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TV생중계를 하지 못했다. 지상파 공동 중계단에서 징계를 받은 가운데 대통령실에 대한 협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MBC 관계자는 이날 "MBC는 이번 국정브리핑을 생중계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여러 해법을 찾아봤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이번 일은 우선 방송사들이 함께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풀단(코리아중계풀)에서 MBC가 일시적으로 배제된 데서 비롯됐다. MBC는 이번에 한해 협조를 받을 수 있는지 타진했지만 풀단 소속 몇몇 방송사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고 밝혔다.

MBC 관계자는 "이에 따라 MBC는 대통령실에도 MBC의 자체 중계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MBC는 국가 정책 현안의 시시비비를 가늠할 수 있는 국정브리핑을 생생하게 전달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시청자들께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지상파와 종편 등 국내 12개 방송사가 참여하는 공동 중계단인 '코리아중계풀'(코리아풀)에서 지난 19일부터 두 달간 배제되는 징계를 받았다. 코리아풀은 정해진 순번에 따라 촬영과 송출 등 현장 실무를 맡은 대표 방송사가 실시간 영상을 다른 소속사들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MBC 징계는 지난 7월19일 국민의힘 대표 경선 토론회 당시 영상 사용 문제에서 불거졌다. MBC 관계자는 "풀단 영상이 아닌 타사 영상을 디지털뉴스에 사용해서 받은 징계 때문이다. 광복절 이후 2달 정도 MBC가 징계로 인해 풀단에서 제외된 상태였다"며 "당시 풀단에서 영상이 들어올 것을 기다려야 하는데 MBC 실무진의 잘못으로 타사 영상을 먼저 사용해 징계를 받게됐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징계를 받게 된 건 MBC 측의 잘못이 맞다. 잘못을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다만 긴급한 대통령 브리핑은 MBC가 따로 촬영하는 등의 취재를 할 수 있느냐고 (대통령실에) 문의했고 이번 브리핑만 지상파 풀단과 함께 취재할 수 없느냐는 문의를 했는데 이것 역시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고, 이로 인해 시청자께 (중계를 못한 데) 사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TV생중계를 못하게 된 MBC는 이날 현장 촬영이 가능한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의 기자회견 질의응답을 MBC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했다. 대통령실이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사실을 27일 공지하면서 MBC가 다른 방안을 강구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후문도 있다.

MBC는 이날 저녁 '뉴스데스크'를 통해서도 "MBC가 의도적 혹은 고의적으로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생중계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경위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