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하얼빈' 훌륭한 영상, 좋은 연기, 아쉬운 여운 ★★☆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4.12.18 18:16:05
조회 380 추천 0 댓글 0

▶ 비포스크리닝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등 근현대사의 내밀한 시간을 밀도있게 연출해온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의 봄'으로 1,312만 관객을 동원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2025년의 대 히트작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내 놓는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를 직간접으로 그렸던 영화들은 있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과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만나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총성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그려낼지는 새삼스럽게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독립군과 독립운동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우민호 감독은 100% 리얼 로케이션을 시도했다고 한다. 몽골과 라트비아, 대한민국의 3개국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실제 독립군이 활동한 중국과 러시아 지역을 가장 닮은 곳으로 TV에서는 프레임 구현이 되지 않는 영화 전용 카메라 ARRI ALEXA 65를 활용해 극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상을 뽑아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댓가이려나, 지난 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전세계에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안중근 역할로 현빈이, 이토 히로부미 역할로 릴리 프랭키가 참여했고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내노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위대한 독립의 역사를 그려낸다고 한다.






▶ 애프터스크리닝


꽁꽁 얼은 두만강 위를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저렇게 넓은 강이 얼어 있는 걸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 위를 걸어가는 현빈의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이런 걸 영화적 경험이라고 하는 건가. 극장 안에 4D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쌓인 만주 벌판, 러시아 등에서 생명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웅장함' '숭고함' 등 우민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들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 진흙 위에서 나뒹구는 일본군과의 전투는 '목숨을 건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비주얼적으로 느껴지게 연출되었다. 이런 도입 부분은 엄청나게 몰입감이 있고 강렬하다. 광활하고 건조하고 차가운 외국의 풍광은 '이국적이다'라고 감상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서 보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는데 그 고생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흔히 보던 영상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욱, 박훈, 전여빈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출연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의 비주얼은 최고였다. 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분위기로 압살시키는 느낌.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들이 매끈한 잘생김이 아닌 캐릭터의 멋짐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공공의 적인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의 연기도 좋았다. '늙은 여우'로 표현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이렇게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가의 모습으로 그려내다니, 그래서 오히려 안중근의 대단함을 반전으로 드러나게 했다.


훌륭한 미술, 좋은 연기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감정의 몰입이나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은데 똑 똑 끊어버리는 편집이었다. 역사가 스포이고 모두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알고 보는 만큼 좀 더 감정의 피치를 올리고 여운을 길게 줬어도 좋았을텐데. 요즘의 감독들은 '신파'에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듯, 있어도 좋을 장면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아쉬웠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이야기이고, 저마다 그의 일대기 중에 심장을 울리는 대목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인간적인 모습에만 집중한 건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엔딩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자막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이후에 일본의 폭력은 더 심해졌고 그로부터도 30년이나 더 지나서야 독립이 이뤄졌다는 게 나오면서 안중근의 업적이 당장의 통쾌한 반전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이들의 희생이 얼마나 고귀하고 지난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해주긴 한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원한게 이런 지난함의 공감일까? 통쾌하고 장렬한 엔딩이었으면 어  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12월 24일 화요일 개봉예정이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과음으로 응급실에 가장 많이 갔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03 - -
18420494 연기가 안되는데 몰입이 어찌되냐 긷갤러(223.39) 03.07 41 0
18420493 외국인이 폭싹을 보겠냐 ㅋㅋ [2] ㅇㅇ(118.235) 03.07 145 0
18420492 설화수 윤아광고 티비 온에어해준다 [1] ㅇㅇ(118.235) 03.07 174 0
18420491 600억 들인 티는 나는거 같냐? ㅇㅇ(211.36) 03.07 23 0
18420490 구하나 예고보니 속이 시원 [1] ㅇㅇ(39.7) 03.07 64 0
18420489 신겜은 구지석이 남주야 [1] ㅇㅇ(211.234) 03.07 82 0
18420488 카톡 보다가 개놀람 이게 아이유내 ㅇㅇ(211.235) 03.07 146 0
18420486 은총이 비련의 남주 되는 거냐? ㅇㅇ(211.234) 03.07 36 0
18420485 이정도면 몇컵임? [2] ㅇㅇ(211.234) 03.07 65 0
18420483 윤세영 가짜 임신은 약때문에 구지석이 눈치깔테고 ㅇㅇ(39.7) 03.07 68 0
18420482 한동훈 ) 오늘 투스케 슈스짤 ㅎ [8] ㅇㅇ(118.235) 03.07 239 15
18420481 한동훈 단독 인터뷰 "돌아가도 같은 선택…尹 민심 역행 바로잡으려 더 ncisl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70 0
18420480 구하나 ㅠㅠㅜ그래도 은총이 버리지마시개ㅜㅜ ㅇㅇ(121.146) 03.07 37 0
18420479 구하나 드디어 정신차렸네 ㅇㅇ(61.98) 03.07 43 0
18420478 드디어 흑화 ㅋㅋㅋ ㅇㅇ(118.235) 03.07 26 0
18420477 폭싹 연기 못하는거 같진 않은디 [8] ㅇㅇ(106.101) 03.07 344 0
18420476 주지훈 입덕한줌들 외관은 양아치상 좋아하면서 [8] ㅇㅇ(220.119) 03.07 268 0
18420475 폭싹 아이유 웨딩 스포떴던거 [1] ㅇㅇ(118.235) 03.07 239 0
18420474 긷까흥인데 멜로무비는 왜…ㅜ ㅇㅇ(106.101) 03.07 62 0
18420472 폭싹 한국에선 망할듯 해외를 바라기만 기다려야 ㅇㅇ(211.49) 03.07 106 0
18420471 폭삭 연기잘하는 조연들 없었다면 ㅇㅇ(106.101) 03.07 70 0
18420470 폭싹 대사가 담백하지 않다는게 뭐냐면 등장인물이 전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164 0
18420469 이이유 혼자상암채우는급이라 억대로 기부하는구나 [1] ㅇㅇ(118.235) 03.07 34 0
18420468 아이유 남친 있어서 보검이랑 집중이 안된다 [4] ㅇㅇ(118.235) 03.07 175 0
18420467 핫한 주지훈 실체 [1] ㅇㅇ(223.39) 03.07 175 0
18420466 동키서특혼자 폭삭까질정치질 이유가뭐냐 ㅇㅇ(223.38) 03.07 17 0
18420465 폭싹망했수다 타사이트 반응 다 망했네 제목그대로간다 [1] ㅇㅇ(118.235) 03.07 170 0
18420464 목막혀 죽을때쯤 사이다 한방울 주노 ㅋㅋ ㅇㅇ(124.111) 03.07 22 0
18420463 홍준표는 죄없는 한동훈한테만 공격을 해. 장제원,이철규는 왜 안해? ㅇㅇ(211.235) 03.07 62 0
18420462 구하나 복수할려고 이제 저집 들어간다 ㅋㅋㅋ딸로 긷갤러(211.107) 03.07 50 0
18420461 폭싹 재미 있는데? [1] 긷갤러(118.235) 03.07 140 0
18420460 후회합니다 빨치산날라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16 0
18420459 쌈마이웨이 재밌긴 했는데 좀 한남들이 [1] ㅇㅇ(39.7) 03.07 125 0
18420458 주지훈 오래빨았는데 그래도 이건 머글팬이야? [6] ㅇㅇ(106.101) 03.07 254 0
18420457 폭싹 ㄹㅇ 시사회 안함? [3] ㅇㅇ(106.101) 03.07 188 0
18420456 아이유 사주상 전성기는 27살로 끝났고 내리막이랬다 ㅇㅇ(211.234) 03.07 159 0
18420454 구하나 이제 각성하나요 ㅇㅇ(121.146) 03.07 23 0
18420453 눈여 망붕들은 대체 왜이러는거야? [7] 긷갤러(211.36) 03.07 286 0
18420452 폭싹 아쉽네 진짜 재미없다 [2] ㅇㅇ(39.7) 03.07 239 0
18420451 식스센스 벌써 다 찍었네 ㅜ ㅇㅇ(14.33) 03.07 58 0
18420450 폭싹 보면서 한가지 거슬리는게 대사가 담백하지가 않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124 0
18420448 망보검 7연망달성 ㅅㅂㅋㅋㅋ ㅇㅇ(118.235) 03.07 28 0
18420447 폭싹 재밌는데 여긴 왜케 까노 [3] ㅇㅇ(39.7) 03.07 208 0
18420446 이래서 애인있는 배우랑 찍으면 베드씬이나 그키스씬 ㅁ약해 ㅇㅇ(118.235) 03.07 87 0
18420445 폭싹 3화존잼 ㅋㅋ4화 감상 시작 긷갤러(1.236) 03.07 45 0
18420442 아이돌출신 신인급들로 작품 제작하는게 이득인이유 [1] 긷갤러(61.75) 03.07 50 0
18420440 신겜 오늘 역대급 ㄷㄷㄷㄷㄷㄷ ㅇㅇ(121.146) 03.07 33 0
18420439 구하나 이제 흑화하겠다 ㅇㅇ(114.199) 03.07 24 0
18420438 구하나도 정신차리고 복수나해라 ㅇㅇ(211.234) 03.07 18 0
18420436 넷플이 세트장도 지어줌?? [1] ㅇㅇ(118.235) 03.07 72 0
뉴스 플레이브, ‘문명특급’서 낭정순 밴드와 특별한 협업 디시트렌드 10: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