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지난 3~6일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유권자 1695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전국 단위 트럼프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부통령(47%)을 1%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2.8%포인트) 안에 있다. 바이든이 사퇴한 직후인 지난 7월말 여론조사 흐름이 거의 같다며 “트럼프 (지지율은) 엄청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 해리스 등판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미국 유권자들은 뒤늦게 등판한 해리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에 대해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답한 비중은 28%에 달했다. 유권자의 3분의 1이 ‘해리스가 누구냐’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해리스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유권자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해리스 정책을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오차범위 내에서 트럼프에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이는 전국 단위 조사와도 흐름이 일치한다”고 했다.

특히 NYT의 지난번 조사와 비교해볼 때 트럼프가 경합주 격차를 상당 부분 좁혔다. 특히 지난달 조사에서 해리스는 트럼프가 우위를 보여왔던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주 등에서 트럼프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모두 동률이었다.

그간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러스트벨트(노동자 쇠락 지역)에선 근소한 우위를, 트럼프는 네바다 등 남부 선벨트 지역에서 우위를 보여왔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그 같은 흐름과 같이 가면서도 해리스가 앞서왔던 지역의 격차를 트럼프가 이번에 모두 지운 모양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진영에선 “평소 여론조사가 트럼프 지지율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는 트럼프가 사실상 해리스를 앞서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중 NYT 조사는 응답자의 거주지는 물론, 인종 차이, 학력 정도 등 구분해서 조사해, 타 조사 기관에 비해 신뢰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의 상승세를 두고 친민주당 성향의 미 폴리티코도 “이번 NYT 조사는 해리스가 전당대회를 통해 사실상 ‘대관식’을 치른 이후에도 어떤 상승세도 보이지 않은 것을 보여준 몇 안되는 고품질 전국 단위 여론조사”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선거분석업체 실버불레틴도 이날 지난달에 비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약 1%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여론조사 평균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에 0.6% 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된 지난달 19일 1.6% 포인트 앞서고 있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차가 1% 포인트 줄었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난달 0.6% 포인트 앞섰지만, 이달 들어선 트럼프가 1.0%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도 해리스 0.9% 포인트 우위에서 트럼프 1.9% 포인트 우위로 뒤집혔다. 뉴스위크는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난 이래 최악의 일주일을 보냈다”며 “해리스 대선 캠페인의 허니문 기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