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acebook.com/share/p/8kduLzFUvLDcGMVY/?mibextid=WC7FNe





< 의료개혁,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과학적 결론이 모두 현실 정책에 반영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현실에 맞는 유연하고 정밀한 조정이 필요하고
그것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행정부의 역할입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만 명 수준의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현실적 여건에 맞게 과학적 결론을
안착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 명이란 숫자는 과학적 결론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배분하고 단계적으로 달성해 나갈지는 정무적 판단의 영역입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지점입니다.

‘방향’은 맞지만‘속도’가 문제입니다.
의료체계 곳곳에서 삐걱거림이 느껴집니다.

가장 급한 곳이 응급실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40%를 차지하던 전공의 인력이 빠졌습니다.
상식적으로 예전처럼 응급실이 운영될 리 없습니다.
남아있는 의료진이 몸을 갈아 넣고 환자들이 고통을 감수한 덕분에 그나마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위기는 응급실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임상현장에서는 암 환자 진료 제한, 이식환자 수술 지연,
희귀 난치성 질환 재진 시간 증가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임상현장이 잘 돌아간다고만 말합니다.
국민들께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고 자세히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임상만큼 교육도 걱정입니다.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는 가정하에 내년 의과대학에서는 7,500명을 교육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 교육여건은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정원이 두 배 가까이 증원된 대학들이 있지만
정작 학생들을 가르칠 기초의학 교수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핵심과목인 해부학, 조직학, 병리학, 예방의학, 생리학 등의 기초교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의학연구 역시 멈춰선지 오래입니다.
의학연구를 이끌어야 할 교수들은 병원에서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습니다.
교수들이 임상현장을 지켜준 덕분에 그나마 병원은 돌아가지만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바이오 및 의학연구는 점차 그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의료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성에는 많은 국민이 공감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주신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더 길어지고, 희생이 커지면  
국민들께서 어디까지 이해해주실지 두렵기만 합니다.
이제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의료는 생명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민생분야입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기 위한 중재는 민의를 전달해야 할 여당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다행히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발 빠른 중재안을 통해 진정한 의료개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통과 호응을 촉구합니다.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