전히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추천 비추천

155

고정닉 3

1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매니저들에게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10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AD 연체미납, 신용상태 무관 5분만에 셀프개통! (본인명의) 운영자 25/03/12 - -
공지 ■ 역학 갤러리를 이용하기 위한 안내 글 ■ [178] 휴ㅅ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23 184393 400
공지 역학 갤러리 이용 안내 [206] 운영자 21.09.02 96913 457
8500874 나보다 사주도 못보는 병신들이 ㅈ나게 설침 김도사(223.38) 04:18 1 0
8500872 내 현재까지 노래 커리큘럼 공개함 청춘의삶이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2 0
8500871 엘라스틴 먹어야지 건록경신(106.101) 04:17 2 0
8500870 대접과 대우 받으면서 연상남 또는 연상녀 만나려면 역갤러(47.150) 04:17 3 0
8500869 ●야 나한테 고소당한 절벽가슴 병화년아 임지연호소 그만하고 경금 ㅇㅇ(118.235) 04:17 0 0
8500868 돌려먹 은년 이라 는소 리반 복하 는 이유 가 [1] 승민이부인(211.234) 04:17 10 0
8500867 걍 휴식기인가 ㅇ 건록경신(106.101) 04:16 4 0
8500866 침착맨 관인기신 비식용신인데 심지어 관운때도 상관들어옴 ㅇㅇ(118.235) 04:16 9 0
8500865 미인들은 왜 연애 안하는거임? 건록경신(106.101) 04:16 9 0
8500864 김수현 다음 대운 인성기둥대운인데 느낌 안좋지않냐? [1] 역갤러(58.228) 04:16 7 0
8500863 난 연하는 사귄적 없는듯 ㅋ 역갤러(84.17) 04:16 6 0
8500861 무한도전 보지작가년들 김수현 나왔을때 잘생긴 빙구 ㅇㅈㄹ한거 역갤러(117.111) 04:15 12 1
8500860 백예린 같은 사주 부러움 [1] 역갤러(111.118) 04:15 25 0
8500859 배구선수 김연경오빠의 역갤러(84.17) 04:14 7 0
8500858 ●주지훈 저거 뮌데 연출아니고 이스터에그마냥 장난치는거가? ㅇㅇ(118.235) 04:14 21 0
8500857 그냥우판데 정묘남(222.113) 04:14 10 0
8500856 제 사주 남자 도움 안되나요 역갤러(106.101) 04:14 19 0
8500855 남자라고생각해도 비정한거야 사고나서 위약금 ㅇㅇ(106.101) 04:13 19 0
8500854 뭐하지 스팀게임 살까 건록경신(106.101) 04:13 10 0
8500853 ●사실 그 일반인 주지훈이랑 난 서로 비호감이고 주지훈이 일반인이건 [1] ㅇㅇ(118.235) 04:13 12 0
8500852 태연닮은 다큰 20대자식있으신 50대아주머니는 ㅋㅋ 역갤러(84.17) 04:13 8 0
8500851 이 사주 쟁재남임? ㅇㅇ(14.46) 04:12 15 0
8500850 서예/ 지사 주보 면존 나 개씨 발 싸패에싸 가지존 나 없을 것 같은 데 승민이부인(211.234) 04:12 10 0
8500848 좌파와 연계성이 매우짙긔 [1] 정묘남(222.113) 04:12 12 0
8500846 침착맨도 초년기신 아니냐? 운이 너무좋아 [4] ㅇㅇ(118.235) 04:11 27 1
8500844 다 내 욕심이지 정묘남(222.113) 04:11 11 0
8500843 .. [1] 역갤러(118.235) 04:11 11 0
8500842 질투 안받는 삶은 어떤거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17 0
8500840 나르가 아니라 돈 많이 버니까 지가 대단한건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20 1
8500839 역갤=망상증+조현병+편집증 역갤러(111.118) 04:08 17 0
8500837 될것같은게 안되면 아프긔 [1] 정묘남(222.113) 04:08 20 0
8500835 주지훈 검은고양이 네로 좋아하더라 ㅇㅇ(112.146) 04:07 28 1
8500833 노래는 재능에 영역인데 노력하면 어느정도는 됨 [1] 청춘의삶이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6 14 0
8500831 소원빌면 이뤄질까 [3] 역갤러(84.17) 04:05 15 1
8500830 여기 감 좋거나 신기/촉 있는 사람 있으신가요? 역갤러(211.246) 04:05 11 0
8500829 90일 안에 제발 해외이민 로또1등 당첨되고 가야해 [1] 역갤러(211.246) 04:05 17 0
8500828 안좋은일은 생각 안하는게 최고임 [2] 역갤러(223.38) 04:04 46 5
8500826 남자여자 만나서 가성비 따질꺼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32 2
8500825 난 내 전남친 진심으로 안좋아한듯 어쩌면 걘 그냥 내가 그때당시 ㅇㅇ(211.36) 04:03 44 2
8500824 못생기면 싫을듯 [2] 역갤러(84.17) 04:03 15 0
8500823 ●면상에 보자기 씌워서 보자기 빨간색될때까지 쇠파이프로 내려찍고 [2] ㅇㅇ(118.235) 04:02 28 0
8500822 어린애 만나면서 가성비 따지는 남자들 [4] ㅇㅇ(211.215) 04:02 39 4
8500821 운에서 자오묘유다모은애들 들어와봐 역갤러(223.39) 04:02 23 0
8500819 인비용 관희가 가능함? [1] 역갤러(112.152) 04:01 18 0
8500818 요즘주 지훈도 싫 더라 [1] 승민이부인(211.234) 04:01 21 0
8500817 뭐 먹지 추천좀 건록경신(106.101) 04:01 25 0
8500813 고현정은 도덕은 있는여자임 자기는 바람펴도 최소한 가정있는남자랑안핀다는 ㅇㅇ(211.36) 04:00 30 1
8500812 르세라핌 크레이지 좋은데 망해부렀네 [2] 역갤러(182.215) 04:00 15 0
뉴스 “합법과 불법 사이”…강하늘·유해준·박해준, 신선한 마약수사판 짠 ‘야당’ [종합] 디시트렌드 03.1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